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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방식으로 끓이는 것이 더 맛있을까?
2022-12-19 조회수 : 1140

시민기자 이정식

 

아내와 때아닌 논쟁이 붙었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의견 대립이었다. 평소 서로 생각이 달랐지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던 일이 드디어 부딪친 것이다. 우리의 논쟁은 과연 김치찌개는 누구 방식으로 끓이는 것이 더 맛있냐는 것이었다. 김치찌개 만드는 것에 왕도라는 것이 있을 리 없지만 사람마다 취향이란 것이 있으니 어쩌면 이런 주장은 당연한 일이다.

ⓒ시민기자 이정식

아내는 주로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개를 끓이는데, 먼저 식용유와 돼지고기를 함께 넣고 볶아준다. 맛있다고들 하는 전문가 레시피에서 많이 등장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어느 정도 돼지고기가 익으면 물을 자작하게 붓고 김치를 투입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런 식으로 끓이면 김치찌개가 두루치기 비슷하게 되면서 국물이 되직한 찌개가 된다. 물론 나쁘지 않다.

ⓒ시민기자 이정식

하지만 내 방식은 조금 다르다. 돼지고기보다는 주로 캔에 들어 있는 참치를 사용하는데, 아예 처음부터 김치와 물을 붓고 함께 끓이다가 나중에 참치를 넣고, 간을 맞춘다. 이 방식은 물이 많아 약간 김칫국 비슷하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앞선 방식보다 더 오래 끓여야 한다. 마치 며칠 묵은 김치찌개를 계속 데워 먹듯 그렇게 충분히 30분 이상 끓이는 것이 포인트다.

ⓒ시민기자 이정식

김치가 부드럽게 퍼지면 이 찌개가 완성되는 것이다. 둘의 차이는 물의 양만이 아니다. 양념 역시 돼지고기가 들어간 찌개가 더 강하게 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흔히 식당에서 먹는 김치찌개는 바로 이런 방식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과거 집에서 며칠 동안 계속 데워가면서 먹었던 익숙한 맛의 김치찌개는 후자가 된다.

ⓒ시민기자 이정식

처음엔 그저 나와 다른 방식이라도 괜찮네 하고 먹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끓인 김치찌개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다른 방식으로 찌개를 끓인 사람을 타박을 하면서 오늘 같은 논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중간자적 입장인 애들의 의견을 들어보려고 의견을 물으면 맛에 별 차이가 없단다. 생각해 보면 아직 어려서 예민한 맛의 차이를 모르는 애들이 심판이 될 순 없다.

ⓒ시민기자 이정식

누군가에 먹게 하고 판단을 받고 싶지만, 딱 그럴 만한 사람이 없다. 그래서 결론도 나지 않는 논쟁이 이어지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린 둘 다 김치를 무척 좋아한다는 것이다. 하루라도 김치가 없으면 밥을 먹기 힘들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이나 일본에서 김치가 자기들 음식이라는 말도 안 되는 생떼를 쓰고 있다지만, 역시 한국 사람은 김치다.

저녁밥상에 보글거리면 끓고 있는 김치찌개 올라오면 일단 식탁이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갖게 되고, 제대로 된 화목한 가정의 저녁상이 완성된 느낌이 든다. 혹자는 김치찌개가 족보에도 없는 우리나라 음식이라 평가 절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김치찌개가 조선시대, 고려시대부터 있던 전통음식이 아님은 잘 알고 있다. 아마도 현대에 들어오면서 이렇게 즐겨 먹게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어쩌랴.... 이렇게 한국적인 음식이 또 있을까 하며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이 찌개에 빠져 있는 것을...

우리의 김치찌개 레시피 논쟁의 결론 또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 할 것 같다. 다만 오늘의 승자는 내가 된 것 같다. 오늘은 먼저 퇴근한 내가 나만의 방식으로 만든 김치찌개를 먹게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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