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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포근히 안아주는 카페 ‘Po.oak’을 찾아서...!
건축문화 대상 수상
2022-11-07 조회수 : 1761

시민기자 유재술

 

지난 10월 22일 안양시 김중업 박물관에서 열린 경기건축문화제에서 ‘계획작품’ 부문은 홍익대의 어번 클라우드 ‘분산된 라이프스타일과 그룹핑브릿지’가 대상을, ‘사용승인’ 부문에서는 포천시 소흘읍 직동리에 소재하는 카페 ‘포옥’이 경기건축문화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4월부터 서면심사와 현장실사 등 수차례에 걸쳐 엄격한 심사를 거쳐 영예의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건축물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대신해 수상자(설계자, 시공자, 건축주)를 시상한 염태영 부지사는 ‘문화적 가치가 우수한 건축물을 건축’한 것을 대상 수상의 그 사유로 들었다.

ⓒ안양시 유튜브

수상의 뜻이 너무 간결하여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오늘은 해당 카페를 찾아가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포천시 소흘읍 고모저수지를 중심으로 고모리와 직동리 일대에는 상당히 많은 음식점과 카페들이 들어서 있다. 행정구역 상으로 포천시 소흘읍 죽엽산로 685-20에 위치하고 있는 카페 ‘포옥’은 어떤 모습일까. 어느 음식점을 오른쪽으로 두고 길을 들어서면 영어로 된 간판이 보이고 회색의 시멘트 색깔과 황토색 벽돌로 지어진 건축물이 보인다.

ⓒ시민기자 유재술

건물이 자리한 터의 왼쪽은 지대가 약 3미터가량 높고 오른쪽은 작은 개천이 흐른다.

한옥은 몰라도 현대건축에는 문외한인 기자에게 색이 입혀지지 않은 콘크리트 건물은 다소 낯설다. 어떤 이유일까. 카페는 3층에 자리하고 있다. 음료를 주문하러 가기 전에 우선 건물부터 둘러보기로 한다. 건물의 왼쪽은 화장실이지만 보일 듯 보이지 않는 붉은색 벽돌로 가려져 있다. 지붕에서부터 내려져 있는 쇠사슬의 용도는 무엇일까.

ⓒ시민기자 유재술

비가 많이 내리는 날 옥상에서 흘러내릴 빗물을 고스란히 아래층으로 받아내기 위함이다. 빗물은 쇠사슬을 타고 소리도 없이 흘러내려 개울로 유도된다. ‘감춰진 자연에 흠뻑 빠지다’라는 뜻의 영어 표지판이 보이고, 역시 영어로 새겨진 가게의 이름이 검은색 바탕에 노란색 글씨로 되어 있으나, 붉은색 벽돌과 표지판이 그런대로 조화롭다고 느껴진다. Po.oak...? 무슨 뜻일까.

ⓒ시민기자 유재술

2층을 향하는 계단을 지나치며 따라가듯 발길을 서너 걸음 옮기니 자작나무가 조경수로 심어진 공간이 시원한 느낌을 준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마당이 널찍하다.

ⓒ시민기자 유재술

기둥과 기둥사이에는 가벽이 보이는데 이는 공간을 적당히 가려주고 또 적당히 열어주고, 콘크리트 시멘트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넓은 필로티 공간은 물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자연스레 사람의 발길을 이끈다. 잠시 철제 의자에 앉아 가을이 짙어가는 산을 바라보며 옅은 소리로 들려오는 음악과 흐르는 물소리가 어울려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는 즐거움과 여유로움도 같이 느껴본다. Hidden Nature...! 숨겨진 자연이니 이를 인간에게 드러내서 보여주기 위함일까.

ⓒ시민기자 유재술

가을의 푸른 하늘과 회색빛의 벽이 대비되는 옥상의 대나무 몇 그루에 눈이 시리다. 눈이 건물 뒤편으로 향하는 곳은 작은 수풀과 나무들이 혼재하여 조경되어 있다.

ⓒ시민기자 유재술

키가 꽤 큰 자작나무들이 솟아 올라간 곳의 끝은 분명 차경(借景)의 기법일 터이다. 하늘을 건물 안으로 끌어들인 느낌이다.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나뭇잎과 푸른 하늘, 그리고 지는 해를 받아 한결 부드러워진 콘크리트 색, 묘한 조화이다.

ⓒ시민기자 유재술

이제 2층으로 올라가 본다. 벽돌의 붉은 색이 콘크리트 색깔을 압도하니 온화한 느낌이든다. 

ⓒ시민기자 유재술

아! 이런 뜻이었구나. 사람을 포근하게 안아주는 느낌의 우리말의 모습을 영어로 옮기면서 포천의 ‘抱’ 자와 구슬의 ‘玉’ 자를 합해서 한자로도 표현하고, 그랬구나!

ⓒ시민기자 유재술

오후 4시쯤 찾아간 카페의 내부는 조용하고 한산하다. 투명한 창문은 모두 넓고 환하다. 앉아서 밖의 풍경을 모두 볼 수 있도록 설계한 것 같다. 차를 한잔 주문해서 손에 들고 옥상으로 올라가 본다. 옥상을 향하는 계단은 마치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듯하다.

