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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극장에서 본 영화 '미나리'
어둠이 내리면 재밌어지는 곳 - 포천자동차극장
2021-04-02 조회수 : 4147
시민기자 유예숙

생일이라고 특별하게 보내는 것도 아니지만 식사정도는 하고 지나갔는데 이번만큼은 다르다. 요즈음 밖에 나가 외식하는 것도 가족이 모이는 것도 여의치 않은 시대라 아쉽지만 가족행사는 안 하는 걸로 결론 내렸다. 더 좋은 날 좋은 시간을 위해 참고 기다리기로 했다. 그냥 보내긴 아쉬워 소확행으로 어둠이 내리면 재밌어지는 자동차극장 갈 계획을 생각했다.



주말이 아닌 주 중에도 자동차극장 영업을 하려나 차질 없는 계획을 위해 문의 전화를 했다. 친절하게 응대해 주는 직원의 영업한다는 대답이 무지무지 반가웠다. ‘이 기분 좋음 어떡하지 아 신나’ 옆지기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영화 보러 가자 물었다. "주 중에도 자동차극장 하나"라고 반문했다. 내가 “미리 알아봤지 영화 상영작과 시간이랑“ ”그래 그럼 퇴근 후 바로 가자“라는 답에 나는 ”오케이“로 답했다. 영화 보러 갈 생각에 벌써부터 설렜다.



옆지기 퇴근을 기다리며 간단한 간식과 물을 준비했다. 자동차가 입장하는 순서에 따라 정해지는 자리라 서둘러 출발했다. 해 질 시간 들뜬 마음으로 집을 떠나와 극장에 도착하니 우리가 첫 손님이다. 원하는 위치에 차를 세우고 티켓팅을 마쳤다. 영화를 기다리는 동안 주파수를 맞추고 준비한 간식을 먹었다. 영화를 시작할 시간이 다 되어도 오는 차가 없었다. 이러다 상영 못한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옆지기 걱정에 설마로 답했다. 말 끝나자마자 차가 들어오고 어두워지니 영화가 시작되었다.




영화는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 ‘미나리’다.
이미 여러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한 영화지만 미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영화다. 한국 여성 최초 미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은 이미 후보에 오른 것만도 영광이라고 이럴줄 몰랐다는 겸손둥절이다. 한국영화의 위상이 드높아진 영화다. 내달 4월 25일에 발표된다니 주목하고 기대된다.

영화 미나리의 공식적인 줄거리다.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 낯선 미국, 아칸소로 떠나온 한국 가족. 가족들에게 뭔가 해내는 걸 보여주고 싶은 아빠‘제이콥’(스티븐 연)은 자신만의 농장을 가꾸기 시작하고 엄마’모니카‘(한예리)도 다시 일자리를 찾는다. 아직 어린아이들을 위해 ’모니카‘의 엄마 순자(윤여정)가 함께 살기로 하고, 가방 가득 고춧가루, 멸치, 한약 그리고 미니리 씨를 가지고 도착한다. 의젓한 큰딸 ‘앤’(노엘케이트 조)과 장난꾸러기 막내아들‘데이빗’(앨런 김)은 여느 그랜마 같지 않은 할머니를 영-못마땅해 한다. 함께 있다면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하루 뿌리내리며 살아가는 어느 가족의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영화는 차를 타고 달려 어디론가 이동하면서 시작됐다.
낯선 땅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싶어 고군분투하며 잘 해내는 모습을 가족에게 보여주고 싶은 남편(스티븐 연)과 아이들을 위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고 싶은 아내(한예리)와의 갈등이 이어지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잘 살아보려 노력하는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다.
친정 엄마(윤여정)의 가방 가득 가져온 물건을 하나하나 꺼내며 딸(한예리)이 눈물 흘리는 장면에서 울컥했다. 딸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이 느껴져, 공감되는 부분으로 나 또한 엄마를 비롯하여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오기도 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집하는 남편 이해는 되면서도 아내의 입장은 헤아리지 않는 것 같아 얄밉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아이에게 보내는 할머니 사랑을 다른 할머니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달가워하지 않는 아이, 손주 행동에는 마음 아프고 안타까웠다. 식지 않은 사랑을 보내며 소통하려는 할머니가 손주와 함께 강가에서 미나리에 대해 칭송의 말을 했다.
아이가 듣고 미나리 원더풀, 원더풀 미나리, 따라 노래 부르듯 함께 하는 장면 아름답기도 하고 흐뭇했다. 마지막에 떠나려는 할머니에게 손자가 마음의 문을 열며 가지 말라며 막아서는 장면에서 가슴 먹먹하게 울게 만들었다.


 

고진감래라고 잘 자란 미나리로 인해 반전 있는 결말인가 예상했는데 그렇지 않아 아싑기도 했다. 엔딩의 상상을 관객에게 맡긴 것인가. 훗날 잘 살고 있으리라 상상해본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적응하는 미나리처럼 가족과 함께 있다면, 새로 시작할 수 있다고 희망을 주는 영화로 요즘 같은 시대 힘내라고 위로하며 용기를 주는 것 같은 잔잔한 울림으로 감동을 주는 영화였다.


@ 유예숙 시민기자 

영화가 끝나 주위를 돌아보니 우리 말고 좌우로 차 한 대씩 3대였다. 주중 평일 저녁 시간대라 여유로워 좋은 시간이었다. 퇴장하는 시간 입구에서 줄줄이 이어지는 차들, 불금을 즐기려는 행렬이다. 영화를 보며 의미 있게 보낸 시간, 팬데믹 상황에서 즐길 수 있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다음 생일엔 가족과 자유롭게 함께 할 수 있는 일상을 기대하자며 귀가했다. 비대면 시대 어두어지면 누릴 수 있는 자유로운 행복 자동차극장에서 누려보길 바란다. 
 
* 포천자동차극장: 031 – 541- 5442 경기도 포천시 소홀읍 무림리 41 - 차량 1대당 2만 원
* 광릉수목원자동차극장: 031- 543- 1145 경기도 포천시 소홀읍 죽엽산로 613(직동리) - 차량 1대당 2만 원
* 일동 용암온천 자동차극장: 031 -531-7400~1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수입리 69-1 - 차량 1대당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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