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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포천 잣 명성 ‘농촌 체험’ 지동산촌마을
잣 찐빵, 잣나무 목공예 체험 관광객 증가 추세
포천시 신북면에는 두 산줄기가 감싸고 있는 마을이 있다. 왕방산 국사봉 줄기와 동두천시 소요산으로 흘러가는 산줄기가 산악지형을 이루어 포천에서는 보기 드문 오지에 속하는 곳 신북면 금동리다.
다행히 요즘은 368번 지방도 주변에 허브아일랜드와 나남수목원, 신북온천 등이 있고 금동계곡에는 포천치유의 숲과 어메이징 파크가 생겨 교통량이 늘면서 사람들의 방문도 잦아져 한적함은 면했다. 금동리의 지동산촌마을은 2007년 행정안전부의 정보화마을로 지정되기도 했는데 금동2리 임순재 이장(78)을 만나 마을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970년대에 처음으로 시내버스 노선이 생겼다는 금동리다. 살아가는 게 불편하지 않았을까. 임순재 이장은 6.25전쟁 때 아버지를 따라 월남하여 이곳에 정착했다고 한다. 포천읍 30리, 동두천 30리, 전곡 30리로 어느 쪽으로 나가도 만만찮은 거리인데 생활필수품은 그나마 고개를 하나만 넘으면 되는 동두천장을 주로 이용했고 시내버스 노선이 생기면서 포천장을 자주 다니게 됐다.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절에 산골 동네로 시집온 부인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한때는 인구가 많았지만 이제 금동리는 원주민 60여 가구에 120명이 오순도순 살아간다. 젊은 사람들은 모두 도시로 빠져나가고 남은 주민들의 80%는 60대 이상의 고령자들이다.
금동2리 마을 안쪽 웃말에는 이 마을을 상징하는 은행나무가 서 있다.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은행나무 위쪽에 신라 호족이 살았다는 고옥(古屋)이 있어 은행나무를 정자나무로 심었으리라는 이야기가 전해오지만 정확한 연유는 알지 못한다. 높이 32m, 둘레 약 8m 20cm인 거대한 은행나무는 오랫동안 마을 사람들과 희로애락을 같이 해 온 정자목인데 왕방산 국사봉에서 사냥을 즐기던 이성계가 저만치 보이는 황금빛 은행나무에 이끌려 마을로 내려왔다가 이곳 고옥에서 잣죽을 먹었다는 얘기도 남아 있다.
왜 잣죽을 먹었을까? 산으로 둘러싸인 금동리는 오래전부터 마을 주변으로 잣나무가 자생하는 지역이었다. 아름드리 잣나무가 무성했지만 6.25전쟁 때 유엔군들이 대부분 잘라 전쟁물자로 사용하고 남아 있던 어린 묘목이 자라 오늘날의 잣나무 숲을 이루고 있는데 한반도 자생 잣의 원산지라는 명성에 걸맞을 정도로 잣 수확량도 많다. 오늘날 가평 잣이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청산 잣 하면 알아주었던 것이다. 그러한 잣의 산지였기에 이성계도 잣죽을 먹을 수 있었고 이후에도 포천 잣은 임금님의 진상품이 되었다고 전한다.
하지만 요즘 지동산촌마을은 고민이 많다. “도시민들에게 고향을 만들어드린다”는 슬로건을 앞세워 지동산촌생태 정보화마을을 이끌고 있지만 마을 주민 대부분이 고령자이기 때문에 벅차기만 하다. 올해 70세인 정보화마을 이관영 위원장 자신이 오히려 젊은 축에 속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체험객이 줄고 활성화에도 지장이 많지만 상품의 품질 향상 및 판로 확보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곳의 자생잣은 타 지역의 잣보다 크기가 잘고 씹을수록 고소하며 물리지 않아 인기가 좋다. 또한 국내 유일의 잣잎 액상차를 개발하였고 잣잎에센스 오일과 잣잎 추출물 제품도 판매 중인데 다만 마케팅이나 정보교환에 젊은 사람들보다는 어려움이 많다고 느낀다.
지동산촌생태 정보화 마을에서 요즘 관심을 가지고 펼치고 있는 사업은 잣숲캠핑장이다. 은행나무에서 5분정도 걸어 올라가니 잣나무 숲속에 캠핑장이 마련되어 있는데 분위기가 좋았다. 마침 주말을 맞아 서울에서 캠핑을 왔다는 젊은 부부는 인터넷 검색으로 조용하고 힐링 되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고 찾게 되었다고 했다. 캠핑장은 최근에 조성하여 널리 알려지지 않았음에도 알음알음으로 찾아온 것이다. 위쪽으로 두세 팀이 더 있었다.
