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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소흘읍 검바위길)
“얌마, 오늘밤에는 아빠랑 동침. 알지?”
“예~에?... 싫은뎅.”
항상 직장 일에 쫓기다 보니 아들녀석과 함께 할 시간이 적어 한달에 한두번은 아이와 함께 잠을 자 보기로 작정했다. 즉시 되돌아온 답변에서 서운함과 ‘내가 제놈을 어떻게 낳아서 길렀는데’하는 배신감(?)마저 들었다. 하지만 여기서 밀릴 내가 아니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시도(?)하지 않고 타이밍을 보다가 며칠전 밤, 불쑥 잠자리에 든 아이 옆에 엉덩이를 들이밀었다.
“야, 맨날 자는것도 아니잖아, 그래봤자 한달에 한두번이야. 혹시 아냐? 아빠가 용돈 좀 더 챙겨줄지”
귀에 대고 감언이설까지 퍼부었지만 녀석은 거북스러웠던지 벽 쪽으로 몸을 틀어 바라 보았다. 사실 아이가 완전히 자란 뒤 아빠랑 자는 것은 거북할수 있다. 그런데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렇게 침대 위에서 20분 넘게 아이를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아이는 등을 보이기는 했지만 내가 묻는 이런저런 이야기, 제녀석 학교와 친구들 이야기, 작년에 갔던 가족여행 이야기 등을 말하며 목소리에도 점차 정감이 묻어나왔다. 학원 다니는거 귀찮지 않느냐, 혹시 학급에서 왕따시키는 아이는 없느냐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1시간 가까이 흘렀다. 그러는 사이 아이는 잠이 들어 있었다. 이튿날. 아들은 마누라에게 어젯밤 아빠와의 동침에 대해 조곤조곤 고했다.
“아빠가 몸을 움직이니까 침대가 휘청휘청 했어요. 아빠가 코도 엄청 곯아요. 트럭 지나가는줄 알았어요”
아이의 말투로 봐서는 그래도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 같아 은근 기분이 좋았다. 유대인은 금식일에 아버지가 자녀와 함께 탈무드를 읽으며 지혜를 들려주거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함께 시간을 보낸단다. 또한 일본에서는 자녀교육에 헌신적인 아빠들을 상징하는 말로 ‘부친력’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자녀의 성장과 교육에 적극적인 아버지를 둔 자녀들이 학교 성적도 좋을 뿐 아니라 사회생활과 결혼생활도 성공적이라 한다. 이제 아빠들이 한달에 한두번 정도는 아이와 함께 맨살을 맞대고 잠을 청하면서 스킨십을 해보는 것이 어떨지... 아이는 아빠의 가슴에서, 아빠는 아이의 숨소리에서 사랑을 느끼며 행복해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