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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티투어를 다녀와서
2017-04-19 조회수 : 7745

3월로 들어서기가 무섭게 부쩍 따뜻해진 날씨 탓인지 부대 병사들의 옷차림도 한결 가벼워진 듯하다. 오늘은 또 마침 만물이 생동하고 개구리도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라고 하니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왔음에 실감이 난다. 유난히 추웠던 이번 겨울 동안 잔뜩 움츠러들어 있었을 단본부중대원들을 위해 어제는 부대에서 ‘포천시티투어’라는 이름으로 작은 선물 같은 행사를 마련해 주었다. 물론 아직은 한가한 주말을 아늑한 침낭 속에서 즐기고 싶어 하는 병사들이 많았지만, 남들보다 좀 더 일찍 겨울잠에서 깬 몇몇 병사들은 기쁜 마음으로 시티투어 참여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써넣었다.

 

버려진 채석장을 관광명소로 - 포천 아트밸리

 
포천시티투어의 첫 번째 목적지는 ‘포천 아트밸리’였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방문했음에도 가족단위, 친구단위로 가볍게 산책하듯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중국인, 동남아인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아마 이곳 천주호가 최근 종영한 지상파 인기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기에 이 또한 일종의 한류열풍의 여파이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포천 아트밸리’라는 이름만 듣고서 시립 미술전시관쯤 되겠거니 생각했던 이곳은 놀랍게도 폐석장을 개발, 재탄생시킨 관광명소였다. 이색적인 조각상과 천문과학관 등 둘러볼 곳이 참 많은 곳이었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인상 깊게 남은 장면은 깎아지른 듯한 화강암 절벽과 그 밑의 호수였다. 이 천주호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호수가 아니라 화강암을 채석하면서 만들어진 인공 웅덩이에 빗물, 샘물이 차츰 고여 만들어진 호수라고 한다. 그 깊이가 20m나 됨을 통해 당시 7, 80년대 활발했던 근대 산업화와 함께 막대한 양의 포천 화강암이 수도권의 건축자재 등으로 두루 사용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놀라웠던 점은 규모뿐만 아니라 호수의 수질 또한 매우 좋아서 맨눈으로도 상당한 수의 물고기들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호수 앞에는 대형 야외무대도 설치되어 있었는데 홈페이지를 통해 공연 일정 등을 미리 알아보고 시간 맞춰 방문해도 굉장히 운치 있을 것 같은 곳이었다.


다음엔 꼭 여자친구와 오자 - 허브 아일랜드

식사 후에 몰려드는 잠을 참지 못하고 이동하는 버스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뜨니 포천시의 또 다른 유명한 관광명소 중 하나인 ‘허브 아일랜드’에 도착해 있었다. 부대원 중에서도 면회 외출이나 외박 때 이미 가족, 연인과 함께 이곳을 다녀온 사람들이 더러 있을 정도로 아주 무난하게 둘러볼 수 있는 곳이 아닌가 싶다. 날씨도 날씨였지만 차에서 내릴 때부터 코끝에 맴돌던 진한 허브냄새 때문에 어디든 드러누워서 한숨 자고 싶을 만큼 온몸이 나른해졌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허브티라도 하나 사갈까 하는 마음으로 허브 아일랜드 내의 ‘허브 힐링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허브라는 하나의 주제를 이렇게까지 상품화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기껏해야 허브티 정도나 팔겠거니 했는데 화장품부터 입욕제, 비누 등등 셀 수도 없이 많은 허브 관련 제품들이 아기자기하게 진열되어있는 걸 보니 여자들이 참 좋아하겠거니 생각했다. 후에 홈페이지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갖가지 허브 관련 체험들도 제공해서 시간적, 금전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한 번쯤은 체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허브로션 같은 것보단 허브돈가스 따위에나 더 관심이 가는 건장한 사내들이었기에 큰 흥미를 보이진 못했지만 다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엔 꼭 여자친구와 함께 오리라는 결의를 다지는 듯했다. 그나마 사려 했던 허브티도 생각보다 가격대가 비싸서 결국 빈손으로 나왔지만, 중대장님은 얼핏 보기에도 꽤 커 보이는 상자를 들고나오시는 것 같았다. 그것 또한 집에 계신 한 여성분을 위한 것이 아닐까 병사들끼리 추측하며 이제는 유부남에게도 부러움의 시선을 보내기에 이르렀다. 떠나기 전 후임의 손에 이끌려 들어간 허브캔들 판매점에서 결국 라벤더향 양초 하나를 구매했는데, 다음 휴가 때 엄마한테 줘야겠다.


‘우리 술’을 맛보다 - 산사원


아무래도 많은 인원이 가장 기대하던 코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예상했던 것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많은 종류의 술을 시음할 수 있었다. 막걸리부터 증류주까지 맛볼 수 있었고, 옆에는 술빵, 막걸리 과자 등의 안줏거리들도 비치되어 있었다. 부대원들과 함께 한잔 두잔 홀짝홀짝 넘기다 보니 살짝 취기가 오르기는 했지만, 모두가 딱 기분 좋을 정도로 마실 수 있었던 것 같다. 술도 술이었지만 마침 갓 나온 술빵이 너무 촉촉하고 맛있어서 이쑤시개로 엄청 찍어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 밖에도 처음 건물에 들어서면 우리나라 전통주의 제조 방식이나 그와 관련된 고서들도 전시되어 있는데 우리 술의 역사와 전통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건물 밖에는 산책로와 함께 성인 남자 한 명이 들어가고도 남을법한 크기의 술 옹기들이 몇백 개나 늘어서 있었다. 정말 장관이 아닐 수 없었다. 실제 그곳에서 숙성시킨 증류주를 상품으로 판매하는 모양이었다.

시티투어를 마치며

이번 포천시티투어에 참여한 인원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투어의 취지와 구성이 상당히 짜임새 있고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이런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신 단장님과 주말임에도 저희 본부중대 병사들을 인솔해 주시느라 고생하신 중대장님, 칙칙한 군 생활이지만 행복한 추억 한 페이지를 함께 장식해준 우리 15항공단 본부중대 용사들이게도 큰 감사를 표한다.


15항공단 본부중대 상병 전범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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