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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학을 통해 얻게된 기쁨
솔모루 학당 1기 졸업생 김영숙
2010-02-20 조회수 : 8386

  배우지 못햇던 한을 가지고 살아온 50여년 그 동안 살아오면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잊고 살아왔던 것 같았지만, 마음한구석에서는 배우지 못한 한 때문에 항상 주눅들어 살아왔던 세월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을 하고 통근 열차가 지나가는 시간이면 교복을 입고 지나가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속상한 마음을 어머니에게 화풀이를 하곤 했지요. 남자는 배워야 하지만 여자는 한글만 배우면 된다고 하시는 아버지 앞에선 아무말도 하지 못하면서 어머니에게만 야멸차게 대했던 것이 철이 들어서는 눈물나는 후회가 되기도 했지요


ⓒ포천시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없는 농촌이 싫어서 서울에 왔지만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은 역시 이곳에서도 주어지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살다가 그래도 무었인가 해보고 싶어서 문을 두드리면 고등학교 졸업장이 필요했고 그럴때면 심한 실망감과 좌절감을 맛보게 되었지요. 결국 만성이 되었는지 배우고 싶어도 늦었다고 나이를 탓하며 포기하기를 수십차례 그래도 미련이 남아 이곳 저곳 검정고시 학원에 전화도 해보고 배움에 대한 식지 않은 열정을 간직하고 있던 중 소흘읍게시판에 붙어있는 공고문을 보게 되었습니다. 여러 프로그램 중 유독 저의 시선을 끌었던 “야학”이라는 글자가 눈에 띄었습니다. 나에게도 드디어 기회가 주어지는구나 라는 생각에 반갑고 기뻤던 그 때의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바로 전화로 확인을 하고 솔모루 학당에 등록을 하여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 듯 너무나 재미있고, 소중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공부가 생각과 마음처럼 좋기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늦게하는 공부라 금방 들어도 잊어버리기가 일쑤고 답답하기만 했으니까요.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남편이 뇌종양으로 쉽지 않은 수술을 하게 되면서 한달동안 수업을 할 수 없었던 것이었는데, 퇴원을 하고 그래도 배워보겠다고 중환자인 남편을 홀로 두고 학당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렇지만 공백기가 있었던 탓에 진행하는 수업이 잘 들어오지도 않았고 혼자 있을 남편생각에 점심시간 때마다 집에다녀와야 하는 등 많이도 울었습니다. 그래도 “해내고야 말리라”라는 당찬 마음가짐으로 스스로를 참고 견디며 인내한 결과 고입검정고시 시험에 합격을 하고 합격 통지서와 솔모루 학당 1기 졸업장을 받았을 때는 그야말로 세상이 온통 내 것 같았습니다. 제가 아는 모든 분들께 자랑을 했습니다. 집에 와서도 졸업장과 합격통지서를 몇 번을 보았는지 알수 없을만큼 닳도록 보면서 졸업식때 부르는 ♬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를  몇 번이나, 혼자 흥얼거렸습니다. 정말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것이 “졸업장”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나이에 공부를 할 수 있을까? 염려하면서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고입 검정고시 합격을 하고.....꿈을 가진자에겐 행운이 따라 오는 것인지 송우리에 소흘 도서관이 생기면서 솔모루 학당 대입검정고시반이 개강을 하게되어 너무 기쁩니다. 오늘은 솔모루 학당 대입검정고시반 입학식을 하고 왔습니다.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동기들을 만나서 반가웠고, 새로운 선생님들을 만나 반가웠습니다. 또한, 반가움과 동시에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정이 서서히 타올랐습니다. 한편으론 공부할 것이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우리가 아니 내가 합격하는 그 날까지 잘 가르치며 목표 지점까지 함께하며 이끌어 주겠다고 하시는 선생님의 말씀에 힘이 생기면서 투지가 불타 오릅니다. 내가 이나이에 공무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그 염려는 이제 나는 할 수 있어. 하면된다. 라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생기면서 고등학교 졸업장이 목표였던 나의 꿈은 대학생이 되는 꿈으로 바뀌었습니다. 솔모루 학당은 나에게 삶의 “빛과 소금”으로 다가왔고 나만을 위해 생긴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에도 빠져 봅니다. 배우고 싶어도 용기가 없어서 자신이 없어서 또 부끄러워서 망설이는 분들은 용기를 내어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고 함께 배워서 세상에 당당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천국은 침노하는 자의 것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늦깍이 예비 대학생 김  영  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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