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
- 홈
- 시민기자
- 문화&관광
시민기자 최순자
©시민기자 최순자
봄기운이 돌고 초목에 싹이 튼다는 ‘우수’를 지나 산정호수를 찾아 둘레길을 걸었다. 한화 리조트에서 시작, 경기둘레길을 거쳐 둘레길을 한 바퀴 돌고 하동 주차장으로 내려오다 궁예 이야기 안내판을 읽었다.
역사 인물 중 궁예만큼 탄생과 죽음이 사실보다 설화로 전해지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궁예에 대해서는 <삼국사기> <고려사> 등에 나온다. 역사 기록이 승자에 의한 기록이다 보니 패자였던 궁예에 관한 기록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시민기자 최순자
궁예는 신라 왕족 서자로 태어났다. 서자의 애환을 품은 그는 승려, 애꾸 눈 등으로 그려진다. 송악(개성)에 후고구려를 세웠다가 국호를 마진으로 바꿔 철원으로 수도를 옮긴다. 이후 다시 국호를 태봉으로 변경한다.
철원이 그의 활약기와 관련 있다면, 포천은 보개산성, 파주(패주)골, 국망봉 등 왕건에게 쫓긴 시기와 관련된 곳이 많다. 물론 관인에 있는 고남산처럼 그가 태봉을 다스릴 때와 관련된 곳도 있다. 고남산은 철원에 도읍을 정하고 남산으로 정한 산에 옛 고(古)를 붙여 고남산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궁예가 나라를 잃고 크게 울었다는 명성산(鳴聲山)은 포천 산정호수 바로 옆에 우뚝 서 있다. 산정호수 둘레길은 멋진 자연 풍광을 조망하면서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둘레길은 운천에서 산길을 걸어서 가는 방법 외에, 근처까지 차량을 이용해 걷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시민기자 최순자
먼저, ‘한화 리조트 산정호수 안시’ 주차장에서 경기둘레길을 일부 구간을 통해서 가는 방법이 있다. 가장 가까운 거리다. 다음으로는 산정호수 하동 주차장에서 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앞의 두 지점에서 올라가서 상동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방법이 있다.
©시민기자 최순자
이 세 가지 방법 외에 상동 주차장을 지나 빈터나 가게 등에 주차 후 걷는 방법도 있다. 이중 궁예를 제대로 만나려면 하동 주차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주차장 오른쪽에 있는 가게를 지나 조금 올라가면 왼쪽에 ‘이야기가 있는 호수 둘레길’ <궁예의 눈물> 안내판을 만날 수 있다. 이후 궁예의 탄생부터 차례로 소개하고 있다. 가다가 호수가 있는 둘레길을 만나면, 궁예 동상이 서 있는 오른쪽으로 가야 그 뒤를 이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른 곳에서 시작해 걷다 궁예를 만나면 이야기 연결이 안 된다.
관계기관은 하동 주차장에서 시작해야만 궁예 이야기를 순서대로 만날 수 있는 점을 개선했으면 한다. 산정호수를 찾고 둘레길을 걷는 분들이 어느 곳에서 걷기 시작하더라도 궁예의 이야기를 순차적으로 잘 이어서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현재 하동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궁예 이야기 안내판, 탄생 이야기 등을 호수 둘레길 어느 지점으로 옮겨 차례대로 재배치할 필요가 있다. 마침 올해 산정호수가 축조 100주년을 맞이한 만큼, 가을 명성산 억새 축제와 연계된 행사 전까지 개선된다면 더욱 많은 방문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