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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사랑으로 피어난 역사, 봉래 양사언 이야기
신북면 역사 문화 해설사
2025-01-07 조회수 : 232

시민기자 김나경

©시민기자 김나경

신북면주민자치회(회장 박영도)는 내가 사는 고장 포천,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공기와 산세가 아름다운 우리 고장 포천시 신북면의 역사문화해설사를 양성했다. 강사진은 동농이해조선생기념사업회의 이병찬 대진대 국어문학과 명예교수와 역사문화해설사 최명호가 맡았다.

최명호 역사문화해설사는 신북면을 알기 전, 먼저 경기도라는 지명의 유래를 알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경기도(京畿道)의 '경'(京)은 서울 경(京) 자로, 경성(京城)은 임금이 사는 곳을 뜻하며, 중앙정부가 위치한 곳을 의미한다. '기'(畿)는 도성에서 사방 백리 이내의 지역을 지칭하며, 1018년 고려시대부터 이 명칭이 사용되었다. '도'(道)는 행정구역 개편 후 두 주요 도시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이다. 예를 들어, 경상도는 경주와 상주, 충청도는 충주와 청주,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 강원도는 강릉과 원주에서 유래되었다. 경기도는 서울을 중심으로 사방 백리 안을 포함하는 지역으로, 지금의 서울을 둘러싼 지역이라는 뜻이다.

©시민기자 김나경

포천은 경기도 최북단에 위치하며, 면적은 826.5km²로 경기도에서 세 번째로 넓다. 포천은 14개의 행정동을 포함하고 있으며, 해발 240m의 지대에 위치해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어 장수 어르신들이 많다. 특히, 신북면에는 해발 424m 천주산에 위치한 아트밸리가 있다. 이는 과거 채석장이었던 곳으로, 지금은 관광지로 재탄생했다. 포천석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화강암으로, 청와대, 국회의사당, 대법원, 세종문화회관, 인천국제공항 등 주요 건축물에 사용되었다. 폐쇄된 채석장은 신북면의 대표 관광지인 아트밸리로 변모하였고, 치유의 숲과 허브아일랜드가 조성되어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신북면 역사 속에는 다양한 위인과 문화재가 있다. 동농이해조 선생, 용원서원에 모셔진 이덕형, 용주 조경 선생, 조선 말기 유학자 최익현, 독립운동가 최면식, 성여완과 성석린 부자, 유형문화재인 인평대군 치제문비와 묘 등이 그 예다. 또한, 태산가의 저자 봉래 양사언도 신북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신북면주민자치회는 2024년 봄 신북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신북면 역사문화해설사를 양성했으며, 하반기에는 성인 대상의 해설사를 양성했다. 이 활동은 단순히 양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역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관광과 역사문화 해설을 통해 신북면의 역사와 문화를 널리 알리고, 해설사들이 실제로 활동하는 날을 기대한다.

봉래 양사언(楊士彦)과 그의 어머니 이야기

우리 선조들로부터 현세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인물들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 대부분은 그들 어머니의 恩功(은공)이 뒤에 숨어 있다. 이러한 모성애의 恩功(은공)으로 훌륭한 인물은 더욱 훌륭한 인물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栗谷(율곡)과 신사임당, 만호 한석봉과 그의 어머니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들은 아들을 훌륭하게 키운 대표적 한민족의 어머니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양사언과 그의 어머니'에 대해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양사언의 아버지 '양민'이 전라도 영광 사또로 부임해 내려가던 꽃 피는 삼월의 어느 날, 어느 촌 고을을 지나던 중이었다. 전날 부임 축하연으로 술에 취해 밥을 먹지 못한 탓에 배가 무척 고팠던 양민은 밥을 먹고 가기로 했다. 그러나 농번기라 사람들이 없었다. 이 집 저 집을 둘러보던 중 한 집에서 한 소녀가 공손히 나와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아뢰었다. 소녀는 신관 사또가 거리에서 식사할 수 있겠냐며 안으로 모셨고, 부지런히 진지를 차려 올렸다. 그녀의 태도와 말솜씨가 어찌나 어른스럽고 예의 바르던지, 사또는 매우 기특하게 여겼다.

