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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엔 유명한 순댓국집이 유난히 많다.
2022-09-26 조회수 : 1915

시민기자 이정식

 

포천에는 순댓국집이 참 많다. 오래전부터 그랬다. 지금은 사라진 포천의 재래시장 안에 순댓국 집들이 여럿 있었는데, 기억을 더듬어 보면 당시 포천의 재래시장 안쪽에 만두와 순댓국을 팔던 집들이 많았고, 장사도 제법 잘 되는 편이었다. 구절초로가 생기면서 재래시장이 없어지고, 시장 안에서 순댓국을 팔던 집들 역시 자연스럽게 다른 곳으로 옮겨 영업하게 되었다.

그것이 지금의 포천 시내에 순댓국집들 많은 이유가 아닌가 한다. 당시의 순댓국 맛을 기억하고 찾는 사람들은 있어 지금도 포천 시내의 순댓국집들은 장사가 잘 된다. 그런 것을 보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사람의 입맛은 큰 차이가 없는 모양이다.

생각해 보면 순댓국은 번듯하고 큰 건물 안에서 갈비처럼 간판을 걸고 파는 음식이라기보다 시장통에서 누구나 어깨를 맞대고 지나다니던 번잡한 길목에 자리 잡은 아주 편한 서민들의 국밥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도 돼지의 부속 고기는 가격이 쌌기 때문에 순댓국은 가벼운 호주머니의 서민들 사정을 잘 이해해 주는 고마운 음식이었다.

대학 시절 순댓국집은 집처럼 편안한 술집이기도 했다. 그렇지 않아도 가격이 헐한 음식인데, 주인아주머니는 우리가 국물 좀 더 달라 하면 국물과 함께 부속 고기를 듬뿍 함께 더 주시곤 했다. 그 마음 씀이 어찌나 고맙고, 또한 미안하던지 우린 쓴 소주를 주문하는 것으로 보답하곤 했다. 그런 편안하고 푸근한 포천의 순댓국집을 찾아보자.

 

■ 포천동 미성 순댓국

ⓒ시민기자 이정식

포천동 시내 한복판에 포천 재래시장 때부터 장사했던 미성 순댓국이 있다. 이 집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과거 포천의 재래 장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다. 미성 순댓국은 시장의 가장 안쪽에 있던 집으로 기억한다. 지금도 점심시간이면 순댓국 맛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이 집 특징은 부산의 돼지국밥처럼 순댓국을 토렴해 준다는 것이다. 밥을 넣고 끓여서 손님에게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뜨거운 육수에 밥알을 넣고 토렴하여 손님에게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 집 순댓국은 아주 펄펄 끓는 다른 집의 순댓국보다 약간 온도가 낮은 느낌이다. 그리고 훨씬 자연스러운 맛이다. 국물이며 튼실한 건더기까지 정말 군더더기가 없는 집이다.

 

■ 포천동 운천 식당(이지비 그지비야)

ⓒ시민기자 이정식

미성 순댓국처럼 이 집 역시 재래시장 안에 있던 집이다. 하지만 국물이나 분위기는 미성 순댓국과 사뭇 다르다. 미성 순댓국이 가볍고, 소프트한 느낌이라면 이 집은 묵직하고, 진득한 편이라 하겠다. 들깨를 다량 넣은 육수는 선지해장국을 먹는 것처럼 묵직하다. 그 무게감, 바디감이 충만하기 때문에 처음 이 집을 찾은 사람은 좀 놀라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꾸 가다 보면 순댓국 고유의 진한 국물의 여운이 입안에 많이 남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부분 순댓국집은 국물에 술 한잔하는 손님들이 있는데 이 집이라면 반주 스타일 좋아하는 사람에겐 특화된 곳이라 하겠다.

 

■ 소흘읍 무봉리 순댓국

ⓒ시민기자 이정식

소흘읍 이동교리에는 전국적인 체인점으로 유명한 순댓국집이 있다. 이름하여 무봉리 순댓국이다. 전국적으로 꽤 많은 지점을 가진 무봉리 순댓국집의 본점이다. 말 그대로 무봉리 방식의 순댓국을 표방하는 곳이다. 순댓국 체인점 중에 가장 크다는 신의주 순댓국처럼 이 집 역시 전국구이다. 무봉리 순댓국의 특징은 아주 맑고, 깔끔한 국물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순댓국을 싫어하는 아이들이나 여성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아주 담백한 국물을 자랑한다. 물론 이런 장점은 오리지널 순댓국의 꼬릿한 맛을 좋아하는 아재들에겐 단점이 될 수 있긴 하다. 이런 깔끔한 국물 맛 때문에 요즘도 점심이면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다.

 

■ 선단동 장수촌 순댓국

ⓒ시민기자 이정식

43번 국도변 선단동에 있는 노포 중 하나다. 장수촌 순댓국은 저잣거리의 순댓국 원형을 거의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식당 안에 들어서면 순댓국 특유의 꼬릿한 냄새가 나고, 그 냄새가 식욕을 마구 자극한다. 비교적 맑고, 진한 국물이 일품으로 들깨를 섞어 먹으면 맛이 배가 된다. 워낙 부속 고기가 많이 들어있어 굳이 밥을 말지 않아도 배가 부를 정도다. 점심시간이 국도변의 식당답게 주차하려는 차들로 복잡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 영북면 양문토속순댓국

ⓒ시민기자 이정식

운천 시내에 있는 이 집은 특이하게 영북에 있지만 이름이 양문순댓국이다. 일단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역시 세월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한자리에서 오랜 시간 영업을 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어느 정도 실력과 성실, 영업적인 내공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김치나 깍두기가 나오는 것은 여느 집들과 다를 바 없지만, 생 마늘을 여러 개 까서 내주는 센스는 이집 만의 특징인 것 같다. 순댓국 먹을 때 마늘을 많이 먹는 나 같은 사람은 이런 배려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이 국물은 무척 담백하고, 고소하다. 정말 설렁탕이나 곰탕 국물 저리 가라 할 정도의 깊은 맛이다.

 

■ 어룡동 돌솥순댓국

ⓒ시민기자 이정식

어룡동 국도변에 있는 어쩌면 순댓국으로 포천에서 가장 장사가 잘 되는 곳이 여기가 아닌가 한다. 규모가 꽤 큰 순댓국집인데 점심시간이면 빈자리가 거의 없다. 여기는 그냥 공깃밥도 있지만 돌솥밥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뜨끈한 순댓국 국물에 갓 지은 돌솥밥을 먹는 맛이 쏠쏠하다. 진한 국물은 마치 순댓국 국물에 뭔가 다른 비법을 넣은 것처럼 묘한 감칠맛이 돈다. 특히 남자 손님이 많은데 그만큼 여기서 한 그릇 먹으면 속이 든든하고, 아재들 입에 착 붙는 순댓국이다. 마치 잘 고아 내준 곰탕을 먹는 기분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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