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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변영숙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사는 것도 팍팍한데 날씨까지 추우니 없는 사람들은 기댈 곳이 없다. 마음도 강퍅해지는 것 같다. 이럴 때 뱃속이라도 든든하다면 좀 나아질까.
주머니 사정이야 뻔하고. 물가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아 밥 한 끼 먹는 데에도 이리저리 셈을 해야 하는 판에 그나마 만만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돼지국밥이나 순댓국이다. 가격 대비 순댓국보다 든든한 먹거리를 찾기란 쉽지 않다. 순댓국 가격이 지금은 1만 원을 넘지 않지만 내년부터 오르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순댓국은 서민들의 든든한 친구이다. 추운 연말 따스한 온기를 나눠주는.
Since 1997 ‘무봉리순대국’
순댓국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봉리순대국'이다. 뜨끈뜨끈한 국물과 머리고기, 순대 듬뿍 들어간 푸짐한 ‘무봉리순대국’.
ⓒ시민기자 변영숙
'무봉리순대국'은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한 체인점이다. 노란 간판에 빨간 글씨로 쓰인 '무봉리순대국, Since 1997'이라는 간판이 이제 낯설지 않을 만큼 전국 여기저기 눈에 많이 띈다.
'무봉리순대국'은 1994년 의정부시 진도 백화점 맞은편에서 15평 가게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고 한다. 1997년 본점을 지금의 자리로 옮기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개시했다. 영업을 시작한 지 벌써 30년이 다 돼간다. 그 사이 전국에 체인점도 생기고 '순댓국 명가'라는 명성도 얻었으니 사업적으로 성공한 것이 틀림없다.
무봉리순대국 본점은 포천시 소흘읍 무봉리에.
ⓒ시민기자 변영숙
‘무봉리순대국’의 ‘무봉리’는 포천시 소흘읍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동네 이름을 따서 ‘무봉리순대국’이란 간판을 내걸었다. 그런데 정작 사람들은 ‘무봉리’가 포천시에 있는 동네 이름인 줄도 모르고, 본점이 포천시에 있는 것도 모른다.
‘무봉리순대국’만의 맛의 비결이 있을까. 사실 난 순댓국을 즐겨 먹지 않는다. 오히려 꺼려 하는 편에 속한다. 어쩌다 몇 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하다. 때문에 순댓국의 맛을 평가할 수 있는 경험치가 절대적으로 빈약하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순댓국을 안 먹는 사람이 맛있게 먹었다면 정말 맛있다는 뜻 아닐까.
첫 국물을 떠먹었다. 맛있다!
- 오랜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14시간 이상 끓여 낸 사골육수의 담백한 맛이 일품
순댓국을 먹지 않는 이유로 사람들은 대체로 돼지고기의 역한 누린내를 꼽는데, '무봉리순대국'에서는 그런 잡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 잡내는커녕 뽀얗게 우러난 국물에 파란색 파가 동동 떠 있는 것이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고 냄새도 구수하다. ‘오랜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14시간 이상 끓여 낸 사골 육수’에 그 답이 있다.
ⓒ시민기자 변영숙
'무봉리순대국'은 취향에 따라 소금이나 양념장 혹은 새우젓으로 간을 하고 들깨 가루를 넣어 먹어도 된다. 나는 이 네 가지 모두 시도해 보았다. 소금으로 간을 하고 양념장을 넣으니 얼큰해지고 새우젓을 넣으니 짭짜름한 깊은 맛이 났고, 마지막에 들깨가루를 넣었더니 안성맞춤 구수한 순댓국 맛이 완성되었다. 그동안 이렇게 맛있는 순댓국을 왜 맛이 없다고 생각했을까? 그동안 입에 맞는 순댓국을 못 만났었던 것일까.
푸짐한 양에 뱃속이 든든
ⓒ시민기자 변영숙
이번에는 ‘국물 속 건더기’ 탐험을 시작했다. 바닷속에서 보물을 건지듯 젓가락으로 밑바닥에 가라앉은 건더기들을 하나하나 건져올렸다.
ⓒ시민기자 변영숙
머리고기, 순대, 내장, 그 외 이름을 알 수 없는 부위까지 양이 엄청났다. 머리 살코기만 건져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다. 고기에 새우젓을 올려 먹으니 삶은 고기의 풍미가 그만이다. 뚝배기에 그득하게 담겨 나온 순댓국을 순식간에 다 먹어치웠다.
장인의 손맛이 베어 있는 시원한 섞박지와 겉절이
ⓒ시민기자 변영숙
순댓국에 섞박지와 갓 담근 겉절이가 빠지면 안 되는 법. 순댓국만큼이나 섞박지 맛도 좋다. 역시나다. 자연스럽게 시간을 두고 익은 맛이다. 순댓국이 이렇게 맛이 좋아서야 앞으로 안 먹을 수가 없겠다.
전 메뉴 포장과 배달 가능
ⓒ시민기자 변영숙
‘편백순대정식’과 ‘꼬막비빔밥’, 육개장, 뼈해장국, 얼큰순대국, 내장탕 등 메뉴도 다양하다. 주위를 둘러보니 ‘편백 순대정식’을 먹는 사람이 많았다. 새로 출시된 ‘핫메뉴’인 듯했다.
ⓒ시민기자 변영숙
설명문을 읽어보니 진한 육수와 편백 찜으로 찐 뽈살과 오소리, 순대를 곁들이는 정식 메뉴라고 한다. 다음 번에는 '편백순대정식'에도 도전해 봐야겠다.
ⓒ시민기자 변영숙
'무봉리순대국'의 전 메뉴가 포장과 배달이 된다. 섞박지도 판매한다. 쇼핑몰에도 입점해 있다. '무봉리순대국'은 포천의 맛집을 뛰어넘어 이제 어엿한 포천시의 대표 기업이다.
[무봉리순대국 본점]
- 주 소: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호국로 475
- 운영시간: 연중무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