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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포천 북살롱 벽돌책 함께 읽기
2021-10-29 조회수 : 2472
시민기자 함영미



ⓒ시민기자 함영미

사부작사부작 낙엽 밟는 소리가 메마른 내 마음을 다독인다. 지칠 대로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포천시 도서관에서 주관하는 포천 북살롱 "벽돌책 함께 읽기 프로젝트 6기"에 몸을 실었다.

올해 1월부터 2개월씩 1기부터 5기까지 총 5권의 벽돌책 읽기로 쉼 없이 달려왔는데 그때마다 신청 시기를 놓쳤건만 2021년 마지막 벽돌책 읽기 열차에는 탑승했다. 사피엔스, 페스트, 총균쇠, 모비딕, 코스모스 그리고 마직막으로 죄와 벌이다. 여고시절 읽었던 '죄와 벌'을 성인이 된 후 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진다. 곧바로 포천시립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러나 책은 없었다.

ⓒ시민기자 함영미

이어 오랜만에 영북도서관으로 책을 대출하러 갔다. '아뿔싸! 여기도 먼저 대출한 사람이 있네!' 인근 도서관으로 확인해 준다는 친절한 직원 덕분에 영중도서관에서 대출을 할 수 있었다. 영북도서관에 온 김에 오래되어 낡은 대출증을 재발급 받고자 했더니 책이음 카드를 권해준다. 전국 어디서나 이 카드 한 장으로 거주지와 상관없이 참여 공공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가. 거주 지역별 참여 공공도서관은 책이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시민기자 함영미

퇴근길 책을 받아들고 버스에 몸을 실어 첫 페이지를 넘기는데 왠지 여고생이 된 듯 설렌다. <죄와 벌> 제목에서부터 묵직한 무언가가 내 감정을 억누르는 듯하다. 선과 악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러시아의 대 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로서 그의 작품과 사상은 당시의 내로라하는 지성인들뿐 아니라 철학자와 심리학자, 소설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20세기 사상과 문학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23세 가난한 하숙생인 법학도 청년 라스콜니코프는 병적인 사색 속에서 오갈 데 없는 사람들로 가득 찬 페테르부르크의 거리를 정처 없이 걸으며 자신이 맞닥뜨리는 현실에 대한 두려움과 복잡한 심리를 드러내며 이야기는 어둡게 시작된다.

[청년은 자신의 내면으로만 침잠하여 모든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었기 때문에 주인아주머니뿐만 아니라 그 누구와도 마주치는 것이 두려웠다. 가난에 짓눌려 있기도 했다. 하지만 쪼들리는 처지도 최근에는 별로 부담이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거리로 나오자, 채권자와 마주칠까 봐 조마조마 했던 것이 그 스스로도 놀라웠다. '이렇게 큰일을 꾸밀 생각이면서 동시에 이렇게 시시한 것을 두려워하다니!' 그는 야릇한 미소를 머금으며 생각했다. '음...그렇다... 모든 것이 인간의 손에 달려 있는데 오로지 겁을 먹은 탓에 모든 것을 놓쳐버린다... 이것이야말로 공리이다... 궁금하군, 사람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이 뭘까? 새로운 걸음, 자기 자신의 새로운 말을 그들은 제일 두려워하지... (중략)......
가난은 죄가 아니라는데 이건 진리입니다. 극빈은 죄랍니다. 그냥 가난한 정도라면 아직은 타고난 감정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지만 극빈한 상태라면 아무도 절대 그럴 수 없지요. 극빈하면 지팡이로 쫓아내는 것도 아니고 숫제 사람들 무리에서 빗자루로 싹 쓸어 내지요. 괜히 더 모욕을 주려고요. 이것도 옳은 일이지요. 극빈한 상태에서는 그 스스로 자신을 모욕할 태세를 갖추니까요.....]

그의 작품에는 인간 영혼의 가장 깊고 어두운 부분까지 파고들어 알아내려 한다. 상식적인 범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인생과 인간에 대한 심오한 철학이 녹아 배어 있는 듯하다. 특히 대표작인 죄와 벌은 단순히 살인사건을 다룬 작품이 아니라 살인 사건을 토대로 선과 악, 신과 인간, 사회와 한 인간의 도덕성에 대한 상관관계를 다루고, 고매한 살인자와 성스러운 매춘부의 결합이 종교적인 차원에서 실현된다. 어떤 이는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자기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 하고, 어떤 이는 자기의 희생을 통해 누군가를 구원하려 한다. 죄는 무엇인가? 어떤 것이 더 큰 죄인가? 어떤 것이 선과 악일까? 그 기준은 또 무엇일까? 완독 후에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은 꼬리의 꼬리를 물며 생각하게 되고, 내면에서 충돌하게 한다.

이제 막 2장을 끝냈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벽돌만큼 두꺼운 책이지만 시작 버튼을 눌렀으니 50일간의 프로젝트를 성공하기 위해 열심히 달려보련다. 또한 2021년 벽돌 책 함께 읽기로 내면의 풍요로움을 흠뻑 누리리라. 2022년에도 계획 중이라고 하니 놓친 분들은 기다렸다가 벽돌 책 함께 읽기에 동참하면 좋을 듯하다.

ⓒ시민기자 함영미



함영미 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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