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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다리를 걷다!
구라이골 제2하늘다리
2023-01-25 조회수 : 1444

시민기자 유예숙

 

구라이골은 한탄강의 지천에 형성된 소규모 현무암 협곡으로 서로 냉각과정이 다른 3매의 용암을 관찰할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현무암 침식지역으로 약 40m 길이의 주상절리 협곡인 구라이골은 굴바위, 구라이협곡, 구라이 냇가라고도 불린다. 창수면을 흐르는 운산천이 한탄강으로 유입되는 지역에 형성된 두 개의 폭포가 있는 소규모의 협곡이다.

ⓒ시민기자 유예숙

구라이란 말은 굴과 바위가 합쳐져 ‘굴아위’라 부르던 것이 변음으로 구라이가 되었다고 하며 2010년 11월 선정한 한탄강 8경 중 하나로 7경에 속한다. 또한 2021년 7월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장소다.

ⓒ시민기자 유예숙

겨울 맛을 느끼기에 부족하지 않을 만큼 남아있는 잔설을 밟으며 구라이골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잔설로 인해 발걸음이 조심스럽게 걸어야 했지만 발 등을 덮을 만큼 빠지는 푹신함이 걷는 즐거움을 더했다. 가던 길 멈추고 덱 다리 건너 시선이 멈추는 눈 쌓인 장소로 발길을 옮겼다. 구라이골 가기 전 아무도 걷지 않았을 것 같은 눈길은 운산 전망대로 가는 길이다. 운산 전망대 이정표가 있는 두 갈래 길에서 고민하다 선택한 곳은 오른쪽 호리호리한 자작나무가 하늘을 향해 늘씬하게 쭉쭉 뻗은 눈길이다.

ⓒ시민기자 유예숙

운산 전망대로 가는 길은 구라이골 협곡 왼쪽을 걷는 길로 구불구불한 눈길을 돌고 돌으며 걷게 되는 길이다. 움푹 들어간 눈길 부지런한 발자국 흔적에 아무도 걷지 않았을 거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소나무 숲 사잇길 땅에는 눈으로 하얗게, 하늘에서는 소나무 잎이 초록한 색을 더하며 눈 호강을 시켰다. 오르막길을 걸으니 운산 전망대 이정표가 눈앞에 나타났다.

쉬지 않고 걸어 오르막길을 걸어서일까 가쁜 숨을 몰아쉬게 되고 덱 가드레일이 쳐진 내리막 눈길을 바라보니 조심스럽게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민기자 유예숙

커브를 두 번쯤 꺾어 걷는 덱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가니 좁은 골목길을 걷다가 운동장을 만난 느낌이 드는 가드레일 쳐진 원형의 장소가 맞이한다. 느낌은 운동장이지만 아담한 전망대로 긴 협곡의 좌우와 멋진 산 풍경도 볼 수 있어 비밀스럽게 느껴지는 장소다.

종자산이 보이는 협곡 건너에는 둥그런 라인이 원시림의 섬처럼 보였고, 협곡의 오른편 위쪽에는 붉은 옷 입은 다리가 협곡의 친구가 되어주고 있었다. 주상절리 협곡의 바람은 차지만 강물을 노을빛으로 물들이는 풍경에 빠져들며 마음은 따듯해지고 있었다.

ⓒ시민기자 유예숙

전망대 한쪽에는 황조롱이, 붉은배새매, 수리부엉이를 설명하는 표지판과 협곡 아래로 내려가는 데크 길이 있다. 출입을 금한다는 표시에 아쉽지만 흰 눈으로 치장한 겨울 협곡 풍경과 종자산, 한눈에 보이는 다리 풍경을 기억하며 전망대를 돌아섰다. 두 갈래 길에서 고민하다 왔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택해 걸어본다. 수북한 낙엽길에 눈이 쌓여서일까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푹신하게 밟히는 소리가 귀를 즐겁게 했다. 동물의 발자국 흔적이라는 말에 무서워 발걸음이 빨라지기도 했지만 야생 동물 출현 주의 표지를 벗어나게 되는 구간이라 안도의 숨을 쉬었다.

ⓒ시민기자 유예숙

구불거리는 눈길과 데크 다리를 건너면 만나는 구라이골 전망대는 구라이골의 주상절리와 작은 폭포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꽁꽁 언 얼음 아래로 흐르는 폭포 소리가 귀를 자극하며 폭포의 위상을 알리니 폭포의 위치를 찾지 않을 수 없다. 부채꼴 모양 얼음이 운산 천에서 한탄강으로 유입되는 곳임을 알게 되는 곳이다. 또 다른 전망대에는 이끼 바위가 눈에 띄었고 소나무들과 어우러지는 양안의 뻥 뚫린 협곡을 가로지른 다리가 보였다. 다리로 향하는 길은 하얀 눈이 치워져 있어 안심하며 오를 수 있었고, 방문객을 배려한 처사에 마음이 흐뭇했다.

ⓒ시민기자 유예숙

다리의 현을 지탱하는 현수교의 거대한 벽이 맞이한다. 먼 산에는 하루의 일과를 마치려는 기웃거리는 햇살과 다리 이름을 알아보려 서성대지만 이름은 알 수 없었다. 햇살을 받은 다리는 멋짐을 자랑하고 이름 모를 다리 아래로 보이는 겨울 풍경은 아름다웠고 깊은 협곡만큼이나 아찔했다. 양안의 높고 낮은 협곡을 가로지른 다리에 서서 풍경을 감상하니 청량음료를 마신 듯 상쾌하고 짜릿했다. 다리를 건너서 보게 되는 곳은 질주의 쾌감을 즐기는 레이스 웨이와 종자산, 구라이골 캠핑장, 가람누리 전망대까지 볼 수 있었고 트인 시야라 마음이 후련해졌다.

ⓒ시민기자 유예숙

햇살을 등지고 다리를 내려오니 어둑해지는 시간, 한탄강 8경의 주상절리와 한탄강의 형성 기원을 알리는 표석의 글을 마주하고 더 어둡기 전에 돌아섰다. 한여름 장마에 시달렸던 협곡이 겨울 함박눈 덮인 풍경을 보여주니 보는 이도 저절로 치유되는 느낌이다. 이름 모를 무명의 다리를 제2의 하늘다리라 지칭하며 걸어보는 시간 행복했다. 무명의 다리가 유명한 이름의 다리로 알려지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본다.

매력적인 무명의 다리를 건너보길 추천하며 한탄강 협곡의 아름다운 주상절리의 풍경속에서 심신을 힐링하며 행복한 시간 보내길 희망한다.

*구라이골: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운산리 231

ⓒ시민기자 유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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