ⓒ시민기자 유재술

건물의 옥상은 이렇게 꾸며져 있다. 대체적으로 흰색의 느낌이다. 바닥에 깔린 자갈과 폭신한 소파와 파라솔을 지탱하고 있는 기둥이 모두 흰색 계열이다.

ⓒ시민기자 유재술

그 흰색의 구성은 저 건너편 산에 혼재하는 나무들의 단풍 색깔, 그리고 시린 하늘의 푸른 빛깔이 대비를 이룬다. 가만히 소파에 기대어 누워 한 모금의 차를 마시면서, 또 그 이름 ‘포옥’의 의미가 더 새록새록 느껴지는 폭신한 소파에 몸을 맡기면서, 짙어가는 가을의 풍경을 감상해 본다.

ⓒ시민기자 유재술

오늘 날씨는 정말 행운이다. 춥지도 덥지도 않고, 서산을 따라가는 해는 어느새 뉘엿뉘엿하고, 바람이 소슬하니 불어 심산한데,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푸르고 아름답다.

이제 이선* 사장님과 이 건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 시간이다. 미리 만남의 약속을 잡지 않고 방문한 터라 좀 당황하신 듯하다. 그분의 이름에 들어간 선(善) 자처럼 인상도 선하시다. 찾아온 목적을 설명하고 양해를 얻어 잠시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시민기자 유재술

Q. 우선, 경기도 건축문화제에서 이 건물이 영광의 대상을 받았는데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그 이후로 많은 시간이 지난 것은 아니지만 혹시 영업에 도움이 되고 있을까요.

A. 사정이 있어 저는 시상식에 가지 못했고 남편만 참석했는데, 그 일이 불과 며칠 지나지 않은 터라 큰 도움이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싶고, 수상 소식을 듣고 여러분들이 와서 살펴보시고 가는 분들이 늘었다고 봅니다.

 

Q. 이곳에 터를 잡은 동기가 따로 있을까요?

A. 아들이 K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는데, 전시회를 열면서 초대를 하기에 가 봤더니 어느 폐가를 얻어 하고 있더군요. 혹시 자금이 부족해서 그런 것인지 물어봤더니 그게 아니라 그냥 컨셉이래요. 그 사례에서 힌트를 얻어 장소를 물색하던 중 이곳으로 정하게 되었어요.

 

Q. 인생의 동반자이신 남편께서 말씀하시기를, 오랫동안 시어머님을 모신 아내에게 카페를 지어 그 고마움을 선물하고 싶다고 하셨다는데, 알아보니 이 건물의 건축비가 10억이라더군요. 10억짜리 건물을 선물로 받으셨는데, 그 소감이 어떠셨는지요.

A. 이 건물을 설계한 에스엔 건축사무소의 설계자가 어느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인데, 다소 과장되지 않았나 싶어요. 결혼하고 나서부터 시부모님과 같이 살았는데 시아버님은 이미 돌아가셨고 시어머님과는 지금도 같이 살고 있습니다. 모시고 살았다기보다는 같이 살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고, 남편으로서는 ‘같이 살고 있는’ 그 자체를 아마 고마워하는 것 같았어요.

ⓒ시민기자 유재술

Q. 들어오면서 보니 ‘포옥’이라는 이름이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직접 지으셨을까요.

A. 약 10가지의 이름을 추천받았는데, 그중에서 지금의 이름 Po.oak을 선택했습니다. 잘 골랐다고 봅니다. 설명되어 있는 내용에 더하여 ‘Oak’이라는 말은 건물 뒤에 있는 참나무와 개울 건너의 산에 뒤섞여 있는 나무들 중에서 참나무 계통을 뜻해요. 아래층에 있는 영문 표지판의 Hidden Nature는 설계자가 추천한 이름인데 실개천과 건너편의 산 등 자연경관을 선택적으로 끌어들여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의미라서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설계자의 말에 따라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Q. 표창장에 나와 있는 ‘문화적 가치가 우수한 건축물을 건축하여’라는 짤막한 문구로는 많이 부족한듯한데 대상에 선정된 또 다른 이유가 있을듯한데 어떻습니까.

A. 심사한 분들과 설계자 간의 질의와 응답이 있었겠으나 전해 듣기로는 콘크리트와 벽돌로 지어진 단순해 보이는 건물이지만 그 단순하면서도 현대적인 건물에 주변의 자연경관을 최대한으로 끌어들여 건축문화의 자연친화적 느낌을 역시 최대한으로 살린 것이라고 들었어요.

 

Q. 전체적으로 이 건물에 만족하시는지요.

A. 물론이지요. 설계에만 2년이 걸렸고 시공까지 3년이 걸린 애정이 듬뿍 들어간 건물이고, 여기에 더하여 경기도 건축문화대상까지 받았으니 공적으로도 인정받은 셈이어서 자긍심과 자부심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Q. 바쁘신데 시간을 내 같이 말씀을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렇듯 훌륭한 건물에서 사업이 더욱 번창하시기를 기원합니다.

A. 고맙습니다.

ⓒ시민기자 유재술

대담 시간 중 사장님은 인터뷰를 수줍어하셨으며, 대담 사진을 요청하자 마스크를 썼음에도 발갛게 얼굴이 상기되며 사양하시는 등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셨다.

우리 포천에도 더욱더 훌륭하고 좋은 건축물이 탄생해서 건축문화의 본고장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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