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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지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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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온 곶감, 아름다운 발상의 전환!
2022-12-29 조회수 : 2092

시민기자 유재술

 

곱게 자란 딸이 다 자라서 시집을 간다. 시집은 천리 머나먼 낯선 땅. 시집을 와서 남편 뒷바라지에 아이를 낳고 기르며 정신없이 살다 보니 어느덧 중년의 나이. 그 중년의 나이에 되돌아보는 친정집과 시집. 그 중년의 아내는 이제 다 자란 딸을 포천 장독대 마을로 시집을 보낸다. 무슨 사연인가.

​포천시 관인면 중리 마을에서 영북면 대회산리로 가는 길에 장독대 마을이 있다. 이 마을에는 마을 공동사업인 '시집온 곶감'이라는 브랜드로 나날이 성장해 가는 마을이 있어 소개한다.

​전해 내려오는 속담에 산 중의 왕 무서운 호랑이가 와도 울음을 멈추지 않는 아이가 곶감을 준다 하면 울다가도 뚝 그친다는 말이 있다. 그 정도로 감은 우리 민족의 정서에 깊이 새겨져 있다.

ⓒ시민기자 유재술

우는 아이도 그치게 한다는 맛있는 감이 멀리 경상도 상주와 전라도의 완주에서 포천으로 시집을 와서 예쁘게 모양내고 단장하여 장독대 마을의 소중한 소득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시민기자 유재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가 온난화되어 나무가 자라는 생태환경이 많이 변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감나무가 우리 고장 포천에서 잘 자라기에는 적절하지 않는 모양이다. 기자의 경험으로도 심어놓은 감나무가 잘 자라다가 어느 해 한 번 혹한이 닥치면 견디어 내지 못하고 얼어 죽기 십상이다.​

ⓒ시민기자 유재술

상주와 완주에서 운송되어온 감은 외국인 근로자나 아르바이트 학생 등 외부인의 작업이 전혀 없이 온 마을 주민의 손을 일일이 손으로 하는 수작업을 거쳐 곶감으로 가공된다.

우리나라가 한창 공업화의 길을 걷던 시기에 '가공무역'이라는 말이 있었다. 천연자원이 전혀 없다시피한 우리나라가 외국으로부터 원자재를 수입하여 이를 상품으로 가공하여 다시 외국에 수출하는 사업을 가공무역이라 했는데, 아마도 이와 대단히 유사한 사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기자 유재술

가을 추수가 끝나고 농한기를 헛되이 보내기 일쑤이던 우리 농촌에서 교동 장독대마을처럼 마을 주민이 모두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시집온 딸을 대하듯 감을 깎고 말려서 예쁘게 단장을 하는 곶감만들기 사업에 열중하는 모습은 아름답지 않은가.

ⓒ시민기자 유재술

사실 이 사업은 십오륙년 전 이 마을의 박남춘이라는 분이 남부지방에서 잘 자란 감을 구입해서 곶감을 만들어 파는 아이디어를 내어 경험 삼아 수년간 혼자서 이 일을 했다고 한다. 그분 스스로 타당성 조사와 사업성 시험까지 마친 이 사업을 이후 마을 공동사업으로 선정하여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으니 약 15년 전까지 그 역사가 거슬러 올라간다.

그렇다면 이 사업이 과연 마을의 지형적 환경과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해마다 반복되는 수해를 우려해 정부가 연천 고모리에 홍수조절 댐을 만들면서 중리마을에 살던 주민들은 교동마을처럼 집단 정착촌을 만들어 이주를 한 경우인데, 바로 인접한 한탄강 외에도 철원 상노리에서 발원하여 중리 한탄강과 합류되는 폭이 상당한 하천이 이 마을 건너편에 있어 산과 계곡 사이에서 형성되는 바람에 의한 일교의 편차가 심하다.

ⓒ시민기자 유재술

여기에 석양을 많이 받는 양지라서 해를 받는 시간이 많으므로 자연건조의 방법으로 감을 말리기에는 적합하며, 북쪽은 천혜의 지장산으로 막혀있어 거센 북풍을 막아주며 인근에는 공해물질을 유발하는 공장이 전혀 없어 이 사업을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라고 이 마을 이수인 대표는 설명한다.

