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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지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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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세 고지서를 보면서 드는 나의 첫차에 대한 추억
2013-12-27 조회수 : 7641

지난주에 자동차세 고지서가 날아왔다.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내야 하는 세금으로 차마다 조금씩 금액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고지서를 들고 있자니 처음 차가 생겼을 때가 생각났다. 당시 자동차세가 얼마였는지는 기억나지는 않지만, 나의 첫 차에 대한 기억은 분명하다.

아마 다들 그랬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지게 된 마이카! 나 역시 국가경제 발전의 혜택을 입은 사람이다. 그렇게 갖게 된 나의 첫차에 대한 향수 같은 추억이 있다.

 
(2013년12월 자동차세 고시서)

나의 첫차는 아버지께서 몰고 다니시던 대우자동차의 '르망'이라는 차였다. 골드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붙은 르망골드는 전자계기판을 장착해서 마치 미국드라마에 나오는 최첨단 차를 타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전자분사방식의 연료주입도 그랬고, 컴퓨터로 제어되는 당시로는 최첨단의 고급스런 차였다. 결혼을 하게 되면서 아버지를 졸라 내 것으로 만든 이 차를 타고 신혼의 우리는 참 여기 저기 많이도 돌아다녔다.

묵직한 느낌의 이 차는 무척 잘 나가는 편이었지만, 제동거리가 길고 연비가 좋지는 않았다. 다만 에어컨이 어찌나 잘 나오던지 한 여름에 신세를 톡톡히 졌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나는 장사하랴, 직장 옮기랴, 이사 가랴 하면서 분주한 인생을 살았고 그만큼 많은 차들을 애마로 가졌었다. 거의 대부분은 중고차를 구입했고, 아마도 그래서인지 지금도 새 차보다 중고차가 더 편하게 느껴진다.

  
(1993년 겨울 나의 첫 차 르망을 타고 평택의 여동생 학교를 갔었다. 르망이를 옆에 두고 한 컷! ) 

그러다 장사를 위해 나의 첫 새 차인 그레이스라는 승합차를 사게 되었다. 집사람이 모은 적금을 내어주고 나도 보태서 단번에 구입했다.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승합차였는데 색도 맘에 들고 아주 잘 나가는 차였기 때문에 정말 애착을 많이 가졌었다. 그런데 이 차를 산지 한 달도 채 안 되어 엄청 큰 교통사고를 내는 바람에 거의 폐차 위기까지 갔다 오게 되었다. 그 바람에 차 자체가 그만 맛이 가고 말았다.

그 일만 아니었다면 오랫동안 탓을 텐데……. 당시 LPG연료의 가격은 리터당 300원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연료통이 텅 비었다 해도 완전히 채워 넣는데 15,000원이 채 들지 않았다. 그런 시절이 있었구나. 할 정도로 참 저렴한 가격의 연료였다. 지금도 LPG차를 타고 다니는데 지금의 가격은 1090원 정도로 3배가 넘게 가격이 올랐다. 


(가장 인기있던 승합차 그레이스 사진출처 : 현대자동차 공식블로그)

그 뒤로도 나는 거의 한국자동차 3사의 차는 거의 돌아가며 다 몰아 보았다. 마치 신발을 바꿔신듯 그렇게 차를 바꿔가면서 타고 다녔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차는 장사를 시작한 아주 초창기에 몰았던 그레이스3밴이다. 화물차인 이 차를 타고 거의 한 주에 한 번은 경상북도 영주를 내려갔다 오곤 했다.

물건을 납품하러 가야하는 길이었지만 당시 중앙고속도로가 없었기 때문에 엄청 긴 시간을 파워스티어링도 안 되는 차를 몰고 다녀오는 것은 무척이나 고된 일이었다. 비가 엄청 오던 날 밤,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이라 길을 잘못 들어 알 수 없는 고장을 헤매다 그냥 차에서 잠을 잔적도 있었다. 너무 지루해서 집사람과 함께 이 차를 타고 영주를 다녀온 적도 몇 번이나 있었다. 그럴 때면 그냥 올라오지 않고 충주호 주변에서 밥도 먹고 시간도 즐기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한창 건설중인 중앙고속도로 지금은 편하게 갈 수 있다.사진출처 : 대한뉴스 E영상역사관)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함께 보낸 자신의 애마가 있을 것이다. 아주 중요한 교통수단이자 가족의 안전을 지켜주는 든든한 지원군인 차는 정말 식구나 마찬가지인 존재가 되었다. 그래서 모 자동차 회사 CM에도 마치 차가 아이들을 지켜주는 경호원 같은 존재로 그리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의 삶의 중요한 동반자이자 친구 같은 존재인 차는 지방재정에도 아주 요긴한 존재다. 우리가 내는 자동차세가 바로 지방세 중에 아주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세금이기 때문이다. 

'고지서 한 장 들고 참 별 생각을 다 한다.' 하며 얼른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차로 즐거운 인생을 즐기면서 내가 사는 지역에도 보탬이 된다면 이달이 가기 전에 자동차세를 내야 갰구나 하는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시민기자 이정식(jefflee20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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