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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숙(신북면, 회사원)
출근길 매번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파트 주변을 정리하는 경비 아저씨를 지나면 내리막길에서 청소 아주머니를 보게 됩니다. 한쪽 다리가 힘드신 분인데 영락없이 그 시간에 만납니다. ‘참 성실하신 분이야’라고 옆에 탄 중학교 1학년 아들에게 얘기하죠.
아파트길 마지막쯤엔 초록색 백을 멘 주부를 만납니다. 자그마한 키에 단정한 그분도 아마 출근을 하는 것 같아요. 몇 년간 똑같은 백이 눈에 띄네요. 참 검소하죠? 신호등을 거쳐 아이의 등굣길을 함께 하면서 라디오에서 나오는 역사 이야기, 예전 팝송을 듣습니다.
간혹 만나는 사람 중에 남편의 후배가 보일 때가 있어요. 학교생활 중 정신 장애를 겪고 거리를 누비며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다니는 분이죠. 며칠 단위로 만나게 되는 걸 보면 집에서도 알고는 있는 것 같습니다. 그분의 삶이 우리에게 비치는 것과 다르게 행복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언제나 웃고 있기 때문이겠죠. 그분에 대해서도 아이와 심도 있는 대화를 한 적도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등교 시간 10여분은 참 즐겁습니다. 아이를 내려주고 회사로 출근 하는 길엔 자연이 있어 포천이 좋아집니다. 처음 이곳으로 올 때는 참 답답했었지만, 이제 적응이 되었나 봐요. 길옆 은행잎이 모두 떨어져 도로가 노랗게 보이는 것도 좋고, 아직 남아있는 단풍도 예쁘고요. 바람이 불어 흔들리는 나뭇가지들도 춤을 추듯 경쾌해 보입니다.
삶의 소소한 것을 놓치지 않고 알아가는 게 행복인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도 쌀쌀한 기온이지만 상쾌한 발걸음으로 한 발 내딛습니다. 언제나 늘 이런 기분이길 바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