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문화&관광

  • 시민기자
  • 문화&관광
공부가 되는 산책길 청성산 둘레길 구간
포천향교, 구읍리 석불입상을 만나다.
2023-03-10 조회수 : 1520

시민기자 유예숙

 

아래 지역에선 벌써부터 꽃 피는 봄소식을 전한다. 여기는 언제쯤 봄이 옴을 실감할까? 먼 산 잔설이 야속하다. 계절은 봄 외출을 부르는 계절, 간밤에 별 보러 갔다가 산책할 장소를 발견해 외출 길에 올랐다. 성벽처럼 높다랗게 쌓인 석축 옆 오르막길을 올라가니 일주문 뒤로 태극 문양의 대문이 보인다. 일반 대문과 다른 대문 앞 표지판에는 향교임을 알리는 글이 쓰여있다.

ⓒ시민기자 유예숙

덕행과 학문의 모범을 보인 성현에게 제사를 올리며, 유교의 경전과 역사, 시나 문장을 짓는 법을 가르쳤던 향교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지방에서 유학을 교육하기 위하여 설립된 국립 교육기관이다. 고려 후기인 1173년에 처음 지어진 포천향교는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것을 1594년에 다시 지었다. 이후 한국전쟁으로 전부 파괴되었다가 1962년 이 지역의 유림들이 뜻을 모아 중건하였다. 현재의 건물을 1984년에 보수한 것으로, 교육 공간인 명륜당과 기숙사인 동재·서재를 앞쪽에 두고, 제사를 지내는 공간인 대성전을 뒤쪽에 두었다. 공자를 비롯한 유교 성현에게 봄, 가을에 제사를 지내고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향을 피우는 의례를 행한다.

ⓒ시민기자 유예숙

포천향교는 지방에 국립 교육기관이었고, 지금은 유교 성현들에게 제를 지내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된 시간 산책길에 눈길 닿는 곳이 또 하나 있었다. 구읍리 석불입상을 알리는 포천시 향토 유적 제5호라고 쓰여있는 푯말이다. 포천향교의 울타리 옆을 걸으니 높지 않은 담 너머 풍경이 보인다. 동재와 서재, 대정전이 어딘지 위치를 찾아보며 오르니 두 갈래 길이다. 이정표를 보고 고민하다 석불입상이 있다는 곳으로 내려갔다. 돌탑 뒤에 석탑은 왜 이곳에 있을까 의구심을 품으며 다가가 석불입상을 살피고 석불상 앞에 놓인 푯말의 글을 읽기 시작했다.

ⓒ시민기자 유예숙

구읍리 석불입상은 고려 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석불입상이다. 불상 앞에 2단의 석축이 있고, 주변에는 기와와 토기 조각이 흩어져 있어 옛 절터였음을 알 수 있다.

불상은 신체 전체가 하나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졌으며 머리에는 부처의 지혜를 상징하는 육계가 있고, 얼굴은 마모가 심하지만 윤곽을 파악할 수는 있다. 목에는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중생이 걷게 되는 세 가지의 길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세 줄의 주름을 새겼다. 수인手印은 가슴 쪽에서 오른손을 들고 있고, 왼손은 배 부분에서 손바닥이 위를 향하고 있다.

ⓒ시민기자 유예숙

포천의 향토 유적 제5호인 구읍리 석불입상의 의상은 양쪽 어깨를 덮은 법의를 입었다. 그러나 섬세하지 못한 조각 기법과 마모 등으로, 손 모양과 옷 주름이 뚜렷하지 못하다. 다리의 하단 부분이 땅속에 묻혀있어, 노출 부분의 총 높이는 2m이다. 이 불상의 포천 지역의 불상 중 가장 시대가 오래된 것으로, 고려 전기 불교 미술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읽어 본 설명을 토대로 석불입상을 살펴보며 왼손은 손바닥이 위로 향한 것은 맞은 것 같고, 양쪽 어깨엔 덮은 법의를 입었다는데... 설명과 비교해 보며 보물을 찾듯 흔적 찾기를 했다.

ⓒ시민기자 유예숙

구읍리 석불입상이 있는 곳은 절터였다는 것과 포천 지역의 불상 중 시대가 가장 오래됐다는 것을 기억하며 다시 언덕을 올라 청성 역사 공원 주차장으로 향하는 이정표를 보고 걸었다.

둘레길 표식이 안내하는 볕이 잘 드는 숲속 오솔길에서 만나는 바람이 얼굴을 매만지니 봄바람처럼 느껴져 차갑지 않았다. 소나무 잎이 겨울옷을 벗는 산등성이 길에는 이사한 지 며칠 안돼 보이는 벤치가 쉼터가 되는 길이다. 바람에 바스락대는 숲길, 엇갈리는 두 나무와 내려가야 하는 계단과 다리가 눈길을 끌며 걷게 하며 테크 계단을 올라 임도를 마주한다.

ⓒ시민기자 유예숙

임도 옆에는 운동시설과 길잡이 역할을 하는 표지판을 보고 걷다가 밧줄이 쳐진 길을 따라 내려가 계곡을 건너고 구불대는 길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게 되는 길이다. 좁은 산책길에 인적이 있을까 생각과는 달리 오가는 사람이 제법 있었다. 시민 대종 방향 이정표를 보고 언덕을 오르게 되는 길,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을 만나니 반가워 인사하며 오르게 되는 길이다. 사부작 사부작 걷느라 힘든 줄 모르는 길, 반월산성으로 올라도 좋겠지만 궁금해서 오르게 된 탐색 산책길이었기에 반월산성으로 향하는 시작점에서 돌아섰다.

ⓒ시민기자 유예숙

해빙기 이후 새롭게 설치된 이정표가 잘 못 된 표시로 방문객에게 혼선을 줄까 걱정도 되던 길. 좁은 길이지만 숲 사이로 세상을 구분 지은 듯 바라본 도시 풍경, 동떨어진 세상을 보는 착각으로 근심을 잊게 하며 휴식을 주는 길이다. 표피가 검은 외 소나무와 조선 소나무의 다름을 발견하듯 다양한 길을 걸으며 즐거움을 알게 되는 길, 청성산 둘레길 일부 구간을 걷는 길로 오솔길을 걷는 느낌의 행복한 산책길이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공부가 되는 길 친구, 가족이 함께하면 추억이 되며 쉼이 되는 길, 가벼운 산책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시민기자 유예숙

 

OPEN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제 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목록보기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평가 17명 / 평균 5
의견글 작성
의견글을 작성해 주세요.
최대 500자 / 현재 0자
  • 계산하여 답을 쓰세요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 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할 수 있습니다.
뒤로가기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