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최고 매력은 각본 없는 드라마다. 포천시민축구단(이하 포천)이 챌린저스리그(舊 K3리그) 팀 역사상 최초로 FA컵 32강 본선에 진출하면서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포천은 10일 포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1 하나은행 FA컵’ 2라운드 경기에서 대학 최강 동국대학교를 상대로 접전을 펼친 끝에 3-1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포천은 대학 최강인 고려대와 동국대를 잇따라 격파하며 FA컵 32강 본선에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화창한 봄 날씨였지만, 남서풍의 영향으로 선수들은 경기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양 팀 선수들은 비장한 각오로 경기에 출전했고, 주심의 휘슬과 함께 선수들은 승리에 대한 욕망을 불태웠다.

포천은 지난해 FA컵 2라운드에서 3-1로 당한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경기 초반 중원에서 강한 압박을 시도하며 승기를 잡는 듯 했지만, 전반 12분 임진욱의 패스를 받은 이영덕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그러나 선제골을 허용한 포천은 침착한 경기운영을 통해 기회를 노렸고, 전반 18분 김경호의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김율진이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FA컵에서 2경기 연속골이자 팀을 위기에서 구한 귀중한 골이었다.

동점골 이후 포천의 공격은 매서웠다. 전반 21분과 26분에는 신옥진과 이준호의 슛이 각각 골대를 살짝 빗나갔지만 동국대를 위협하기에는 충분했다. 전반전은 포천이 압도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지만 추가득점에 실패하며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수식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후선을 교체 투입시키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체력이 좋은 동국대를 상대로 공격 축구를 선호하며 맞불 작전을 펼쳤다. 포천은 조직력과 노련미에서 앞섰고, 동국대는 체력과 스피드가 좋았다. 양 팀은 중원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며 기회를 노리는 등 중원에서 서로 밀리지 않으려는 몸싸움이 지속됐다.

후반 27분 포천은 체력이 떨어진 이동건을 빼고 스피드가 좋은 남태희를 교체 투입했다. 교체 투입된 이후선과 남태희는 동국대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그리고 후반 43분 첫 번째 코너킥 기회가 찾아왔고, 서보성의 코너킥을 신옥진이 헤딩으로 패스, 남태희가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지만 신옥진의 파울이 먼저 선언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시간은 어느덧 90분을 향했고, 연장전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포천의 집중력이 돋보이면서 각본 없는 드라마가 시작됐다.

후반 45분 신옥진의 패스를 받은 이후선이 문전에서 왼발 슛을 날리며 골망을 흔들었다. 역전골을 기록하는 순간, 포천 선수들은 이후선을 에워싸며 멋진 세레머니를 관중들에게 선사했다.

추가시간이 적용된 후반 46분에는 남태희가 상대 골키퍼의 실수로 얻은 기회를 침착하게 성공시켰고, 각본 없는 드라마는 3-1 포천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올림픽대표인 조영훈과 대학대표 황명규, 청소년대표 이기제 등을 앞세운 동국대는 포천의 노련한 포백수비를 뚫지 못한 채 고려대에 이어 또 다시 포천의 FA컵 제물이 됐다.

이로써 포천은 지난해 FA컵에서 당한 패배를 복수하며, 챌린저스리그 사상 처음으로 FA컵 본선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한편 FA컵 32강은 포천을 비롯해 프로 16개팀, 내셔널리그 12개팀, 대학 3개팀 등이 오는 5월 18일 한국 축구의 최강 자리를 놓고 대결을 펼친다. 대진추첨은 오는 4월 25일 대한축구협회에서 진행된다.

[2011 하나은행 FA컵 2라운드 결과]
- 포천시민축구단 3-1 동국대학교
- 창원시청 0-1 연세대학교
- 경희대학교 1-0 인천 코레일
- 영남대학교 0-2 목포시청
- 경주시민축구단 1-2 건국대학교
- 김해시청 1-0 호남대학교
- 안산할렐루야 2-1 광운대학교

[제공: 포천시민축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