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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포천 사과가 대세입니다.
2021-08-31 조회수 : 3338
시민기자 변영숙

ⓒ시민기자 변영숙

포천 교동가마소 가는 중에 창수면을 지나니 도로변에 사과 판매장이 눈에 띄었다. 지난겨울 이곳을 지날 때에도 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그냥 지나쳤다. 사과 수확철이 아니어서 의례 저장사과를 파는 것이겠거니 하고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시민기자 변영숙

이번에도 무심코 지나칠 뻔했다. 그런데 계절도 계절이고 차량 여러 대가 멈춰 서 있는 것을 보니 호기심이 생겼다. 다시 차를 세우고 판매장으로 향했다. '골드 사과'라는 큼지막한 간판과 함께 '사과 정품 못난이 판매합니다. 수제 즙 판매합니다'와 같은 선전 문구를 새긴 현수막도 여럿 걸려 있었다. 판매장 내부에서는 상자를 잔뜩 쌓아놓고 택배 발송 준비가 한창이었다. 

‘햇사과 30개에 3만 원’이라고 쓴 손글씨 가격표가 눈에 들어왔다. 진열대 위에는 봉지에 담긴 사과들이 올려져 있었다. 투명 봉지를 살짝 젖히니 선명한 붉은 빛깔의 사과들이 어찌나 예쁘고 먹음직스러워 보이던지. ‘벌써 햇사과가 나올 때인가’ 아무래도 석연치 않았다. 내 상식으로는 10월이나 되어야 사과가 나온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민기자 변영숙

품종은 '홍로'라고 적혀 있었다. 처음 들어보는 품종이었다. 하긴 내가 아는 사과 품종이라야 홍옥과 부사가 전부이니 처음 들어보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주인에게 맛을 볼 수 있느냐고 물으니 코로나 때문에 시식은 안 된다고 하면서도 사과 하나를 슬쩍 건네면서 맛을 보라고 한다. 이런 넉넉한 인심이 참 좋다.

ⓒ시민기자 변영숙

사과를 쓱쓱 옷에 문질러 닦고 나서 한 입 베물어 먹으니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사실 약간 퍼석퍼석 한 맛일 거라고 짐작했었는데 식감도 아삭하고 달콤새콤 한 과즙이 입안에 확 퍼지는 것이 단박에 내 입맛을 사로잡았다. 신 것을 거의 먹지 못하는 나도 맘껏 베물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신맛도 없이 달콤했다.

ⓒ시민기자 변영숙

“어떻게 사과가 벌써 나오나요?” 물었더니 “그게 우리 비결이죠.”라며 주인이 너스레를 떤다. "사과도 온실에서 키우나요?" 하고 물으니 대답을 안 해 준다. 이런 멍청한 질문을 할 정도로 내 감으로는 이른 햇사과였다.

'혹시 과수원 구경을 할 수 있느냐, 창수면에는 사과 농원이 많으냐, 몇 가구나 되느냐, 홍로 다음에는 어떤 품종의 사과가 나오냐, 다른 농원은 없느냐, 어째서 골드 마을 밖에는 없느냐, 골드 사과는 포천 사과의 전체 브랜드냐, 농장마다 브랜드가 다 다르냐' 등 질문을 쏟아냈더니 그렇게 궁금한 것이 많으면 이장댁에 가서 물어보라고 한다. 다 대답해 줄 거라면서. 한창 바쁜 분들한테 생각 없이 너무 많은 질문을 해댄 듯하여 머쓱해졌다.

ⓒ시민기자 변영숙

폭풍 질문을 통해 알아낸 것은 겨우 알아낸 사실은 '골드 마을'은 자체 브랜드이며, 17년째 사과농사를 짓고 있다는 정도였다. 그리고 사과 과수원 대신 판매장 옆에 있는 대추밭 구경을 시켜 주었다. 가지마다 대추알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농사를 잘 지으실까.' 그저 감탄스럽기만 했다.


정품은 상자에 못난이는 비닐 봉지에

ⓒ시민기자 변영숙

가만 보니 상품가치가 높은 A급 사과는 상자에 잘 담아서 판매를 하고, 조금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못난이들'은 봉지에 담아 판매하고 있었다. 같은 사과냐고 물으니 크기만 다를 뿐 품종도 맛도 다 똑같다고 한다.

“저 이거 한 봉지 주세요.” 못난이 사과 보따리를 사 들고 나오는데 어머니와 형제들에게도 선물하고픈 마음이 생겼다. A급 사과 2 박스를 추가로 구매했다. 확실히 A급 사과가 알도 굵고 더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시민기자 변영숙

포천지역이 새로운 사과 산지로 부상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포천 사과를 먹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동안 우리나라 유명 사과 산지인 충주, 단양, 영주 등 전통적인 사과 산지에서 생산되는 사과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오는 길에 명함도 챙겨왔다. 올가을에는 영주 사과 대신 포천 사과를 주로 먹을 것 같다. 식구들도 모두 "포천에서 사과가 난다고? 맛있네~"한다. 우연히 길에서 만난 '포천 사과' 정말 새로운 발견이다. 알아보니 창수면 외에도 영중면, 일동면, 이동면 등에도 다수의 포천사과 재배 농가가 있다고 한다. 아마 올가을 우리 집 사과는 포천사과가 평정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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