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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변영숙
©시민기자 변영숙
어느 장소에 오래된 나무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 지역의 역사가 깊다는 것을 말해준다. 혹은 어떤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이거나 유명 인물이 방문한 적이 있는 그런 의미 있는 장소인 경우가 많다. 오래된 나무를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제 소흘읍 송우리에서 우연히 오래된 나무 한 그루와 조우했다. 그 나무는 아우라지 공원 입구에 듬직하게 버티고 서 있었다.
©시민기자 변영숙
‘아우라지공원’은 아파트 촌 내 작은 규모의 어린이공원이다. 미끄럼틀 등 어린이용 놀이시설과 체력단련기구가 설치되어 있고, 그 옆으로 아담한 솔 숲이 조성되어 있다. 인근 주민들에게 작은 휴식 공간이 되는 곳이다.
©시민기자 변영숙
어쩌면 이곳을 공원으로 만든 것도 이 늙은 느티나무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는 지정일 기준 300년 수령을 자랑한다. 1982년 기준 300년이었으니, 지금은 40년을 더해 340살이 정확한 나이다. 나무 둘레는 6.8m, 수고는 14m이다.
굵은 나무가지가 세 갈래로 뻗어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세 그루의 나무처럼 보인다. 나뭇잎이 무성하게 달리면 공원과 도로까지 그늘을 드리을 것이다. 도로가 놓이기 전에는 나무 아래 작은 평상을 놓아 주민들의 쉼터였을지도 모른다.
아파트 단지와 상가가 들어서면서 주변의 작은 나무들은 다 베어버리고, 느티나무만 남긴 것인지... 지금은 보호수를 알리는 표지만 휑덩그레 서 있을 뿐이다.
©시민기자 변영숙
아우라지공원 입구에서 불과 4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송우리 추산초등학교 운동장 중앙에는 제단으로 세워진 초가의 당집이 있었다는 기록이, 이 지역의 특징을 설명해 주는 실마리가 될지 모른다. 일대가 마을숲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도 해본다. 나무 한 그루의 존재가 던진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러나 과거는 시원하게 대답해 주지 않는다. 그저 상상과 추정만이 있을 뿐이다.
나무가지의 크기 만큼만이라도 땅을 확보해 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 위로 뻗어나간 가지가 언젠가 도로 교통에 방해가 되어 잘려나가지는 않을지, 괜한 걱정이 앞선다.
나무에 얽힌 아주 작은 이야기라도 전하면 좋을텐데 아쉽다. 푸른 잎으로 뒤덮이는 계절에 다시 한 번 찾아봐야겠다. 얼마나 큰 그늘을 만드는지 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