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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업을 추구하는 활기찬 농원 방문기
2018-04-26 조회수 : 3225

봄 농사를 준비하는 청명 절기와 백곡을 윤택하게 하는 농사비가 내린다는 곡우 절기가 지나면 농촌은 바빠진다.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바쁜 농사일에 폐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면서도 친환경 농업을 추구하는 포천 군내면 활기찬 농원의 김승회 대표를 만나보았다.


▲활기찬 농원 김승회 대표ⓒ시민기자 서상경

김승회 대표는 포천시 군내면 용정리에서 7년째 상황버섯을 재배하고 있으며 포천시 친환경연구회 회장도 맡고 있다. 그의 하우스에는 모종을 심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는데 상추와 고추 등이 그 대상이다. 친환경 농사는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일이라며 그의 경험을 들려주었다.

친환경 농사를 위해서는 작물과의 심리전도 치열하다. 고추 모종을 밭에 옮겨심기 전에는 살려달라고 외칠 때까지 물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거의 익사 직전에 옮겨 심고 물을 주는데 작물은 이때 죽기 살기로 뿌리를 뻗어 물을 흡수하고자 한다. 그러면 작물이 튼튼하게 자라고 병충해를 이겨내는 것이다. 그러지 않고 모종 단계에서 이미 많은 물을 받는 습성에 젖는 작물은 밭에 옮겨 심으면 스스로 자라는 힘을 잃게 되고 병충해에는 그만큼 약한 면모를 보이면서 죽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번은 친환경농법의 목적으로 고추 모종에 물을 주지 않고 내버려 둔 것을 이웃에 사는 어르신이 발견하고 왜 작물을 죽이느냐며 자신의 밭에 옮겨 심었다고 한다. 그 바람에 모종은 다시 구입해야 했지만, 그 노인은 나중에 그놈은 튼실하게 잘 자라더라며 신기해하더라는 것이다.


▲친환경 농사를 진행 중인 하우스ⓒ시민기자 서상경

친환경농사는 이런 일 말고도 어려움이 많다. 일단 두더지가 많이 들끓는다고 한다. 비료나 농약을 치지 않기 때문에 지렁이가 삶의 터전을 꾸미게 되는데 그 지렁이를 찾아 두더지가 온 밭을 설치며 길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병충해도 찾아들게 되는데 이를 퇴치하기 위한 인간의 끊임없는 연구와 치열한 전쟁을 하는 것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활기찬 농원의 한쪽에는 버섯재배가 한창이다. 김승회 대표는 농촌 출신으로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논을 매립하여 처음에는 매실나무를 심었으나 재미를 보지 못하고 표고버섯을 시작했는데 그것도 만만치 않았다. 버섯 관련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3년여의 고생 끝에 상황버섯이 가장 맞는 것 같아 7년 전부터 아예 상황버섯으로 바꾸었다. 상황버섯은 베타글루칸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항암효과에 뛰어날 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기르는데도 효과가 있어 건강을 챙기면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재배방식 또한 자연에 가장 가까운 공중에 매달아 키우는 방식이었다. 상황버섯은 보통 3년에 한 번 채취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필요에 따라 1년 차 또는 2년 차에도 채취하여 복용할 수 있다. 다만 약성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상황버섯 재배장ⓒ시민기자 서상경

문제는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었다. 재배 초기에 도매상을 찾아 판로를 개척하고자 했으나 생산자에게는 약성이 없어 보이더라도 보기에 좋은 버섯의 공급을 요청했고 소비자에게는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여 실망했다고 한다. 그래서 농부의 마음으로 돌아가 직거래 회원제로 운영하여 저렴하게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자연 재배와 정직한 분양으로 지금은 상황버섯을 분양받는 회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농사는 박사보다 한 단계 더 높다고 했다. 박사는 책을 읽고 열심히 공부하면 자격을 취득할 수 있지만 농사는 열심히 공부하는 일 외에도 하늘의 뜻을 어기지 않는 천운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표고버섯 재배장ⓒ시민기자 서상경

그의 농원을 찾는 손님 중에는 친환경 농사를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고 한다. 그에 대한 증거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이 무농약 농산물에 대한 인증서이다. 이제는 떳떳하게 인증서를 제시함으로써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 있으며 지속해서 거래를 해온 사람들은 친환경농법을 믿어주는 편이다. 그리고 그 손님들은 때에 맞춰 상추를 뜯어가기도 하고 고추를 따가기도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정은 못 말릴 정도란다. 자신이 먹을 것만 따 가면 되는데 가족과 이웃까지 챙기려고 욕심내는 까닭이다.

*활기찬 농원
주소 : 경기도 포천시 군내면 용정리 99
대표자 : 김승회


시민기자 서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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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된 의견글 2
  • 박재석 2018-05-10 삭제
    귀농하여 버섯을 키워보고싶은데 농원의 정확한 위치를 알수있으려면 어떻게해야할런지.. 어머님께서 일동면에 현재 거주하고 계시거든요
  • 박춘형 2018-05-07 삭제
    저도 농장에 구경갔었는데 대단하신 농민이란 생각이 듭니다. 상황버섯이 자라는걸 보고 많이 부러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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