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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은 불화가 아닌 다양성을 확인하는 사회발전의 원동력
국민통합과 공공의식. 2015 국민대토론회 이야기


“칡과 등나무는 자라는 방향이 달라 한쪽은 왼쪽으로 빙빙 돌고, 한쪽은 오른쪽으로 빙빙 돌아 항상 얽혀 있는데, 여기에서 갈등이란 말이 탄생했다고 합니다.”

몇 년 전 제주 환상 숲에서 만났던 숲해설가로부터 인상 깊게 들었던 이야기이다. 칡(葛)과 등나무(藤)가 만나면 한쪽을 압박해 하나만 살아남거나, 끊임없이 서로를 압박해가며 자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갈등은 개인이나 집단의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불화를 일으키는 상태이다. 여기서 ‘불화’ 그 자체는 문제일 수 있지만, 사회적 시각으로 보면 획일화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존재하게 하고 조정과정에서 사회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사회적으로는 갈등을 조정해 긍정적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통해 정부의 갈등관리 책무 등 사회적 합의에 의한 공공분쟁 해결갈등관리 규정을 마련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법제화는 되지 않았지만 이후 정부에서도 갈등관리 제도에 대한 실효성 확보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에 4회에 걸쳐 진행된 국민대통합위원회 주최 국민대로론회도 유사한 맥락의 행보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 내재된 갈등을 상처가 아닌 사회발전의 에너지로 활용하기 위해, 또한 숙의적 토론을 통해 공존과 상생으로 나아감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국민통합과 공공의식’을 주제로 열린 2015 국민대토론회의 마지막은 권역별토론회를 통해 국민들이 직접 선정한 의제에 대한 구체적 실행방안을 도출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개인·사회·국가적 차원에서 공공의식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한 토의는, 전문가의 제안처럼 체계적이라고 볼 수는 없었지만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이 많이 도출되었다.


▲참여자들이 각자 제시한 아이디어를 적은 종이를 가지고 기념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에서 올라온 김은하 학생은 ‘당장 나부터 실천 가능한 것들을 공약처럼 만들어 생활공간 내에 붙여놓음으로서, 스스로를 다잡고 타인에게도 알릴 수 있는 방안을 실천하자.’라는 의견을 주었고, 최고령 참석자인 노영삼씨는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어렸을 때부터 공공의식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었다. 더욱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는 릴레이 방식으로 헌혈 증서를 기부하는 ‘헌혈나래 운동’, ‘인사하기 운동’, ‘공익실천 마일리지’, 노인층과 젊은 층이 대화하는 ‘SAY 프로그램’ 등의 의견도 제시되었다.

이렇게 구체화된 정책 제언들은 국민대통합위원회를 통해 관련부처와 협의될 계획이다. 국민들의 목소리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이번 토론회는 훌륭하지만, 사실 더 큰 성과는 서로가 이해하는 시간을 함께 했다는 점이다. 지역․연령․성별이 각기 다른 다수의 국민들이 모여각자의 삶을 이야기하고, 서로 이해하는 시간을 보냄으로서, 우리 사회에 내재된 갈등을 사회발전의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된 시간이었다.

우리 포천에도 많은 갈등요소가 있다. 군사보호지역에 따른 개발제한, 사격장․탄약고 이전과 같은 군과의 갈등, 산업단지 개발과정에서 야기된 갈등 등이 그것이다. 갈등을 문제가 아닌 다양성이 살아있는 사회현상으로 인식하고 대화를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내야 한다. 수백차례의 대화를 통해 해결한 포천지역 송전탑 해결과정 사례처럼, 시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는 멋진 행정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시민기자 백재환(reiyuki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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