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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지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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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는 과연 무엇일까?
2025-04-09 조회수 : 72

시민기자 이정식

포천은 지형적으로 철새가 많이 지나는 지역이다. 어릴 적부터 익히 보아온 터라 포천에 철새가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보통 한반도를 지나는 철새들은 남중국해를 건너 시베리아까지 짧게는 수천에서 길게는 만 킬로미터 이상을 날아간다. 제트기처럼 속도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수십 일을 날게 된다. 특히 바다를 건널 때 엄청난 고생을 하게 된다. 내려앉아 잠시 쉬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새들도 바닷물을 먹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빨리 바다를 지나 육지에 가야 물도 마시고 물고기도 먹으면서 영양을 보충하게 된다.

철새들이 바다를 지나 만나는 첫 육지는 한반도가 되는 경우가 많다. 대륙으로 올라가는 길목, 바다 쪽으로 길게 뻗은 한반도에서 드디어 귀한 휴식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각종 철새들이 나그네처럼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 많은 것이다. 그런 이유로 볼 때 서해안에 가까운 전라도 쪽에 철새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내륙에서 제법 넓은 평야가 있는 철원과 분지가 발달한 우리 포천에 철새들이 자주 나타나게 되는 원인이 된다.

©시민기자 이정식

그날은 저녁을 먹고 조금 늦게 집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송우리 시내에서 집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아무 생각 없이 가다 보면 금세 집에 도착하게 돼곤 하는데 이날은 다리를 건너며 하천 쪽을 바라보았다. 축석고개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포천천의 상류인 곳이다. 포천천이 영중 부근의 영평천과 만나는 곳까지 가게 되면 제법 너른 하천의 모양이 나온다. 하지만 여긴 상류 지역이기 때문에 작은 개천 같은 곳이다. 하지만 여기도 철새는 있다.

개천 쪽에 우아하고 고고한 자세로 서 있는 새 한 마리를 보았다. 그 자태가 어찌나 매력적인지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서서 새를 바라보게 되었다. 마치 내가 나타난 것은 알지만 인간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겠다고 거만하게 서 있는 모습 같았다. 우린 어릴 적, 새 대가리 하면 머리 나쁜 사람을 지칭하는 소리였다. 과연 그런지는 잘 모른다. 개천에 서 있는 우아한 새 한 마리는 저 작은 머리로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혹 물속에 물고기를 기다리는 것일까? 얼른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새인 것은 알겠는데 무슨 새인지 몰랐다. 사진을 가지고 가서 검색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개천에서 본 새는 머리가 침팬지보다 좋다는 두루미였다.

©시민기자 이정식

사실 포천의 철새들은 가까이 가면 안 되는 존재들이다. 조류 독감을 옮기는 주원인 인자이기 때문이다. 멀리 베트남부터 날라온 철새들은 어떤 세균을 안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새에 다가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멀리서 바라본 철새 한 마리는 정말 멋졌다. 달밤의 어스륵한 빛을 받으며 고고하게 서 있었다. 마치 조선시대 선비가 금방이라도 대금을 빼 들고 불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그렇게 나와 새는 한동안 한 공간에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서 있었다. 포천에서나 볼 수 있는 멋진 철새와의 조우~ 이 밤에 이런 만남도 존재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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