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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
2011-01-28 조회수 : 5355

김정수(선단동)

곧 설이니,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 두분께는 인생 고래희라는 수식어가 붙겠네요.

아이가 도화지에 그린 둥그렇게 떠오른 보름달을 보다 두분 얼굴이 떠올라 옛 사진첩을 꺼내 보았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촌스럽고 어색하지만 입가에 옅게 도는 부처님 같은 두분의 웃음에는 잊혀지지 않는 아련한 추억이 서려 있습니다.

아들을 놓으려고 줄줄이 딸만 넷 낳으신 엄마. 지금은 멀리 대전에서 큰 언니가족이랑 생활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늘 말썽만 피웠던 셋째 딸인 저는 부모님을 자주 뵙지 못해 가슴 한 구석이 늘 허전합니다.

이곳 포천의 창수면 추동리 시골에서 저희 4자매를 낳아 올곧게 키우신 노고는 무엇으로 다 갚을까요. 이제는 한가정의 우산과 나무가 되어 부모님께서 저희에게 해주셨던 그 깊은 사랑으로 자식을 키우고 있습니다. 부모님 손에 박힌 군살이 피가 되고 굽어지는 허리의 고통 속에 살이 되어 그렇게 어른이 되었습니다.  어른이 되면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효도하겠다고 다짐했는데 자식을 키우고 살다보니 그 다짐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항상 가슴 한켠이 아려옵니다.

엄마, 할머니 틀니 기억나세요?  딸들 학비도 항상 모자랐던 엄마는 매년 겨울마다 대학 등록금 때문에 한숨을 쉬시곤 하셨죠. 심지어 할머니 틀니를 해드리려고 모아놨던 돈마저 제 학비로 써야했죠. 그때 저는 스스로 다짐했었답니다.  반드시 장학금을 받아 할머니 틀니를 해드리겠다고요. 호호호...

할머니 생각에 정말 열심히 공부했죠.  친구들은 제게 일학년때 못놀면 평생 후회 된다고 말했지만 저는 아랑곳 않았어요. 그 결과 Y그룹에서 주는 장학금 수혜자로 제가 뽑혔잖아요.  그때 얼마나 기뻤는지. 부모님께선 늘 너희들이 행복하면 그게 효도라 하셨지만 저는 그때까지 힘겹게 음식을 씹으시는 할머니만 뵈면 늘 마음이 아팠거든요.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제 노력만큼 결과가 나왔으니 저도 맘이 얼마나 떳떳했는지 몰라요.

아버지 어머니. 다가오는 칠순잔치땐 딸 넷과 사위, 손자, 손녀들 데리고 아버지 고향 마을에 가서 할머니 할아버지 묘소에 찾아 뵙고 우리 가족 모두 거기서 희망찬 내일을 위해 기도드려요. 아마도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우리 소원을 들어주실거예요.

아버지! 어머니! 셋째 딸이 보고 싶은 마음을 밤하늘 별빛에 띄워 보냅니다.


ⓒ포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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