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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그만인 38정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의 여유
2022-05-27 조회수 : 2639

시민기자 이정식

 

포천은 위도 38도선이 거의 한가운데를 통과하는 지역이다. 1950년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이 남침한 바로 그 장소이기도 하다. 그 38선이 포천시 영중면에 있다. 포천과 비슷한 위도 지역에서도 38선을 나타내며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 많은데 이상하리만큼 포천은 38도선 이야기가 쑥 들어간 느낌이다. 한동안 방치되다시피 한 38선 휴게소의 모습이 바로 그런 상황을 대변하는 것이리라. 그런데 얼마 전 바로 그렇게 아무도 이용하지 않던 38선 휴게소를 다시 리모델링하여 카페로 사용하게 되어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시민기자 이정식

카페 이름은 38정 카페이다. 이곳에 정자를 만든 이들은 육군 5군단이라 한다. 38선을 기념하여 만든 정자는 기념품을 판매하는 시설로 한동안 쓰이기도 했지만 찾는 이들이 줄면서 오랫동안 비어 있었다. 그런 것이 좀 아쉬운 점이다. 그리고 시대가 바뀐 상징이기도 하다. 과거 여행은 주로 관광버스를 이용해 단체로 오는 경우가 많았고, 포천의 도로 사정이 여의치 못해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밥도 먹고, 잠도 자고, 이렇게 기념품도 사고 했던 것이다. 어쩌다 한 번 여행하는 이들이 많았기에 다들 여행만 나오면 주머니가 자연스럽게 열리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여행이 자가용 위주의 단출한 가족여행으로 바뀌었고, 도로 사정도 좋아지다 보니 한나절 이면 웬만한 볼거리를 모두 섭렵하게 되고, 머무는 시간도 줄어드니 이런 관광시설을 찾는 이가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우리의 노력이 없이 어찌 다시 사람들을 불러올 수 있을까? 38정 카페도 이렇게 새롭게 다시 만들어 놓으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찾는 장소가 되었다. 주말엔 격주로 바로 앞 광장에서 프리마켓까지 열려 이젠 정말 과거의 명성을 되찾은 것 같은 모습이다.

ⓒ시민기자 이정식

낮이면 한 여름 모양 뜨거운 지는 오후, 우리는 이곳에 앉아 편안한 마음으로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해 먹었다. 리모델링을 하고 운영자를 선정하여 진행하는 과정까지 일반 영업장소가 아닌 공동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공공성이 추가된 카페가 되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세금이 투입된 시설이라면 우리 모두가 주인인 셈이고, 포천을 잘 알릴 수 있는 좋은 랜드마크 같은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해 본다. 사실 요즘 카페는 어디 가나 무척 많지만 38정 카페처럼 주변 풍광이 좋은 곳도 흔치 않을 것이다.

ⓒ시민기자 이정식

시원하게 흐르는 영평천을 바로 앞에 두고, 지나가는 차들을 무심히 바라보면서 커피 삼매경에 빠지는 즐거운 경험은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백미 같은 매력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가 아니다 보니 오히려 손님들을 더 편하게 대할 수 있고, 손님들 역시 내가 주인이라는 마음으로 찾아오는 주변 주민들이 많아 서로 상생하는 좋은 본보기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아무리 좋은 자가용을 타고 간다 해도 이렇게 뷰가 좋은 카페가 있다면 잠시 멈추고 차 한 잔 들지 않겠는가? 38정 카페가 그렇게 포천을 상징하는 좋은 장소로 널리 알려지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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