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가 사는 소흘읍에서도 주민자치위원을 공모한다는 현수막들이 내 걸리더니 지난 13일 25명의 제3기 주민자치위원들의 위촉이 있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래 많은 분들이 주민자치위원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런 행사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 지인이 주민자치위원회가 뭐하는 곳인지 아느냐고 제게 물었을 때도 잘 모른다고 답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래서 알아봤더니 주민자치위원회는 정말 지방자치의 꽃이고, 우리 시민들도 주민자치위원회의 역할이나 기능에 대하여 알고 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 1999년 시범적으로 시행된 이래 지금은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읍면동의 행정기능을 폐지하고 주민복지센터로 전환하는 것이 추진되었으나, 당장 읍면동의 기능을 폐지한다는 것은 주민의 불편을 초래하고 행정서비스의 공백이 우려되어 행정기능을 점차적으로 줄이는 대신 읍면동의 자치활동을 주된 기능으로 하는 주민자치센터를 설치ㆍ운영토록 한 것입니다.

주민자치위원회의 법적근거는 지방자치법 「제8조 및 동법 시행령 제8조」에 있으며 주민편의 및 복리증진을 도모하고 주민자치기능을 강화하여 지역공동체형성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법적근거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인 근거와 장치들은 미흡한 것이 현실입니다. 대부분의 주민자치센터는 주로 시설과 공간적인 면에서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각 지자체에서 마련해준 시설과 공간이 주민자치센터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객관적인 주민편의 위주라기보다는 행정기관화 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그리고 처음 도입시기부터 지속적으로 나오는 이야기인데 사전준비가 철저하지 못했기 때문에 운영방향이 각 지자체의 특성과 주민의 필요보다는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 문제로 나오고 있습니다.

주민자치센터의 운영프로그램들은 오락과 취미 등의 비교적 개인적인 여가 프로그램들이 많은데 이는 주민자치박람회의 우수 프로그램들 역시 2~3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그런 방향에 편중되어 있는 모습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주민자치센터는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프로그램과 시설의 개발이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하여 주민들과의 소통이 과거 반상회처럼 상시적으로 특별한 시간과 격식 없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는 현재 행정의 말단기관인 통, 이장이 하는 역할과 어느 정도는 상충되는 부분으로 앞으로 주민자치센터가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하여 반드시 적절한 대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주민자치위원회는 헬스장 같은 지역의 공공이용시설을 주관하여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끔 다른 지자체에서 이 시설의 운영과정에서 불미스러운 횡령과 배임 등의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주민자치위원회를 감시 혹은 감사하는 기관이 없는 현실에서 이러한 일들은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시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좌)화현면 주민자치위원회 불우이웃돕기 (우)군내면 주민자치위원회 환경정화활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성공적으로 잘 이루어진다고 평가받는 제주도의 경우 주민자치위원회의 심의 기능이 강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앞으로 주민자치위원회가 행정기관의 업무 심의 또는 인허가 관련 심의 기관으로 성장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본연의 의의와 더욱 잘 부합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허가와 관련된 불협화음이 나오는 것은 사전에 해당 지역의 주민들의 필요와 어려움 등을 간과한데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들을 지역과 밀착되어 있는 주민자치위원회가 사전에 막아주는 역할자로의 중요성이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한정된 지면에서 주민자치위원회의 일들을 모두 열거하여 논하기는 어렵지만, 시민들이 보다 더 많은 내용들을 알게 되어 진정한 지역의 주인으로서 주민자치위원회를 활용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주민자치위원회를 잘 활용하고 발전시킨다면 우리 포천도 지방자치의 제대로 된 혜택을 더 많이 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민기자 이정식(jefflee200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