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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만나는 광덕산의 매력
2023-02-20 조회수 : 1927

시민기자 유예숙

 

오르막길에 구불대기까지 해 없던 멀미도 날 듯한 광덕고개 길을 따라 강원도 화천군과 철원군, 경기도 포천시에 걸쳐 있다는 산 광덕산으로 향했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선을 이루는 광덕 고갯마루에 힘겹게 다다르니 먹을거리와 각가지 약초를 파는 상점이 줄지어 반긴다. 추수가 끝날 무렵이면 수수 부끄미와 구운 감자에 소주 한잔 생각난다며 드라이브 가자던 구순이 가까운 어르신과의 추억이 떠오르는 장소 광덕 고개다.

오늘의 목적지는 광덕 고갯마루 상점이 아니기에 고개를 넘어 광덕산 방향의 골짜기로 들어섰다. 1046m와의 높이와는 달리 산을 쉽게 오를 수 있다는 매력적인 광덕산을 가기 위해 안전하게 주차하고 등산로 입구로 향했다.

ⓒ시민기자 유예숙

광덕산은 산의 모습이 웅장하고 덕기(德氣)가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광덕산 등산 코스는 포천시와 강원도 경계선 고갯마루 커브 산등성이 쪽에서와, 강원도 화천 조경철 천문대를 향하는 길 초입새에서 오르는 코스가 있고, 조경철 천문대를 지나 기상청 옆길로 가는 세 코스가 있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조경철 천문대를 지나 기상청 앞길로 가는 코스로 등산 초보라도 가능한 코스다.

ⓒ시민기자 유예숙

광덕산 등산 시작점은 조경철 천문대 가는 초입새 왼쪽 민가에서 시작하는 코스로 등산 표지판과 조금 떨어진 철망 울타리 사잇길에서 시작했다. 뾰족한 철망을 조심하며 눈 녹기 시작한 질척한 땅을 밟고 오르게 되는 경사진 언덕에는 낙엽길이 이어지고 하늘 향해 치솟는 잣나무 숲의 초록 풍경이 맞아준다. 흰 눈과 초록의 풍경을 감상하며 싱그러움에 취하고 지그재그 길을 오르면 광덕산의 길잡이 첫 번째 이정표가 언덕에서 반긴다.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목표지점의 수치를 확인하고 오르기 시작했다.

ⓒ시민기자 유예숙

늘씬한 잣나무가 산등성이 좌우에서 등산객을 호위하는 듯한 사잇길을 걷다 보면 겨울 흰 눈과 어울리는 초록한 겨울 숲 풍경이 펼쳐져 시야가 훤해지는 느낌으로 기분까지 환기 시켰다. 생을 다한 나무가 다 내어주며 새의 먹잇감이 되어주는 풍경은 마음을 아프게 했고 빛은 바랬지만 곱게 보이는 단풍나무를 만나면 응원이 되는 듯 힘이 났다. 봄을 기다리는 층층나무는 뾰족하게 입술을 내밀고 있었고 책임을 다하려 팔랑대며 안내하는 색 바랜 길잡이 꼬리표가 산행의 즐거움을 더했다.

ⓒ시민기자 유예숙

속이 비어 휑한 고목과 무수한 세월에 헐벗긴 나무뿌리, 베인 나무 밑동에 기생한 초록 이끼가 마음을 쓰이게 하는 길로, 잣나무 숲 초록 풍경은 끝이 나고 평지와 오르막을 반복되는 걸음에 마음까지도 무거웠다. 흰 눈에 하트 낙서도 하고 걷던 중 만나는 이정표가 반가웠다. 단풍나무가 길을 안내하듯 좌우로 펼쳐지는 빛바랜 단풍나무 풍경에 ‘이곳이 단풍 맛집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찍 오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잔설과 낙엽이 만든 지그재그 단풍길을 걷는 기분은 가을속에 있는 듯했다.

