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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색다르게 보내는 방법 – 송년 산행
한북정맥 산줄기 타기(광덕고개~백운산~도마치봉~신로령)

연말을 색다르게 보내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한북정맥으로 간다. 한북정맥은 한강 북쪽의 산줄기를 뜻하는 말인데 포천시에서는 오른쪽 경계 능선을 이루며 길게 이어진다. 즉 광덕산에서 국망봉~강씨봉~운악산~수원산~축석령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 긴 능선 중에서 오늘은 광덕고개~백운산~도마치봉~신로령~국망봉 자연휴양림까지 14km 구간이다.

오전 9시 40분에 광덕고개에 도착한다. 경기도 포천시와 강원도 화천군의 경계를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고 정상휴게소 부근은 약초와 약재를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손님을 기다린다. 쌀쌀한 날씨 탓에 손님은 뜸하고 우리는 남쪽 백운산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한북정맥 지도

능선에 올라서니 곳곳에 군인들이 파놓은 참호가 있고 능선 주변에는 졸참나무와 낙엽송이 좌우로 늘어서 있다. 산길은 완만하나 차가운 북서풍이 불어와서 춥다. 그런데도 겨울에 눈이 쌓여 있으면 능선길이 아름다워 가족 단위의 산행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백운산 능선에는 유난히 물푸레나무가 많다. 희끗희끗한 무늬를 가진 물푸레나무는 물을 푸르게 하는 나무라는 뜻에서 이름이 유래한다. 옛날 서당의 훈장은 물푸레나무나 싸리나무 회초리로 아이들의 게으름을 다스렸는데 그래서인지 과거에 급제한 선비들은 고장에 돌아와서 먼저 물푸레나무에 큰절을 했다고 한다. 회초리가 무서워서 열심히 공부했을 테니까.

광덕고개에서 1시간 20분을 걸어서 도착한 곳은 백운산 정상(903m)이다. 백운이라는 이름은 중암 김평묵과 면암 최익현 선생에게서 기인한다. 중암과 면암은 이 산 아래의 계곡을 매우 사랑하여 일 년에 한 번씩 모여 맑은 물에 발을 담그고 탁족 놀이를 즐겼는데 이때는 하늘도 맑게 개고 흰 구름이 계곡을 따라 오르며 고개를 넘어간다 하여 백운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백운산 정상ⓒ시민기자 서상경

백운산에서 잠시 휴식한 후 다시 산길을 이어간다. 40분을 지나니 도마치봉(955m)에 오른다. 도마치라는 산 이름의 유래는 옛날 태봉국의 궁예가 명성산 전투에서 왕건과 싸우다 패하여 도망할 때 이 산 부근을 지나게 되었는데 산길이 너무 험하여 모두 말에서 내려 걸어서 넘었다 하여 부르게 되었다.

정상 헬기장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흑룡산 줄기가 되고 곧장 가면 한북정맥 능선이다. 잠시 후에 오늘 한북정맥 능선에서는 유일한 샘터를 만나게 되지만 겨울이라 물은 말라 옆에는 빈 바가지만 뒹굴고 있다.

도마봉(896m)에 도착한다. 포천과 화천, 가평의 경계선이 삼각형을 이룬 봉우리다. 이곳에서는 사방이 잘 조망된다. 백운산과 도마치봉이 어느새 저만치 멀어졌고 가평의 화악산으로 가는 산길도 뚜렷이 관찰된다. 남쪽으로는 국망봉이 한층 가까이 다가와 있는 모습도 선명하다.


▲국망봉으로 가는 능선ⓒ시민기자 서상경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능선 산행의 극치를 이곳에서 맛본다. 쌀쌀하고 춥게만 느껴지던 북서풍은 몸에 열기가 생기면서 적응이 되었고 방화선을 따라 이어지는 산길의 조망은 시원하다.

조선 중기의 학자 김일손은 두류 기행록의 첫머리에서 “선비가 태어나 박이나 외처럼 한 지방에 사는 것도 운명이라면 운명이다. 천하를 두루 구경하고 그 구경 때 자기가 지은 시문들을 쌓아놓지 못할진대 제 고장의 산천쯤은 마땅히 둘러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

포천의 산길이 이렇게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거닐어볼 기회가 많지 않았음에 오늘은 그 원을 풀어보는가 싶다. 내리쬐는 햇살에 반짝반짝 빛나는 억새와 겨울을 준비하는 단풍나무의 마지막 한 잎까지 이 능선에서는 소중한 추억이다.


▲아름다운 산하ⓒ시민기자 서상경

산행을 시작한 지 4시간이 지나자 신로령에 도착한다. 국망봉과 장암저수지로 하산하는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장암저수지 방향으로 하산길로 접어들기로 했다. 계곡길로 내려서는 순간 오른쪽에는 신로봉의 거대한 암벽이 어느 부자댁의 병풍을 보는 듯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리고 국망봉의 깊은 계곡은 원시림을 방불케 할 정도로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신로령에서 국망봉 자연휴양림과 장암저수지까지는 2.7km 거리. 천천히 내려가니 1시간이 소요되는 거리다. 장암저수지에서 이동면 소재지까지는 다시 30분이 더 걸리는 거리. 한 해를 보내는 송년 산행지로 아주 매력적인 곳이다.

시민기자 서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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