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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추억




비가 올듯 말듯!

하늘이 온통 뭉실 구름이다.

마음이 싱숭생숭~~~~

 

나는 비가 억수로 오는 것을 엄청 좋아하며 즐긴다.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랄까!

어려서 시골집에 비가 오면 처마 끝에서 쏟아지는 비는

나의 감성을 일깨워 주었으며, 그 빗줄기를 쳐다보며 군대 간

남자친구를 그리워했고, 그 빗소리는 나에겐 애잔한 사랑의 음악으로 들렸다.

 

그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고 살다 보니 비에 대한 감성을 느낄

여유조차 없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애들 낳아 키우며 생활전선에서 일을 하다 보니 비가 오면

사업에 지장이 와서 감성적이 될 수가 없었고, 애들 기저귀가

미쳐 마르지 못해 짜증이 났다.

 

그렇게 그렇게 생활이 바쁘게 이어지고 결혼 7~8년쯤 된 어느 날!

비가 정말로 하늘이 뚫렸나 할 정도로 퍼붓던 어느 날!

잊어버리고 살던 감성이 살며시 고개를 들어 나를 꼬드겼다.

차가 있는 앞집 아기 엄마와 같이 숨 막힐 것 같은 일상에서 일탈을 감행했다.

식구들한테는 말 한마디 안 하고~~

 

하지만 그 옛날!

우리는 고작 산정호수를 찾았다.

그때는 감히 아줌마들이 그 비싼 카페를 못 갔던 시절이었다.

 

호수 안의 카페는 너무도 조용했다.

조용한 음악이 우리를 감싸 안고 있었으며,

유리창까지 일렁이는 호수는 나의 마음을 촉촉이 적혀 주었으며,

호수의 쏟아지는 빗방울은 나의 모든 불평을 씻어 내려주고 있었으며,

은은한 커피 향은 나를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한나절 후 집에 오니,

난리를 치는 서방님 얼굴도 왜 그리 잘 생겨 보이는지!

바쁜데 울고불고 엄마만 찿는 아이들도 어찌나 귀여워 보이는지!

나는 또 다시 열심히 사는 아내로 엄마로 돌아와 있었다.

 

이제 나이가 들어 어느 정도 생활에서의 여유를 찾아 즐기며

수시로 가는 카페이지만, 그 시절 그때의 감성은 아닌 것 같다.

너무 쉽게 편안하게 구애받지 않고 갈 수 있기 때문일 것이고,

또 누구나 갈 수 있고, 너무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수도 있다.

 

가끔 그때 그 기분과 감성을 느끼고 싶어 그 카페를 가보지만

20~3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카페는 그대로인데

왜 그리 느낌은 다른지 모르겠다.

삶이 이제는 너무 편해져서 일까?

 

친구 와이프와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한 방울 한 방울 오는 비를 보며

비가 억수로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

농사를 안 지으니 저렇게 말한다고,

비가 오면 벼 다 쓰러진다나!~~

 

욕먹어도 싸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아직 우리는 생활인이고 직업인이니까!

 

그래도 행복하다!

한탄강의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편한 친구와 커피 향에 취해

수다 삼매경에 빠져있으니

어찌 행복하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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