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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우/젖소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람보목장’ 방문기
2022-03-02 조회수 : 2779

시민기자 변영숙

 

2월 말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게 추운 날씨가 극성을 부리던 날 포천 영중면에 위치한 ‘람보목장’을 찾았다.

ⓒ시민기자 변영숙

마을 입구에서 휘날리고 있는 ‘영중농협이사 당선’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예감상 지금 찾아가는 람보목장의 주인이 이 축하 현수막의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촉‘이 진하게 전해져 왔다.

드디어 목장에 도착. ‘람보 목장‘이라고 새겨진 커다란 화강암이 세워져 있고 그 옆으로 텃밭과 별장처럼 보이는 예쁘장한 건물이 한 채 서 있다. 그 옆으로 사무실로 보이는 건물이 보였다. 예상했던 것과는 좀 다른 모습에 적지 않게 당혹감이 스쳤다. 소똥 냄새가 나고 건초 먼지가 풀풀 거리고, 쉴 새 없이 소들의 ‘음메‘하는 울음소리가 들릴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이다.

 

[포천시, 축산농업의 강자]

글을 시작하기 전에 ‘경기도 한우/젖소 경진대회’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한다.

‘한우/젖소 경진대회’는 해마다 전국 광역·기초지자체 단위에서 개최되고 있는 대회로, 최고의 한우와 젖소를 선발하며 축산업과 가축개량 발전에 기여해 온 전통 있는 행사이다. 코로나19로 인해 2년째 대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가 지난해 여름 경기도에서 전국 최초로 비대면 방식의 ‘한우/젖소 경진대회’를 개최됐다. 3년 만에 열린 한우/젖소 경진대회에서 포천시 소재 축산농가가 한우 2개 부문, 젖소 3개 부문에서 수상함으로써 포천시가 축산농업의 강자임을 증명했다.

한우 미경산 부문 최우수상 조안농장 임남욱, 한우 번식 1부 장려상 영수농장 조영수, 젖소 1부 우수상 덕흥농장 박매훈, 젖소 5부 우수상 람보목장 김상수, 젖소 6부 최우수상 및 그랜드 챔피언 리홀스타인 농장 이재홍 씨가 영광의 주인공들이다.

 

[람보목장, 젖소 5부 우수상 수상]

젖소 5부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람보 목장 김상수 대표는 벌써 32년째 목장을 경영하고 있는 축산의 베테랑이다. 젖소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축하 인사를 전하자 ‘처음 받는 것도 아닌데...’라면서 덤덤해할 정도로 다양한 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다.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람보목장 김상수대표ⓒ시민기자 변영숙

람보목장은 3천여 평의 부지에 140여 마리의 젖소를 키우는 어엿한 중견 목장이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기에는 숱하고 많은 어려움과 고비를 넘어야 했다고 한다. 포천에서 태어나 제도권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김대표는 젊은 시절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여러 가지 일을 했다.

그러다 운명처럼 시작한 일이 목장이었다. 1995년 즈음 한우와 젖소 사업이 한창 ‘붐’을 이룰 때 김 대표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여기저기서 빚을 얻어 여섯 마리의 젖소를 사들였다. 그 후 30년 세월을 잠시도 쉴 틈 없이 목장일에 묻혀 살았다고 한다.

ⓒ시민기자 변영숙

“지금이야 다 기계화가 되어서 좀 편하지만 옛날에는 일일이 다 손으로 했어요. 건초도 직접 만들어야 했고. 말도 마세요. 몸이 너무 힘들어요.”

축산업이 기계화/자동화로 인해 지금은 어느 정도 노동에서 자유로워졌지만 힘들기는 마찬가지란다. 김대표의 하루 일과는 새벽 5시부터 시작된다. 그 시간이면 어김없이 농장에 나와 우유 짤 준비를 한다. 착유기를 이용해 우유를 짜긴 하지만 일일이 ‘밑준비’를 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시민기자 변영숙

오전 10시, 오후 5시 하루에 두 번 착유를 하는데 우유를 짜고 이것저것 목장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해가 다 간단다.

 

['좋은 소'는 정자가 좋아야 한다]

젖소 경진대회에서 여러 번 수상을 한 비결과 ‘좋은 소’를 키우는 비결을 묻자 김대표는 거침없이 ‘양질의 정자, 청결한 환경 유지, 좋은 조사료(건초와 사료)’를 꼽았다.

▲건초도 외국에서 수입해 온다ⓒ시민기자 변영숙

그런데 좋은 정자는 외국에서 다 사들여 오는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만큼 로열티가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종축개량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고. 건사료 역시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소 한 마리 키우는데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이 들어간다고 한다.


[람보 목장 한 바퀴]

람보목장은 놀랄 정도로 깨끗했는데 바닥에 건초 하나 떨어져 있지 않고 소똥 냄새도 없었다.

ⓒ시민기자 변영숙

축사별로 소들의 연령이 다른데 생각보다 세심하게 분류해 놓고 있어 놀랐다. 곧 새끼를 낳을 소, 새끼를 낳은 지 얼마 안 된 요양이 필요한 소, 금방 태어난 소 등 소들의 특징과 상태를 파악하고 기억하는 데만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듯싶었다. 개중에는 옷을 입은 소도 보였는데,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소들이 머무는 침상에는 보일러까지 설치했다.

▲새끼소가 머무는 곳에 보일러까지 설치해 준 람보목장ⓒ시민기자 변영숙

우유를 짜는 착유장이 따로 있고, 먹이는 TMR이라는 사료와 풀을 연령별 배합률에 따라 일종의 ‘맞춤 식단’을 제공한다. 식단은 모두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받아 제공된다고 한다. 목장에서 짠 우유는 모두 국내 굴지의 우유 회사에 공급되는데, 람보목장은 전량 서울우유에 공급한다.

“파주에 서울우유 공장을 새로 짓는데 서울우유 홍보영상물에 등장하는 목장이 우리 목장이에요.”라며 배시시 웃는다.

대략 목장을 둘러보았을 뿐인데도 시설 투자에 상당한 자본이 투자된 듯 보였다. ‘요즘은 과거처럼 소 대여섯 마리로 목장을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같다고 하자 요즘은 최소 몇 억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자본과 과학, 기술 그리고 사람의 정성이 깃든 우리나라 축산업의 미래가 밝아 보이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고 한다.

더 듣고 싶은 얘기가 많았지만 자꾸 축사 쪽으로 눈을 돌리는 김대표의 시간을 뺏는 것이 미안해 서둘러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김대표는 얼마 전에 소를 몰다 미끄러져 어깨를 다쳐 수술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정작 그는 수술이 아니라 당분간 일을 못 하게 된 것이 더 걱정이다. ‘좋은 소’, ‘좋은 목장’은 기계화와 좋은 시설이 만드는 것이 아니고 정성과 노력이 만드는 것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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