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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영(소흘읍 죽엽산로)
친한 사람들끼리 모이는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한 엄마가 대학교 1학년 아들을 데리고 왔다. 그 엄마는 아들에게 어디 심부름시킬 게 있어서 데려왔다는데 잠깐 우리 옆 저만치에서 기다렸다.
그런데 그 10분 동안 서 있으면서 하는 행동을 보니 여간 예의 바르고 싹싹하고 얼굴에는 찌푸린 기색 하나도 없이 웃음기가 있었다. 한 주부가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먹다가 실수로 바닥에 엎지른 뒤 “에그 어쩌나.” 하면서 발로 쓱쓱 문질러 버리려 하자 이 대학생이 “제가 치워드릴게요”라며 후다닥 화장실로 달려가 마대 자루걸레를 들고 와서는 그 커피 자국을 닦는 게 아닌가.
이 잠깐, 옆에 있던 여러 명의 주부는 한결같이 어쩜 저렇게 착하고 바른 아들을 두었냐고 한마디씩 했다. 그러면서 대학은 어딜 다니냐고 물었더니 이 엄마는 “그냥 남들 다니는데 다녀요”라며 슬쩍 웃고 만다. 말하지 않는 거로 보니 아주 좋은 명문대학은 아닌 듯했다.
잠시 후 그 대학생이 엄마의 심부름을 들은 후 자리를 떴고 뒤늦게 다른 회원이 나타났다. 그 회원은 아들을 데려온 엄마의 옆집에 사는 절친한 친구인데 자리에 앉자마자 “명훈이 왔다 가네? 공부 잘하지?”라며 그 대학생 이야기를 했다. 거기에 덧붙여서 그 학생이 서울대학에 다니는데 아이가 여간 착한 게 아니라는 말까지.
아……. 우리는 그제야 아들이 서울대에 다닌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엄마는 겸손해하느라 우리에게 아들이 서울대 다닌다는 말을 굳이 하지 않고 있었다. 아들이 국내 최고의 대학에 다니고, 착하고 싹싹하고 예의 바른 데다 현모양처 스타일의 겸손한 엄마여서 솔직히 참 부러웠다.
한 회원이 그 엄마에게 아이를 어떻게 키웠냐고 묻자 첫째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것, 둘째 감사할 줄 아는 사람과 사귈 것, 셋째 불평불만을 일삼는 사람과는 사귀지 말 것을 가르쳤다고 했다. 감사한 일이 생겼을 때 고마워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감사한 일이 생기지 않았을 때조차도 감사할 줄 알도록 가르쳤단다.
진정 바른 자녀교육이었다. 나도 아이들에게 비록 어려서부터 감사함을 잊지 않도록 가르치지는 못했지만, 지금부터라도 사소한 것에서부터 감사함을 찾는 연습을 하자고 가르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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