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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온 곶감ⓒ시민기자 이정식
옛날 어른들이 애들에게 들려주던 호랑이도 무서워했다는 맛있는 곶감 이야기를 알 것이다. 아주 어릴 적부터 먹었지만, 왠지 요즘엔 보기 힘들어진 간식거리다. 어릴 때도 난 곶감을 무척 좋아했다. 간혹 너무 딱딱한 것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부드러운 속살과 달콤한 맛, 쫄깃한 겉까지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곶감을 안주 삼아 몇 번 먹어 보았다. 질리지도 않는 데다 몸에도 좋다 하니 이처럼 훌륭한 안주도 또 없지 싶었다.
곶감의 원료는 단감이다. 하지만 포천은 감의 주산지가 아니다. 따라서 들녘에 있는 감나무에서 감을 따서 곶감을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런데 왜 포천 관인의 장독대 마을의 이름을 딴 곶감이 나고 있는 것일까? 이름하여 '시집온 곶감'이라는 이 상품은 남녘의 감산지에서 질 좋고 예쁜 감들을 사와서 공기 좋은 포천에서 말린 일종의 가공품이다.
비록 감의 주산지는 아니어도 자연 그대로 오랜 시간을 두고 정성을 다해 말리는 어려운 과정을 통해 최상품의 곶감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인위적으로 빠른 시간에 바람을 이용하거나 온도를 높여 말리게 되면 나오지 않는 검붉은 빛을 띠는 것이 관인 곶감이 갖는 특징이자 자랑이다. 감 하나를 온전히 말리는 일은 그저 한적한 곳에 널어 두는 것만으로는 되지 않는 일이다. 매일 화초에 물을 주듯이 살펴야 하고 표면에 벌레나 다른 이물질들이 닿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렇게 정성을 들여 만들어진 곶감은 하나씩 개별 포장되어 고급스러운 선물이 된다. 시집 한번 잘 온 셈이다.
조심스럽게 포장을 열고 만난 장독대 마을의 곶감을 입안에 살며시 넣자 그야말로 입안이 잔치 자리가 되는 느낌이었다. 부드럽고 달달한 맛은 물론이요, 감 본연의 향도 나는 것 같고, 딱딱하지 않은 것이 식감만으로도 이건 고급스러운 곶감이 맞네 싶었다. 이 곶감을 안주 삼아 좋은 사람들과 술 한잔하고 싶어졌다. 이것도 호사라면 호사겠지…….
아직은 시중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포천으로 시집오는 단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시민기자 이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