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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꽁꽁 얼어붙은 포천천을 보면 예전의 얼음배 타던 기억이 난다.
2025-02-10 조회수 : 281

시민기자 이정식

©시민기자 이정식

올해 겨울은 추울 것이란 예보가 있었다. 분명 작년보다 올해는 눈도 많이 오고, 기온도 더 내려간 것 같다. 예년과 비교해서 더 춥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한파가 며칠이고 계속되기 때문이다. 하루 이틀 춥다 말고 한 예년과 달리 올해는 날씨가 제법 추운 상태로 일주일이나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다른 점이라 하겠다.

기상청의 통계에 따르면 1912년 기상관측 이래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웠던 겨울은 2001년이었다. 2001년 1월 16일 철원의 기온은 공식적으로 영하 29.2도 기록하여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기록을 경신했다. 시베리아도 아니고 북극도 아닌데 영하 30도라니 대단하다.

©시민기자 이정식

그렇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2000년대 이후 기온은 1920년대에 비하면 평균 1.4도 가 높다. 어찌 보면 별것 아닌 수치 같지만 그렇지 않다. 몇 백 년에 1도가 오른다고 하는데 우리는 불과 백 년 만에 1.4도가 올랐으니 말이다. 아무튼 그래서인지 몰라도 과거 포천의 날씨는 지금보다 많이 추웠던 것 같다. 70~80년대 포천천에는 물길을 막아 놓은 스케이트장이 아주 성황이었다. 입춘 즈음에는 아이들이 얼어 있는 포천천에 들어가 일정 부분을 잘라 얼음배를 만들어 타기도 했다.

©시민기자 이정식

얼음배라.... 이런 말은 요즘은 듣기 힘든 소리다. 얼음으로 만든 배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싶은 세대가 더 많을 것이다. 포천천의 얼음을 잘라 배처럼 타고 다닐 정도로 당시 포천은 추웠다. 그런 장면을 이젠 다시 보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늘 우연히 포천천변을 걷다가 얼음배를 떠올리게 하는 풍경을 보게 되었다. 요 며칠 사이 기온이 너무 낮은 탓에 포천천의 일부 구간은 스케이트장처럼 얼어 버린 것이다. 포천 5일장이 열리는 옆 포천천은 완전히 꽁꽁 얼어붙었다. 이렇게 얼음이 두껍게 생긴 것은 요 며칠 사이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계속 추웠기 때문이다. 간간이 물살이 강한 곳은 그래도 얼음이 덜 얼어 새들이 앉아 쉬기도 하고 물고기 사냥도 하는 모습이었다.

기록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겨울은 1월보다 2월의 날씨가 더 추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입춘도 지났으니 이제 겨울 추위는 다 지났나 보다 하고 방심하는 사이 이렇게 강력한 한파가 공격을 해오는 것이다. 300미터 정도 비교적 짧은 거리를 걷는데도 자꾸 손이 옷깃을 여미게 된다. 그리고 괜히 얼어붙은 하천에 돌도 던진다. 돌멩이 풍덩하고 빠지는 것이 아니라 또르르 소리를 내며 얼음 위를 굴러간다.

©시민기자 이정식

어릴 적엔 이렇게 매서운 날씨인데도 추운 줄도 모르고 하루 종일 밖에서 놀았다. 생각해 보면 당시 입었던 옷이 지금의 덕 다운 패딩에 비하면 형편없이 방한 효과가 떨어졌을 텐데 아이들은 해가 지는 줄 모르고 한파의 겨울 속을 뛰어다녔다. 지금 포천천에는 그렇게 철없이 뛰어노는 아이들은 없다. 아마 있다 해도 애들이 위험하다며 금세 민원이라도 들어갔을 것이다. 분명 지금 우리의 생활은 예전보다 나아진 것 같은데 왜 자꾸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지 모르겠다. 단순히 그 시절이 그립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꽁꽁 언 포천천을 바라보면 옛 시조 한 구절이 떠오르는 것 같다.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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