ⓒ시민기자 유예숙

산길에서 만나는 바위는 산객의 발길을 멈추게 하며 쉬어가게 했고, 잠시 멈추어 커다란 바위에 자그마한 돌을 얹으며 소원도 빌고 남들처럼 따라 하게 되는 풍경이다. 모든 소원 이루어지라고 기원하며 1.05km 이정표를 뒤로하고 재촉한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이 있었다. 봄이면 핑크빛으로 물들일 진달래꽃 나무가 봉오리 뾰족한 자태로 봄을 부르는 풍경이다. ‘설렘으로 요동치게 하는 이 풍경 뭐야’, ‘진달래꽃 나무 맛집을 방문한 건가’ 꽃을 본 듯한 성급함으로 호들갑 떠니 마음은 둥둥 발걸음은 뛰듯이 진달래 꽃나무 길을 걸었다.

ⓒ시민기자 유예숙

사람들이 오고 간 흔적의 경사진 낙엽길은 안심 길임을 확인시켜 주었고 땀으로 젖게 만드는 경사진 오르막길은 들뜬 기분을 사라지게 했다. 평지의 1km는 별거 아닌데 산은 다름을 느끼게 되는 순간 어마어마한 풍경을 보여주니 힘을 내어 오른다. 계곡의 경사를 메꾸듯 아래에서 위로 포갬포갬 쌓아 놓은 듯 사선의 긴 바위 형상에 놀라며 힘겹게 바위 앞에 도착했다. 오름이 쉽지 않았던 만큼 땀을 식히려 윗옷을 벗고 쉬며 바위를 구경했다. 멀리서 볼 때는 하나의 뾰족한 바위로 보였지만 올라와서 보는 바위 풍경은 또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시민기자 유예숙

바위와 바위 사이 흰 눈이 인도하는 길을 따라 재미를 느끼며 걷는 길에는, 산불 산악사고 긴급 연락처를 알리는 팻말이 보이고 우측 경사면을 가로지르는 큰 바위 언덕길을 마주하게 된다. 가파르고 위험한 눈길 밧줄을 의지해 올라가는 구간을 지나니 선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산골짜기 찬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서 있는 소나무가 운치를 더하며 쉬어가라고 손짓했다. 인증사진을 부르는 풍경을 보고 그냥 지나친다면 예의가 아니라는 기분 좋은 혼잣말과 함께 풍경을 감상했다.

ⓒ시민기자 유예숙

먼 산 풍경은 경기도 포천시 쪽의 산으로 높은 쪽은 국망봉이요, 오른쪽에 홈 파인 두 조각의 모양 작은 산이 각흘산이라고 했다. 발아래는 차가 힘겹게 오르던 광덕 고갯길이고, 산등성이 너머 보이는 마을 풍경은 강원도라고 했다. 포천시 산 풍경은 골짜기와 산등성이가 선과 면의 모양을 이루며 보여주니 산수화라고 해야 할지 수묵화라고 해야 할지 잘 알 수 없지만 눈 호강을 부르는 풍경이다. 오래 간직하고픈 마음을 다양한 인증사진을 찍고 멋진 풍경을 뒤로하고 걸어 또 다른 이정표를 마주했다.

ⓒ시민기자 유예숙

마지막 이정표이기를 바라며 힘을 내어 오르막 내리막 눈길을 힘겹게 걸으며 다 왔나 싶으면 또 오르게 돼 실망하게 되는 순간 단풍나무 뒤로 보이는 바위가 놀라움을 선사했다. 퍼즐을 맞춘 듯한 바위로 마추픽추 풍경이 생각난다고 하고 또 누구는 바실리 칸딘스키의 작품이 생각난다고 했다. 바위 풍경이 주는 경이로움에 나오는 표현은 다 달랐다. 쌀쌀함을 체감하며 만나는 상고대 풍경에 정상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게 했다. 생각지 않은 뜻밖의 풍경으로 상고대와 눈발 날리는 풍경이 산행의 기쁨을 주며 더욱 행복하게 했다.

ⓒ시민기자 유예숙

어느 때 만나도 후회 안 할 산행 맛집 광덕산이 아닐까. 진귀한 바위를 찾아 감상하는 재미와 봄 진달래와, 가을 단풍, 겨울 설경으로 산객을 부르는 매력적인 광덕산 산행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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