또 단풍이 곱게 내려앉는 산자락에는 둘레길이 있었다. 오래전부터 임도로 개발된 길인데 마을을 한 바퀴 돌며 산책하고 여유 있는 시간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몇 해 전지동산촌마을에서 둘레길 축제 행사를 개최한 적이 있었는데 1000여 명이 찾아와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한다. 그런 면에서 둘레길을 활성화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포천 치유의 숲에서 이곳까지 둘레길 조성계획까지 있다고 하니 기대를 해볼 만하다.
지동산촌 정보화마을 이관영 위원장은 내년에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되면 지금보다는 형편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 자신했다. 지동산촌마을에서는 잣나무 목공예실을 열어 소품 만들기, 동물과 곤충 만들기, 미니장승 만들기 등을 진행하며 잣 잎 찐빵과 쿠키 만들기, 고구마 수확체험, 잣 줍기와 잣 까기, 숲 해설 프로그램까지 계획하고 있었다. 그래서 농촌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지동산촌마을을 짊어질 젊은 인재가 들어와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신북면 금동리는 이제 오지의 산촌마을이 아니며 커다란 꿈을 꾸고 살기 좋은 마을을 준비하고 있었다.
시민기자 서상경
세계문화유산 한탄강 역사·문화
한탄강지질공원센터서 체험하자!
한탄강의 사색(四色) 전시회가 11월 7일부터 2022년 5월 30일까지 열린다. 두루미가 거닐고 주상절리가 펼쳐지는 풍경을 잘 보존하여 후대에 전하며 그 아름다움을 사진과 그림, 이야기로 꾸며놓은 전시회이다.
‘한탄강 지오 아카데미’ 이경옥 상임 대표는 주상절리처럼 시간의 족적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아름다움과 거룩함을 우리 세대가 잘 지켜내고 보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전시회를 열었다고 한다.
한탄강은 우리나라 어느 강보다도 변화무쌍하고 길이도 136km로 엄청나며 풍광도 경이롭다. 북쪽 강원도 평강에서 발원해서 김화, 철원, 포천, 연천을 휘몰아치고 임진강으로 흐른다. 주상절리의 역사로 이루어진 한탄강은 하루에 같은 곳을 열 번을 가도 변화를 느끼는 매력을 갖고 있다. 일 년, 열두 달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유명하여 한탄강의 존재 하나로 포천의 발전에 초석이 되기도 한다.
이경옥 사진작가는 두루미가 한탄강에서 노닐며 대자연 품에 안긴 우리 모두가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한탄강의 45억 년 선사시대 문화와 유적도 지질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화산 폭발로 이루어진 기반암을 형성하고 있는 지구처럼 이곳에서는 화강암, 현무암 그리고 비, 바람, 태양 등 풍화작용으로 이루어진 모습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윤희철 교수의 그림은 세화로, 세필 붓으로 만든 얇은 선으로 그린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섬세함을 바탕으로 한탄강에 화적연 모습이 압권이다.
후년에는 한탄강의 아름다움을 달력으로 제작한다는 꿈을 소개했다. 세필화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다. 작은 점 하나하나 이어 그린 그림은 혹시 인간의 속성이 아닐까 생각했다. 세밀하게 관찰하고 그림을 그려야하기 때문에 한탄강에 애정이 없다면 불가능하다는 생각도 했다.
최빈아 민화 작가는 모란꽃을 소재로 주상절리를 표현한 대작을 전시하고 소개해 줬다. 모란은 꽃이 화려해서 위엄과 품위를 갖추고 있어 부귀화라고 하기도 하고, 꽃 중에 꽃이라고 한다.
수억 년 전 한탄강 주변에도 사람은 있었고 그때도 지금처럼 풍요롭게 사는 사람과 곤경(困境)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주상절리 속에 한탄강의 역사가 숨겨져있고 새겨져 있듯이 모란꽃으로 층층이 그려내 표현을 했고, 한탄강 줄기를 그림 복판에 그리고 작은 주택을 그려낸 역사를 표현한 대작도 전시했다. 민화가 역사를 은유한 작품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작가와 인터뷰하면서 큰 사람으로 느껴짐은 나만에 생각일까.
7일 하루는 교육 바자회도 열렸다. 건물 내에서는 성향검사, 목공체험, 3D펜, 도우아트, 도예, 펜시우드 등 체험과 외부에서는 먹거리 장터가 성황리에 열렸다.
김효향 선생은 다양한 다육식물로 만든 작품을 소개해 줬다. 이 식물은 통통하고 탱글탱글한 귀여운 외형과 끈질긴 생명력 때문에 ‘다육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하루만 전시하고 체험하기는 정말 아쉬웠다. 포천시에서 지질공원센터 내에 리본 마켓을 상설해 주면 상당한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했다. 다육이 교육과 체험은 김효향 선생 덕분에 새로운 경험이었다.
전시회를 구경하고 나와보니 지질공원센터 앞 잔디 광장에서 포천시립민속예술단의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은은하고 때로는 신난 풍락과 노래가 풍성한 마음에 예술의 양식까지 제공하여 한탄강지질공원센터를 방문한 손님들에게 좋은 하루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민기자 박광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