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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만의 봄날을 기다리며~
2016-03-17 조회수 : 4664

작년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리며 타오를 즈음. 남편이 선택한 두 번째 파병의 길! 어렵게 내린 결정에 출발은 녹록치 않았다. 갑작스런 메르스의 발병으로 가족들의 환송도 받지 못한 채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역만리 남수단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떠난 지가 벌써 언 8개월이 흘렀다.

▲2015년 6월 남수단 재견지원단 환송식ⓒ시민기자 함영미 
*관련기사 : 진짜 사나이가 품은 열정의 그 길. http://news.pcs21.net/aview.php?aid=12365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도 돌아간다.’군복무를 마친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었을 법한 이 말이 불현 듯 떠오른다. 출국할 때는 길게만 느껴지던 8개월이라는 기간이 어느새 훌쩍 흘러 드디어 우리 세 가족이 완전체가 되는 진정한 우리들만의 봄날이 도래하였으니 말이다.

그 무엇보다 지금 난 이 다섯 글자를 가장 절실히 되뇌게 된다. “감.사.합.니.다!” 여기서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 50도를 웃도는 무서운 기온. 게다가 모든 것이 낯설고 열악한 환경에서 물갈이로 고생한 남편이 우리가 걱정할까봐 말도 하지 않고 혼자서 어두운 막사에 누워 병마를 이겨냈다는 말을 전해 가슴이 찢어지듯 아팠다. 그런 아픔도 본인의 한 가지 목표만을 생각하며 잘 견디어 주어 이렇게 무사히 임무 수행을 마치고 우리 품으로 돌아와 준 진짜 사나이 내 남자가 있음에 한없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2016년 3월 16일 오후 2시. 환영식 다과를 마친 후 가족들은 기쁨 마음을 안고 진짜 사나이들을 만나러 신고식 행사 준비가 진행 중인 연병장으로 부대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두근두근~~콩닥콩닥~~♬’ 부대 내 힘차게 휘날리는 태극기만 봐도 코끝이 찡하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우리 모녀는 밤잠까지 설치며 서둘러 특전 사령부로 향했더니 가족 중 제일 먼저 도착했다. 한참을 기다렸지만 아이는 아빠를, 나는 내 남자를 만난다는 기쁨에 그 기다림마저도 행복했다.

ⓒ시민기자 함영미

연병장에 들어서자마자 늠름한 사나이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가슴이 벅찼다. 저 어딘가에 서 있을 내 남자를 생각하니. 만나기도 전에 눈시울이 붉어져온다. 우렁찬 구령과 함성에 역시 대한의 사나이들답게 멋졌다.
버스에서 내려 단상으로 가는 내내 내 눈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씩씩한 모습으로 가족들을 바라보는 그 속에서 내 남자를 찾아내겠다는 신념으로 말이다. 역시 한 눈에 들어왔다. 내 남자도 우리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나보다. 나의 손짓에 단번에 손을 들어 답례를 해준다. 먼발치에서나마 짧은 손 인사를 주고받은 후 행사는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이런 깜짝 선물이 있을 줄이야!’ 생각지도 못한 남편의 표창장에 우리는 더없이 기쁘고 자랑스러웠다. 자신의 두 번째 도전에서 이런 멋진 결과물을 만드는 동안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그런 내 남자가 존경스러웠다.

한편으론 마음이 아팠다. 3일 동안 비포장도로를 차를 타고, 비행기를 두 번이나 환승하며 힘들게 고국 땅을 밟았건만 이런 형식적인 신고식을 위해 저렇게 힘들게 몇 시간을 세워놓다니! 아니나 다를까 지켜보던 가족들의 원성이 들려왔다. 진정으로 고생한 대한의 아들들을 환영해 주는 배려가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시민기자 함영미

드디어 가족 상봉의 시간. 우리는 한달음에 아빠에게로 돌진했다. 딸아이는 기어코 꾹꾹 누르고 있던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서로의 눈빛으로 서로의 마음을 나누었다. 이것이 가족의 힘이지 싶다. 뜨거운 포옹과 빠질 수 없는 가족사진을 찍은 후 우리가 준비한 상장을 아빠께 수여하며 마지막을 장식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듯 그 어떤 시간 보다 값진 경험을 통해 우리 가족도 더 단단히 이어져 한층 더 성숙한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

특별 휴가 기간 동안엔 8개월간 우리 가족의 못 다한 이야기도 나누고, 멋지고 찬란한 우리들만의 봄날을 만들어 보리라.

ⓒ시민기자 함영미


ⓒ시민기자 함영미 
 
시민기자 함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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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된 의견글 2
  • 올리브 2016-03-21 삭제
    남의 일인데도 가슴이 뭉클하고 코끝이 찡해오면서 눈시울이~~~ 상상도 안가는 무더위 속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렇다고 다 팽겨치고 올 수도 없는 이국 당에서 장하십니다.대단하네요.함쌤 낭군님 !!!
  • 이승희 2016-03-20 삭제
    정범진 멋지다!~~장하다!~~우리 조카님 수고 많았네~~잘 다녀오길 멀리서 기도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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