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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스러운 동생
2010-12-14 조회수 : 5447

이영애(자작동)

ⓒ포천시

천안에 사는 동생이 한달전 또 한명의 아이를 가슴으로 낳았다.  새로 태어난 조카를 축하해 주기 위해 남편과 함께 차를 몰았다. 동생의 나이 41살. 동생은 그 늙으막(?)에 여섯 살 먹은 선천성 소아마비 어린 아이를 입양한 것이다.

동생은 친자식으로 형제를 두었고 걔네들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제 부모의 장애인 어린이 입양에 적극 찬성하고 오히려 더 좋아한단다.  언니로써 이모로써 동생과 조카들이 너무 존경스럽고 대견했다.

동생 집에 도착하니 온 집안이 돗떼기 시장처럼 떠들썩하고 난리다. 새로 맞은 막내 동생과 함께 ‘3형제’가 거실에서 빙고 게임을 한다며 한바탕 왁자지껄 법석을 떨고 있었다. 복닦 거리기는 여느 가족과 별반 다르지 않는 하루 일과를 보니 정말 장애인은 우리와 아무런 다름이 없다는걸 다시한번 느꼈다.

세 녀석이 땀을 뻘뻘 흘리며 난리를 치고 나서는 곧바로 목욕탕으로 들어간다. 형이 막내를 씻겨 주기 위해서다.  그 사이 부엌일 거드는 것은 중학생인 둘째 조카 몫이었다. 아이들이 제 엄마아빠의 고귀한 희생과 노력을 백번 이해하면서 그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는 마음 씀씀이가 예사 청소년과 다르다.  어떻게 그리도 대견한지.... 

 정성스레 차려진 저녁상은 소박하지만 대화는 일반가정에 비해 훨씬 정겨웠다.  이모부인 남편이 둘째 조카에게 슬쩍 물었다.  "막내 동생 이름이 뭐야?” “얘는 욱진이예요. 빛날 욱 나아갈 진, 나중에 훌륭하게 되라고 지어준 거래요” 딱부러진 둘째 조카의 대답이다.

내가 다시 “진호는 없던 동생이 새로 생겨서 좋구나. 엄마가 욱진이 동생만 더 예뻐해주면 어떡하지?”라고 묻자 조카는 “괜찮아요. 엄마가 그랬는데 우리 모두 나중에 복 많이 받을거랬어요”라며 웃는다.  조카의 말에 무슨 대답이 더 필요하랴 싶었다.

장애아나 고아 아이들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생활하다 보면 정서적으로 많은 부분이 안정 된다고 한다.  욱진이에게 새 가족의 울타리를 만들어준 동생과 조카들은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일을 한 것이다.

우리 주위에서 적잖은 분들이 어린 장애인들에게 사람이 사는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도록 가정의 울타리를 만들어 주고 계시다는걸 신문 뉴스로만 들었지만 내 가족이 된걸 현실로 받아들이니 오늘 새로 깨닫는 바가 너무나 컸다.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편견을 버리고 가슴으로 아이를 낳아 기르는 모든분들께 더 큰 사랑과 행운과 축복이 따르기를 기원하는 간곡한 소망의 편지를 띄워 본다. “여러분 행복, 또 행복 하세요”


ⓒ포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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