ⓒ시민기자 유재술

곶감이 되는 과정은 이처럼 감의 껍질을 벗겨 약 60일에서 70일 정도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자연에 의해 말리게 된다.
꼭 감의 주산지가 아니더라도 흔히 미디어를 통해 보는 아름답고 정겨운 정취를 이곳에서 한껏 느껴볼 수 있으니 이 또한 발상의 전환이 아닐까.

ⓒ시민기자 유재술

한꺼번에 많은 양을 들여와 일시에 작업을 끝내는 일회성 사업이 아니라, 겨울내내 마을주민이 참여하는 사업이므로 농한기에 적절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대단히 경제적인 사업이다.

ⓒ시민기자 유재술

수분이 80% 정도 마르게 되면 이제 곶감은 구체적인 상품화 과정을 거친다.
남녀노소 누구나 시간이 되면 작업장으로 나와서 가공과 포장의 일을 하지만 세심한 여성의 손길이 더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시민기자 유재술

상품은 세 가지로 분류되는데 바로 먹기에 편리한 소포장과, 좀 더 시간적 여유를 두고 먹을 수 있는 중포장, 그리고 귀한 손님에게 선물하기에 좋은 선물세트 3종이다.

ⓒ시민기자 유재술

이 시집온 곶감은 어디로 팔려나갈까. 항상 판매가 걱정이었다. 일이야 하면 되지만 팔려야 일거리가 계속 생겨날 것 아닌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 체계를 가동해서 이루어지는데, 인터넷의 스마트 스토어와 농협의 로컬푸드, 그리고 입소문에 의한 단골고객 판매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전국으로 판매되는데 최근에는 대구에서도 주문이 들어오고 있으며, 아무래도 지역의 특성상 수도권에서 약 70%가량이 판매되고 있다.

​브랜드 명칭 '시집온 곶감'이라는 단어는 이 장독대 마을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강석진 사무국장의 깊은 고심 끝에 탄생된 이름이다. 물론 상표등록까지 마쳤다.

ⓒ시민기자 유재술

그러면 이 사업으로 해서 얻어지는 수익은 어떻게 지출될까. 두 가지 형태로 지출된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장학사업으로 초중고 3단계로 분류하여 초등학생에게는 30만 원, 중학생에게는 40만 원, 그리고 고등학생에게는 5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다른 한 가지는 연금이다. 연금? 무슨 말인가. 연금이라 하면 국가적 사회보장제도가 아닌가. 그런데 마을 자체적으로 연금을 지급한다니. 그렇다. 이 마을에서는 수익 중 일부를 70세 이상의 어르신들에게는 모두 50만 원씩 매년 연금을 지급한다니 놀랍다.

​교동 장독대 마을은 이 외에도 사계절 내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봄철의 장(醬)만들기 체험, 주말농장, 농산물 수확체험, 뽕과 오디를 이용하여 음료를 제공하는 멀베리까페 등 모든 사업이 도시민을 농촌으로 끌어들여 수익을 내는 사업이다.

ⓒ시민기자 유재술

교동 장독대 마을의 이수인 대표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리더는 항상 ‘다음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 사업은 교동 장독대 마을의 범위를 벗어나 포천시의 특화사업이 되었으면 한다. 이미 인근 철원에서는 철원군과 산림조합 주도로 '철원 곶감'이라는 사업을 하고 있지 않은가. 시작은 포천인데 성과는 철원에서 낸다면 이건 좀 서운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포장재나 물류유통비 등 포천시가 재정적 지원을 서둘러준다면 더욱 좋은 성과가 있을것으로 본다."라며 매년 10% 이상 성장하는 본 사업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포천시 유튜브

자, 이 같은 기막힌 발상의 전환으로 예쁘게 만들어진 시집온 곶감. 이제, 여러분들께서 드시면 좋을 차례이다.

ⓒ시민기자 유재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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