조반을 잘 얻어먹은 젊은 신관 사또 양민은 고마움의 보답으로 소매에서 부채 靑扇(청선)과 紅扇(홍선) 두 자루를 꺼내 소녀에게 주었다. 그냥 주기에는 멋쩍어 농담을 섞어 말했다. "이는 고마움의 표시로 내가 너에게 채단 대신 주는 것이니 어서 받으라." ‘채단’이라 함은 결혼 전에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보내는 청색과 홍색의 옷감을 뜻한다. 깜짝 놀란 소녀는 안방으로 뛰어가 장롱을 뒤져 급히 홍보를 가져와 바닥에 깔고 말했다. "폐백에 바치는 채단을 어찌 맨손으로 받을 수 있겠습니까." 두 자루의 부채는 홍보 위에 놓였고, 소녀는 이를 잘 싸서 안방으로 가져갔다.

세월이 흘렀다. 어느 날, 사또 양민은 바쁜 업무 중에 한 노인의 방문을 받았다. 노인은 "몇 년 전 부임하실 때 시골집에 들러 아침 식사를 하신 뒤, 어느 소녀에게 靑扇(청선)과 紅扇(홍선) 두 자루를 주고 간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양민은 생각한 뒤 "그런 일이 있었다. 그리고 생생히 기억한다"고 대답하며 "아직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노인은 의문이 풀린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여식이 이제 과년한 제 딸입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 시집을 보내려 해도 어디에도 시집을 가지 않겠다고 해서 이렇게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사또의 머릿속엔 당황과 만감이 교차했다. 결국 양민은 말했다. "그 정성이 지극하거늘 내가 어찌 모른 척하겠소. 날짜를 잡아 아내로 맞겠소." 식사 한 끼 대접받고 부채 두 자루 선물했으면 족했을 텐데, 졸지에 아내까지 맞게 된 것은 운명의 장난인가, 신의 축복인가. 이 이야기는 마치 삼류 드라마 같지만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다. 이 소녀가 바로 후에 楊士彦의 어머니가 된다.

중요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양민에게는 이미 정실부인이 있었고, 이 부인과의 사이에서 '양사준'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후처, 즉 소실인 이 소녀와의 사이에서 士彦(사언)과 사기 두 아들이 태어났다. 사준, 사언, 사기 삼 형제는 매우 총명하고 재주가 뛰어났으며 풍체도 훌륭해 주변의 칭송이 끊이지 않았다. 형제애도 깊어 중국의 '소순, 소식, 소철' 삼 형제와 비교되기도 했다. 정실부인이 죽은 후, 모든 살림을 후처인 사언의 어머니가 맡았고 아들들을 훌륭히 키웠다. 그러나 소실 부인에게는 서자들을 낳았다는 서러움과 한탄이 있었다. 그녀의 꿈은 아들들의 머리에서 서자의 딱지를 떼어내는 것이었다.

남편 양민이 죽고, 장례 날 가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양씨 가문에 들어와 아들들을 낳았고, 아들들이 재주 있고 총명하며 풍체도 갖추었거늘 첩이 낳았다는 이유로 서자의 멍에를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장손인 적자 양사준에게 말했다. "제가 이다음에 서모의 누명을 가지고 죽은 뒤에도, 사언과 사기 두 형제는 서자라는 말을 듣게 될 것입니다. 제가 지금 영감님의 성복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복제가 혼란스러워져 사람들이 이를 모르게 될 것입니다. 제가 죽은 뒤, 두 형제를 서자라고 부르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십시오."

그리고 바로 양사언의 어머니는 가슴에 품고 있던 단검을 꺼내 자결을 하고 만다. 아들들이 그녀를 부둥켜안았을 땐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아들의 서자의 멍에를 풀어주고 떳떳하게 세상을 살아가게 하고 싶었던 여인, 죽음으로써 부조리한 인간 차별을 타파하고 싶었었던 선구자적인 新女性(신여성)인 어머니의 죽음은 양사언이 더욱 훌륭한 문인이 되는데 자양분이 되었으리라. 양사언은 후에 장원급제하여 높은 관직에 오르게 된다.

어머니의 끝없는 사랑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이 시는 흔히 양사언이 모든 일에 노력하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교훈적 의미를 담은 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깊이 살펴보면, 이는 그의 어머니를 그리며 쓴 처절한 시라는 해석이 KBS 역사 이야기에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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