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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과 차별을 넘어 사랑으로 나눈다!
포천나눔의집 이주민지원센터 방문기
2020-12-07 조회수 : 3824

시민기자 서상경

“저희들은 일요일이 더 바쁩니다.”

포천나눔의집 이주민지원센터를 찾아갔던 날은 일요일 오전 9시다. 돌봄센터에는 모든 직원이 나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보통 일요일에는 쉬거나 다음 주일의 일과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데 뜻밖에도 분주하게 일하는 모습이어서 “일요일인데도 일하고 계시네요?”하고 물었던 것이다.

원래 이주노동자들이나 이주여성들은 우리나라에서 주로 직장 일을 하는 편이라 이주민지원센터는 일요일이 가장 바쁜 날이라 한다. 그래서 이들을 지원하는 교육이나 각종 프로그램은 일요일에 배치해놓았다. 평일에는 의료지원이나 결혼이주 여성들의 상담이 많고 일요일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는 한국어교육이 2개가 있고 정착지원 사업 등이 있다. 정착지원사업은 아빠들이 집에서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주는 것이 좋은지 효과적인 방법 등을 교육하는 것이다.

1▲포천나눔의집  ⓒ시민기자 서상경

이곳의 정식명칭은 포천나눔의집 이주민지원센터다. 포천시에 정착한 이주민 수는 포천 인구의 10% 정도라고 한다. 포천시의 인구가 15만 명이라고 할 때 1만 5,000명 정도다. 귀화한 사람이나 일자리를 찾아 들어온 사람들이 있고 심지어 미등록된 이주민들도 있어서 이들을 모두 포함하는 숫자다. 미등록 이주민의 수도 상당하다고 한다. 이 중에는 결혼해서 안정된 사람들도 있고 잘 사는 사람들도 많지만, 실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더 많다. 잘살고 있는 사람이라 해도 고국에서 하던 전문적인 일을 우리나라에 와서는 계약직이나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특히 결혼해서 들어온 이주여성들은 직장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육아와 일을 겸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

“언제부터 이주민 돕는 일을 하신 거죠?”

이 일을 시작한 것은 2002년 7월부터라고 한다. 당시에는 우리나라에 산업연수생으로 들어와서 적은 월급을 받으며 일을 하다 보니 적지 않은 어려움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주민에 대한 개선이 많이 이루어졌음에도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즉 고용허가제를 통하여 들어온 근로자가 사업장변경을 원할 경우, 사업장대표의 허락이 필요한데 이로 인해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직장에서 같은 일을 계속하다 보니 허리가 아파서 다른 일을 찾아보겠다고 하면 사장님은 나오지 말라며 무단이탈로 신고하겠다고 협박을 하는 경우다.

또 임금체납으로 고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어딘가 하소연할 데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이주민지원센터를 찾아 도움을 호소한다. 그래서 임금체납의 경우 노동부에 진정을 하거나 민사소송을 통해서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2▲책상 위의 예쁜 꽃처럼  ⓒ시민기자 서상경

아픈 사람을 돕는 일도 한다. 의료지원 같은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돈이 없으니까 의료비를 지원할 수 있는 사회단체 프로그램을 알아보거나 병원의 의료기부를 통해서 입원시키기도 하고 의료카드를 만들어 협력병원에서 국내 수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에 가입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국내 건강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외국인의 경우 의료 수가는 150%라고 한다. 즉 병원비가 10,000원인 경우 15,000원을 낸다는 의미다. 그런데 의료카드가 있을 경우 10,000원을 지불할 수 있다. 또 일하다가 다쳐서 3개월 이상 입원했을 때 10만 원 이상 치료비가 나오면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돕기도 하고 아이를 낳았을 때도 병원비가 많이 드는데 사회복지재단을 연결해주기도 한다. 그것도 안되면 고국의 사회복지재단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한다.

3▲이주민지원센터 윤성집 센터장  ⓒ시민기자 서상경

이주민지원센터가 하는 일은 또 있다. 이주민 중에서 어려운 가정을 돕는 일이다. 외부의 지원금이나 기부금 등으로 생활이 어려운 가정의 자녀들에 대한 교육비 지원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이주민지원센터가 공공기관과 다른 점은 지원 사각지대에서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함께 고민한다는 점이다. 산재가 일어나서 인정을 받지 못할 경우 다른 복지관과 연계해서 지원방안을 찾는 일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지원을 위해 노력하다 보니 이주민지원센터를 찾는 이주노동자들이나 이주민 여성들이 많다. 그래서 요즘은 이주민들끼리 모여 공동체를 만들고 연대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중이다. 오는 정이 있어 가는 정도 있다 했던가. 도움을 받는 그들 역시 지역에서 어렵게 사는 한국 사람들을 돕자는 모금 운동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하여 김장을 같이하기도 하고 헌혈 운동에 동참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한국사람들에게 의구심을 가진다. “왜 한국 사람들은 제 옆에 앉으려고 하지 않을까요?” “왜 한국 직원과 저를 다르게 대우하는 걸까요?” “왜 한국 사람들은 저를 무서워하는 걸까요?” 하는 것들이다. 같은 사람으로 보면 차이는 있어도 차별은 없어야 하지만 이주민이라는 시선으로 보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차별적인 언어 중에 “한국 사람 다됐네?” 라는 말이 있다고 했다. 한국 사람은 이 말을 긍정적으로 친근감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지만 그들이 느끼는 것은 전혀 다르다. 내가 왜 한국 사람이어야 하는가. 다문화사회라고 하면서 왜 출신 국가를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품는 것이다. 그들은 한쪽으로 몰고 가려는 문화적 차이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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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승 방문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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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지원센터와 함께 하는 단체들

이제 우리나라에는 외국인 이주민들이 꽤 많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주민지원센터의 윤성집 센터장은 이들을 돕는 내용이나 방식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가장 어려운 일은 제도 자체가 바뀌지 않은 점입니다. 사업장변경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센터입장에서 보면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자원이 부족하죠. 인적자원, 물적자원 등. 그리고 이제는 이주 배경 아동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주민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다문화가정인데 재혼가정의 아이는 모두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들인데요. 우리나라도 국제아동권리협약에 가입되어 있으므로 우리나라 아이와 같은 대우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부모가 미등록으로 단속돼서 강제 퇴거해야 할 경우 난감해집니다. 다행히 지금은 아동이 있는 경우 부모 중의 한쪽은 내보내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라 하더라도 일정한 나이가 되면 고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제도가 되어있지 않은 것이죠.”

만약 아이들이 강제로 자신의 나라에 돌아가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사실은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 아이인데 고국에 돌아가더라도 문화적 공동체적 기반이 없어 오히려 적응이 되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우리나라 아이인데도 말이다.

따라서 이젠 이주민지원센터를 넘어 정부나 지자체에서 외국인지원센터를 만들어 다양한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미등록으로 단속에 걸려 도망가다가 사망하는 이주민도 전국에서 한 달에 1명 정도 발생하는 것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그것은 이주민지원센터라는 사회의 작은 단체가 돕는다고 해결될 성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 이주민지원센터 정보
  • 주소 : 경기도 포천시 중앙로 207번길 23
  • 전화 : 031-536-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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