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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꿈!
2016-04-11 조회수 : 5575

나 어릴 적 꿈은 선생님.

가르치는 것을 무척 좋아해서 초등 시절 하교 후에는 친구들을 모아 집에서 선생님 놀이를 하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렇게 꿈을 키우던 나는 교직을 이수하고 잠시 외딴길로 돌아왔지만, 뒤늦게나마 꿈꾸던 일을 찾아 지금 이 자리에 행복하게 서 있다. 꿈이 있다면 언젠가는 기회를 잡는 법. 오롯이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일을 할 때의 기쁨. 그것이야말로 나를 춤추게 하는 진정한 꿈이 아닐까?


요즘 아이들의 꿈

요즘 아이들의 꿈은 우리 때와는 사뭇 다르게 참으로 다양하다. 흔히들 선호하는 평범한 직업군에서부터 멋진 사람, 잘 생긴 사람. 훌륭한 사람 등 출중한 외모나 성품을 갖고 싶은 게 꿈이라 말하는 아이들, 화려한 무대에서 끼를 발산하고 싶다며 연예인을 꿈꾸는 아이들.
누구나 되고 싶고,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것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노력과 열정을 쏟아야 하는 것도 잘 알 것이다. 우린 자식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막연한 꿈이 아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목표 말이다. 나 역시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인 딸아이에게 말하곤 한다. 어릴 적 입버릇처럼 말하던 네 꿈을 이젠 좀 더 구체적이고 계획적으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그래서였을까?

어느 날 밤, 오랜만에 지인들과 영화를 보고 늦게 퇴근한 나에게 조심스레 대화를 요청한다. 무릇 평소와 달리 진지한 모습에 내심 친구와의 관계에 무슨 고민거리가 있는 걸까 싶어 먹구름이 엄습했다. 그러나 딸아이의 고민은 친구 관계가 아닌 자신의 꿈에 대한 엄마의 반응이었다. 친구들과 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신의 꿈은 가수인데, 엄마가 실망할까 봐 엄마가 원하는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울면서 토로한다.

“엄마, 엄마는 왜 가수가 되고 싶은 내 꿈을 지지해주지 않아? 난 가수가 제일 하고 싶어. 엄마 말대로 내 적성에 맞는 선생님도 아나운서도 하고 싶지만 그중에서 가장 하고 싶은 건 가수야.”

 

‘아뿔싸! 그랬구나.’

엄마인 내 잣대로 아직은 어린 딸이 가수가 되고 싶다는 말을 뜬구름 잡는 것으로 여겨 건성으로 대했던 것이 딸에게 상처가 되었나 보다. 그 순간 망치로 머리를 맞은 기분이었다. 딸아이의 마음을 깊게 헤아려주지 않았던 미안함에. 왠지 형언할 수 없는 묘한 감정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치솟아 만감이 교차했다. 고마움, 기특함, 미안함, 뿌듯함, 행복함 그리고 아이 스스로 깨닫기를 인내하며 기다린 보람. 이 모든 것들이 엄마의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주는 밤이었다.

그리고 결심했다.

나의 한마디 말 보다는 딸아이의 한 번의 경험이 더 가슴 깊이 새겨질 것이기에 그리도 열망하는 가수의 첫 관문인 오디션에 참가해 보기로 했다. 어떤 길이든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설득력도 없거니와 기회도 주지 않고 아이의 꿈을 꺾어버리는 것이니 일단 지인을 통해 정식으로 오디션을 보게한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아이 스스로가 판단할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 내 아이의 간절한 1지망 꿈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기로 했다.


그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엄마인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재능이 숨어 있을 수도 있고, 반대로 전혀 이 길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내 욕심에 내 기준에 갇혀 소중한 내 아이의 꿈을 묻히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렇게 내 마음을 토닥토닥!

오늘도 열심히 노래하는 딸아이의 모습은 천하를 가진 듯 그렇게 행복해 보일 수가 없다.

시민기자 함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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