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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국수 이야기
시민기자 이정식



ⓒ시민기자 이정식

국수는 참 재밌는 음식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워낙 자주 접하다 보니 그 존재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 중에 국수처럼 품이 많이 들어가는 것도 드물다. 생각해 보면 왜 굳이 국수를 만들어 먹게 되었는지 의아할 정도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자주 먹는 밀가루 면을 생각해 봐도 그렇다. 일단 밀을 잘 재배한 다음 낱알을 마른 볕에 말리고, 다시 그 말린 밀을 곱게 가루 낸 뒤 물과 소금을 넣고 잘 반죽하여 오랜 시간 잘 치대야 우리가 원하는 밀가루 반죽이 된다. 이 반죽이 있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다시 반죽을 먹기 좋은 크기로 칼로 썰든, 기구를 이용해 가늘게 만들든 다른 모양으로 바꿔야 한다. 그렇게 면의 모양을 갖춘 밀가루 면을 뜨거운 물에 넣어 익힌 뒤, 찬물로 씻어 전분기를 없애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국물과 함께 먹던지 양념에 버무려 내야 먹을 수 있게 된다. 언뜻 생각해도 그 과정이 정말 복잡하고, 번거롭고 사람의 노동이 적잖이 들어 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면을 만드는 이런 지난한 과정의 고생은 생각지 않는다. 그저 입안에서 느껴지는 그 일순간의 쾌락 같은 맛에 다들 열광한다. 그래서 국수는 지금도 그렇게 인기가 많다.

ⓒ시민기자 이정식

개인적으로 국수 중에 메밀국수를 정말 좋아한다. 메밀은 그냥 먹으면 안 되는 일종의 독성이 있는 곡물이다. 일설에 따르면 청나라를 세운 거란족이 쳐들어온 인조 무렵 조선 사람들이 이 곡식을 먹고 탈이나 나라는 의미에서 들여왔다 한다. 물론 조선 사람들이 첨엔 아무 생각 없이 메밀을 그냥 먹었다가 배탈이 나서 고생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슬기로운 우리의 선조들은 이 곡식을 가루로 만들어 면으로 먹으면 탈이 덜 난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거기에 무를 곁들이면 탈이 없다는 것도 발견했다. 그래서 지금도 메밀을 주재료로 하는 막국수나 냉면을 먹을 때 절인 무를 함께 먹게 되는 것이다. 국수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 기술을 요하는 첨단 기술의 음식인 셈이다. 입안에서 술술 쉽게 넘어간다고 만드는 것도 대충할 줄 안다면 큰 오산이다. 이 여름 누구라도 시원한 음식으로 국수를 떠 올릴 것이다. 그것이 냉면이든, 막국수이든, 콩국수이든, 열무국수든 무엇이라도 선조들의 시행착오와 지혜가 들어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시민기자 이정식

물론 개인적으로는 겨울이든 여름이든 가리지 않고 국수를 즐긴다. 심지어 하루 종일 국수만 먹을 때도 있고, 분위기상 국수가 필요하다 강조할 때도 있다. 그런 날 있지 않은가? 비가 오면 칼국수가 생각나고, 스트레스 받을 땐 매운 비빔국수나 쫄면이 생각나고, 입안이 깔깔한 아침에는 술술 들어가는 잔치국수가 떠오르고, 술 한잔하면 익숙한 국물에 우동 국수가 필요하고 말이다. 국수가 있어 우리 삶과 생활은 참 풍요로워지고 맛있어진다. 하지만 누군가의 무던한 노력과 인고의 시간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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