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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우아한 아줌마

최순옥(포천시 신읍동)

 
 
토스트 아줌마가 된지 벌써 1년이 다 돼간다.

새벽별이 초롱초롱한 이른 아침, 폭포처럼 쏟아지는 잠과의 전쟁에서 이긴후 토스트에 필수인 빵과 계란, 야채와 함께 케찹과 머스타드 소스까지 든든하게 챙기는 바쁜 손놀림, 이젠 익숙해졌다.

 “울엄마, 처음 장사 한다고 했을때 두달도 못갈거라고 소문냈는데... 헤헤, 쏘리예요. 엄마 짱! 화이팅!”  중학교 다니는 아들 녀석이 내가 장사를 한다고 나섰던 작년 늦가을, ‘준호 엄마가 학교 앞에서 토스트 장사한데’라는 주변의 쑤군거림에 대한 창피함 때문에 두달도 못가서 때려치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예상이 빗나갔다며 씽긋 웃어준적이 있다.

애들이 보기에 그럴만도 했다. 남편의 사업이 망하기 전까지 내게 토스트 아줌마라는 새로운 이름에 익숙해지기는 참말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으니까. 그리고 1년이 흘렀으니.....  늦은 밤 야간자습까지 마치고 학원에서 나오는 아이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12시가 다 돼서야 귀가한다. 작년 겨울, 귓볼을 찢을 듯한 삭풍을 맞으며 돌아오던 길에 빨갛게 얼어붙은 양 볼아래로 살짝 눈물이 흘렀다. “이게 팔자라는건가”싶어서 뜨거운 눈물이 난거다.

문득 영화 <우아한 세계>가 떠올랐다. 이 나이면 고생은 좀 덜하며 살수도 있는 중년인데, 지금 나는 새로운 도전과 시련에 맞딱뜨려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거다. 장사 처음엔 누가 나를 알아볼까 싶어 마치 경찰관을 맞딱뜨린 도둑놈처럼 늘 고개를 고개를 숙인채 일했다.  안해본 장사를 한다는게 처음엔 창피스러워서 쳐다보지도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손님들을 향해“어서오세요”라며 반갑게 맞는 적극적 성격으로 바뀌었다. “토스트가 아주 맛있어요”라며 격려해 주는 손님들에게는 쫓아가서 뽀뽀라도 해주고싶다.  

내일 아침 다시 창밖에 뜬 별을 보며 할수 있는 일이 있어서 행복하다. 이런게 사는건가 보다.


* 본 에세이는 무궁무진 포천 310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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