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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신선한 재료로 만드는 진정한 소울푸드
2023-02-09 조회수 : 1295

시민기자 이정식

 

오랜만에 전화로 만나기로 한 친구가 집에서 김치 겉절이를 담근다며 한사코 집에 가자며 잡아끌었다. 김치 중에서도 겉절이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친구의 말에 별 망설임없이 따라갔다. 포천에서도 꽤나 외진 곳인 물어 고개 근처에 사는 친구의 집은 지금 같은 겨울이면 무척 가기가 험한 곳이다. 굽이굽이 고갯길을 넘어 친구 집에 가는 길은 마치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게 했다.

ⓒ시민기자 이정식

김치를 담근다지만 달랑 두 식구만 사는 친구가 엄청난 양의 김치를 할리는 없고 그저 간단히 우리가 먹을 만큼 양의 김치를 담그고 있었다. 먼저 눈에 띈 것은 신선한 굴 무침이었다. 매운맛을 즐기는 친구네는 고춧가루도 좀 맵긴 했지만 굴이 어찌나 신선하던지 그저 스르륵 입속에서 미끄러져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별다른 양념 없이 신선한 굴과 고춧가루, 소금으로 적당히 양념을 한 건강식이었다.

좋아하냐며 내놓은 굴국도 별다른 양념이 없이 그저 간간한 굴향이 그대로 밴 단출한 맛이었다. 막걸리 회사를 다니는 제수씨의 배려로 프레쉬한 막걸리와 함께 먹게 되었다. 신선한 음식들이 내는 하모니가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느낌이었다. 밖에서는 별들이 쏟아지고, 간간이 개들이 짖고, 신선한 음식들은 내 몸으로 들어가고, 거하게 취해오는 막걸리의 하모니가 시골 사는 재미를 만끽하게 했다.

ⓒ시민기자 이정식

속이 노랗게 빛나는 배추는 너무나 달았다. 달달한 맛이 어찌나 강한지 마치 설탕이나 꿀을 발라 놓은 느낌이었다. 그 위에 굴을 얹고, 쪄낸 돼지고기를 얹고, 마늘과 고추를 얹어 먹자니 손이 바빴다. 그리고 득템이 더 있었는데 광장시장에서 사 왔다는 빈대떡이다. 그렇지 않아도 막걸리와 찰떡궁합인 빈대떡의 고소한 맛이 더해지니 오늘의 밥상은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민기자 이정식

빈대떡은 고기를 넣지 않아 고소함은 살아 있고, 느끼함은 전혀 없는 정말 담백한 빈대떡이었다. 제수씨는 옆에서 계속 음식을 내오고 우리는 거침없이 막걸리 통을 비워 나갔다. 오늘의 주인공인 김치 겉절이는 가장 나중에 등장했다. 깨가 듬뿍 들어간 달콤하고 매콤한 김치가 질리지도 않으면서 맛이 정말 좋았다. 신선한 겉절이는 영양과 건강한 맛을 함께 느끼게 해주는 우리네 음식이다.

아마도 이런 맛은 식당에선 찾기 힘들 것이다. 친구는 빰장이라는 된장같이 생긴 것을 가지고 나왔다. 빰장은 충청도에만 있는 장이라고 한다. 메주를 그냥 빠아서 김치 국물과 섞은 것이 빰장이라고 한다. 빰장은 정말 처음 보는 아이템이었다. 메주의 맛이 강하게 나면서 된장 노릇을 해주는 참 신기한 음식이었다. 빰장에 돼지고기를 찍어 먹으면서 겉절이를 먹었다.

ⓒ시민기자 이정식

너무나 서민적인 맛이지만, 신선하고 조미료가 덜 들어간 집에서 먹는 음식이 몸에도 좋은 법이다. 배도 부르고, 맛도 좋고, 시간과 몸이 허락한다면 계속 먹고 싶지만 인간의 한계는 어쩔 수 없다. 적당히 먹고 적당히 즐기라고 인간에게 한계가 있고 그래서 너무 혼자만 갖지 말고 주변에 나누어주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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