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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장에서 맛보는 시민들의 삶의 향기
2020-12-09 조회수 : 3869
유남규(소흘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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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익 치지지직...지글지글.., 치~익 치지지직’

지짐이 부치는 소리. 듣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간다. 엄마 따라 5일장에 가던 어린 시절, 솥뚜껑에 돼지비계 기름 발라서 만들어 내던 지짐이는 어찌나 그렇게 고소하고 맛나던지.

우리 부부는 포천시청 근처에서 매달 5일 10일 단위로 열리는 5일장인 포천 민속장에 자주 간다. 사람 구경도 하고, 열심히 사는 우리 포천시민들의 모습도 보고, 그 질박하고 구수한 서민들의 인생살이가 한눈에 다 보여서 좋다.

엊그제는 아내가 요즘 입이 궁금하다며 지짐이를 좀 사가자고 하길래 시장에 자리 잡은 지짐이 집에 들러 동태전과 동그랑땡, 고추튀김까지 다양하게 사 들고 나서자 아내는 기분 뿌듯하고 배가 부른 듯 콧노래까지 불렀다.

우린 시장에 가면 입구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반찬가게부터 들른다. 사시사철 나오는 마늘쫑 볶음, 말린 고사리나물과 도라지, 갓김치, 두부조림, 간고등어, 소고기 장조림, 속살 뽀얀 배추겉절이 등등 없는 게 없다.

또 시장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즉석 먹거리다. 알뜰하게 장을 보고 남은 적은 돈으로도 먹을 수 있는 모양과 색이 다양한 떡, 김이 모락모락 순두부, 빈대떡, 잔치국수, 김밥, 팥죽 등 그 종류가 많기도 하다.

시장에는 자전거를 끌고 장을 보러 나오신 할아버지, 전동 휠체어를 타고 나온 몸이 불편한 장애인, 목발을 짚고 나오신 분도 계시고 강아지 데리고 나온 아줌마에 장 구경 나오신 할머니들과 유모차 끌고 온 젊은 주부들도 많이 계신다.

굳이 차리지 않아도 눈치 볼 것 없는 사람들. 시장은 사람도 낯도 가리지 않으며 그래서 시장에 들르는 사람들도 시장을 낯설어하지 않고 마치 고향 사람들 오가는 길거리 같다.

동네 곳곳에 마트가 생기는 요즘, 빠르고 크고 기계적인 것만 능사가 아니란 걸 우리는 안다. 특히 오래전부터 시장에서 자랐고 엄마 손잡고 시장을 돌아다니며 뻥튀기와 국화빵을 사 먹어 본 추억 속에 있는 우리는 오늘도 포천시장으로 간다.

시장은 살아있다. 우리 포천시민 모두의 마음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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