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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 이동면 거리에서 새로운 문화적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다.
2023-03-09 조회수 : 1266

시민기자 이정식

 

ⓒ시민기자 이정식

포천의 이동면은 관인면이나 영북면처럼 경기도 북단에 위치하여 강원도와 경계를 접하는 지역이다. 포천도, 철원도, 화천도 예전에는 모두 군사도시였다. 과거 군사도시는 제한과 차별로 지역을 억압하는 대한민국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었다. 고층 건물은커녕 제대로 된 재산권 행사도 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당시 군사 도시 시민들은 모두 어느 정도의 차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세월이 흘러 군사도시의 핵심인 군부대가 사라지고 있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만큼 시대가 바뀌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대부분의 군사지역은 이젠 군부대가 빠져나가면서 발생하는 지역경제 공동화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군인들이 사라진 전방지역은 고령화와 인구감소의 격랑 속에 지역경제 활성화의 해결책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시민기자 이정식

이동면도 예전에 주둔했던 부대들이 사라지면서 유동인구의 감소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직도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이동갈비가 있어 주말이면 이동 시내를 찾는 외지인들이 있긴 하지만 갈빗집들이 늘어서 있는 메인 도로를 벗어나 한 블럭 뒤로 들어가면 이런 공동화 현상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다.

영북의 운천처럼 분명 누군가 찾아왔고, 반기며 맞았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식당과 술집의 간판이 있다. 그리고 잘 정돈된 거리의 모습이 있다. 개인적으로 포천에 살고 있지만, 이동에 왔을 때 메인 도로만 이용했을 뿐 이번처럼 뒤쪽 골목을 제대로 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골목을 걷다 보니 허전한 감은 있지만, 감성을 자극하는 뭔가가 있었다. 뭐랄까 마치 영화 세트장을 보는 것 같다고 할까?

ⓒ시민기자 이정식

일부러 만들려 한다면 이렇게 자연스럽고, 감성을 건드리는 세트장은 절대 만들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만큼 사람의 흔적, 역사의 기억, 추억의 감성이 살아있는 거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 말하길 여기서는 별다른 소품 준비 없이 바로 릴을 돌리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 말에 정말 동감되는 풍경이었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많은 감명을 받았다. 첨성대나 남대문처럼 제대로 된 문화유적을 만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절대 인위적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자연스러운 과거의 추억을 하드웨어로 재현한 것 같은 이동면 도로의 모습이 낯선 방문자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포천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우리가 살았던 시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풍경이요, 추억을 박제해 놓은 박물관 같은 정취였다. 이런 멋진 거리는 좀 더 잘 보존하고, 잘 가꿀 수 없을까? 잘만 만들어 놓는다면 아마도 대한민국 어디에 내놔도 부족하지 않을 과거 콘텐츠의 아성일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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