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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들의 꿈의 구장, 포천
2017-05-11 조회수 : 3928

바야흐로 농번기의 계절이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요, 농사를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다. 전업으로 농사만 짓지는 않지만, 적지 않은 땅에 나름의 농사를 짓는 준 농사꾼들이 주변에 제법 있다.

대부분 은퇴자가 귀농과 귀촌을 꿈꾼다는 통계에서도 볼 수 있듯 우리 주변에는 이제 준 농사꾼들의 소리 없는 농번기 전투를 자주 목격하게 될 것 같다. 화현면에 이런 전형적인 준 농부의 모습을 가진 지인이 한 분 있다. 몇 년 후 은퇴를 준비하며 벌써 농사꾼의 마음가짐으로 짬이 날 때마다 자신만의 영토를 만들고 있다. 뭔가 만들 수 있는 땅이 있는 것도 무척 부러운 일이고, 스스로 농사에 관심을 둔다는 것도 좋은 일이다.

지난 주말 잠깐 그분을 돕기 위해 작은 그의 영토를 방문했다. ‘역시 농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란 걸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 필요한 농산물은 시장에서 사는 것이 훨씬 현명한 일이다.

 

농사에 별 관심도 없고 아는 지식도 없지만, 농작물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트렌드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지인의 말로는, 요즘은 아로니아나 오미자 같은 나무들을 많이 심지만 앞으로 꾸지뽕이 대세가 될 거라고 한다. 뽕나무의 일종인 꾸지뽕은 우리나라의 전통 유실수로, 나무줄기나 잎, 열매, 뿌리까지 버릴 것이 없단다. 모두가 약재가 된다는 것이다. 어른 팔뚝만 한 작은 나무를 100그루 이상 심고 나니 이른 걱정이 앞선다. 저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들은 과연 누가 다 딸 것인가? 아마 그때도 이분은 내게 도움을 청할지도 모르겠다.


꾸지뽕뿐만 아니라 농장 주변에는 야생 도라지, 감, 체리, 아로니아, 돼지감자 등 그야말로 농작물의 전시장이었다. 지금은 농지정리가 잘 되어 있어 잡초가 하나도 없지만 아마 2~3년 후엔 이곳도 잡초와의 전쟁을 치러야 할 것이다. 그때도 오늘 심은 꾸지뽕이 잘 자라고 있을까? 지인의 뜻대로 이곳이 별천지가 되어 체험을 즐기러 사람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될 수 있을까? 나는 아직 은퇴가 조금은 멀어서 농사짓는 일에는 솔직히 관심이 없다. 물론 지을 땅도 한 평 없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귀농, 귀촌의 모습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한나절 농사의 맛을 진하게 느끼고 돌아오면서 포천이 은퇴자들의 꿈의 구장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서울에서 가깝고 아직도 다른 지역에 비해 토지가격까지 매력적이니 말이다. 언젠가 완주군에 갔을 때 귀농, 귀촌하는 사람들 때문에 오히려 인구가 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어쩌면 우리도 귀농, 귀촌하는 이들 덕에 인구가 늘어 날 수도 있지 않을까? 3년 후엔 오늘 내가 심은 나무들에서 열매가 맺힌다니, 그 열매 맛이 어떨지 궁금하다.

시민기자 이정식 (jefflee20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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