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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하지만 건강하고 맛있는 홍합이야기
2016-01-24 조회수 : 4113

오늘 우연히 집 근처의 식당에 들렀다가 평소 즐겨먹고 맛있어 하던 홍합이 '섭'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생각엔 조개류 중에서 어쩌면 가장 저렴하고 서민적인 것이 홍합이 아닌가 한다. 같은 조개류지만 1kg에 십 수만 원을 호가하는 전복에 비하면 홍합은 1만원이면 충분히 살 수 있다. 지금처럼 엄청 추운 겨울에 만나는 홍합은 반갑고 든든한 옛 친구 같은 존재이다.

나는 대학시절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홍합을 자주 먹곤 했다. 포장마차 주인들은 밖으로 커다란 들통을 불 위에 올려놓고 산처럼 그득하게 쌓인 홍합을 김이 모락모락 나게 삶아 대곤 했다. 그 냄새가 거의 십리는 가는 것 같았다. 멀리서도 냄새를 맡으면 없던 술 욕심이 살아나 친구들의 손을 잡아 끌곤 했다. 당시에 천 원이면 큰 사발에 살이 토실토실 오른 홍합을 호사스럽게 먹을 수 있었다. 친구들과 뭐였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진지한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술 한 잔과 맛난 홍합에 그렇게 심취했었다.


홍합은 저렴한 가격에 비해 몸에 좋은 성분도 무척 많은 고마운 녀석이다. 칼슘과 인, 철분이 다량 들어 있는 홍합은 지금 같은 겨울철 건강을 유지하기에 딱 좋은 요리 재료이다. 해장이나 술안주로 좋다는 타우린 성분도 많이 있어 전 국민의 저렴한 안주로, 미역국이나 다양한 해물요리에 허한 기운을 북돋우는 재료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가장 서민적이면서 영양은 듬뿍 들어 있는 국민음식이라고 해야겠다.


요즘처럼 추운 날 홍합은 간단하게 탕으로 즐길 수 있다. 방법은 무척 간단하다. 홍합을 흐르는 물로 깨끗하게 닦는다. 너무 빡빡 닦으면 홍합 특유의 맛이 떨어질 수 있으니 적당히 씻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조개류는 껍질에서도 맛이 나기 때문에 너무 세게 닦으면 안 된다. 홍합탕의 맛을 내는 주재료가 바로 홍합껍질이기 때문이다. 손질한 홍합을 넓은 냄비에 담고 물을 좀 덜 넣었다 싶을 정도로 자작하게 담는다. 이래야 홍합의 진한 국물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 파를 넣거나 마늘, 고추를 넣기도 하는데 나는 그냥 아무것도 넣지 않고 뚜껑을 덮어 놓는다.


얼마의 시간이 흐르면 홍합에서 나오는 거품과 수증기로 뚜껑이 날아갈 정도로 들썩거리게 된다. 그 때 뚜껑을 열어 놓고 불의 세기를 아주 작게 줄인다. 그렇게 5분 정도 더 삶는다. 홍합탕 요리는 이거면 끝이다. 정말 쉽고 간단하다. 하지만 그 맛은 정말 놀랍다. 싱싱한 홍합은 국물이 푸른빛이 도는데 자연이 주는 그 맛은 어느 조미료도 흉내 내기 어려운 그 이상을 보여준다. 홍합을 다 먹은 뒤엔 칼국수나 미역을 넣어 먹을 수도 있다. 참 서민적이고 익숙한 홍합 한 봉지면 온 식구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 거기에 한 잔 할 수도 있는 좋은 기회도 제공한다. 추운 겨울을 달래주는 고마운 음식, 홍합으로 건강한 겨울을 보냈으면 한다.

시민기자 이정식(jefflee20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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