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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 구석구석 사랑의 손길이 퍼졌으면...
2014-03-12 조회수 : 5574

이순애 (포천시 소흘읍)


토요일 오후, 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친구는 방문간호사였다. 정기적으로 홀로 사시는 노인분들을 찾아뵈며 도움을 드리고 있는데 일요일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자며 의견을 묻는 것이었다. ‘옳다구나’ 싶었다. 당장 봉사활동을 직접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가 직접 데리고 가서 제대로 한번 가르쳐 주면 보고 느끼는 것도 큰 교육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일요일 오후, 아이들을 데리고 할머니 댁에 방문하니 어르신의 무표정한 얼굴에 그늘이 적잖이 드리워져 있었다. 이 할머니께서는 당뇨 합병증까지 있어서 양쪽 다리 무릎은 관절염으로 거동이 어려워 엉덩이로 밀고 다니면서 집안에서만 생활하는 어르신이라 알려 주었다. 친구는 곧 무료 수술의 기회가 있을 거라며 할머니께 그때까지만 참으시라고 안심을 시켜드렸다. 이런 분들을 위해 무료시술 기금을 모으고 도와드리는 단체들의 노력으로 요즘은 많은 분들이 무료시술 혜택을 본다며. 그 소식을 전하니 할머니는 목이 메이신 듯 “고마워, 고마워” 를 몇 번이나 반복하셨다. 옆에 앉아있던 우리 아이들도 그런 할머니를 보더니 뭔가 느끼는게 있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할머니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 기울여 들었다.


그렇게 할머니 댁에서 1시간 정도 앉아서 상태를 점검해 드리고, 약도 드리며 이것저것 챙겨서 확인한 뒤 이번에는 다른 할머니 댁에 들렀다. 그 할머니는 친구를 보자마자 반갑게 손을 잡으시며 인사를 했다.

“어이구, 우리 천사님이 오셨네. 우리 간호사님 아니었으면 내가 어떻게 수술을 해. 선상님이 천사야”

이미 무료 수술을 받으신 할머니는 방문간호사인 친구더러 천사라고 하셨다. 친구는 할머니께 다음에는 물리치료사와 함께 방문하여 관절운동, 근력강화 운동을 통해 인공관절을 내 몸처럼 만들어 걸을 수 있도록 한 다음 밖에도 마음대로 나가보실 수 있도록 해 드리겠다는 약속을 했다. 재활치료 목표를 정하자고 말씀드리는데 할머니는 나의 손을 꼭 잡았다.

아이들도 “할머니 건강하세요” 라며 허리 숙여 인사를 드렸다.

어르신들이 방문간호사든 사회복지사든 이런 분들의 방문으로 모든 불편함이 다 해소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한 할머니가 방문간호사더러 천사라고 했듯이 분명히 이분들께 도움이 되고, 삶에 버팀목이 되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우리사회 모든 제도와 지원이 사회의 어려운 분들이 사시는 구석구석까지 뿌리를 내려 모든 취약가정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그리고... 함께 따라다닌 아이들도 뭘 조금이나마 보고 느낀게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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