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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 베트남 미소천사, 스스로를 당당히 세우다
2013-05-15 조회수 : 4192


얼굴을 마주하면 한결 같은 미소를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베트남에서 온 팜티탄씨. 양 볼에 볼우물이 쏘옥 패일만큼 환하게 웃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표정만큼이나 성격도 긍정적인 그녀는 결혼 이민자라는 낙인이 무색할 정도로 결혼 생활도, 그녀 자신의 사회생활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한국인에게도 힘든 가정과 사회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그녀. 달달한 베트남 커피를 내미는 팜티탄에게서 그 비결을 들어보았다.


그녀의 현재
 

“저는 베트남어 통번역사에요. 2012년부터 포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결혼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생활통역은 수월한데 번역은 문장력까지 요구되는지라 아직도 배우는 중입니다.

적성과 특기를 살린 이런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었던 건 다문화지원센터에서 언어교육을 해주시던 선생님의 추천이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센터에서 통번역사를 구한다고 해서 지원했고, 저의 부족한 점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다문화교육원을 통해 교육을 이수함으로써 보충이 가능했어요. 그 교육은 일정 기간 내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무 투입 전 일주일가량 집중 교육을 먼저 받아요. 업무에 돌입한 후에도 한 달에 일주일이나 1박2일씩 정기적인 교육을 받고 있어요. 저는 아직도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중인 거죠.”

통역서비스 중인 팜티탄


그녀의 과거

“남편이요? (웃음) 저보다 먼저 한국 사람과 결혼한 저의 절친 소개로 만났어요. 처음에는 화상채팅으로 얼굴보고 이야기도 하다가 서로에게 호감을 느껴 남편이 베트남으로 찾아왔고요. 그래서 결혼까지 하게 됐지요. 남편을 만나기 전에도 한국어는 6개월 정도 공부하고 있었어요. 한국에서 직장을 구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사회에서보다 가정에서 평생직장을 먼저 갖게 된 거죠. 갑자기 결혼한 결혼이민자보다는 한국어나 마음의 준비가 된 상태였던 점이 한국 생활 적응에 큰 도움이 됐어요.

다문화지원센터를 통해서 더 깊은 한국어 교육도 받고 공감프로젝트 같은 서비스를 통해 한국 문화 적응에 큰 도움을 받았어요. 예전에는 센터가 별로 없어서 찾아오기 힘들었는데, 요즘에는 지역별로 많이 생겨서 결혼 이민자들이 대부분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센터에 가입하고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어요.

다문화지원센터 내 팜티탄

정부 차원의 다문화가정 지원 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한국인들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해도 상당히 높아져서 참 좋아요. 그렇지만 아직도 소소하게 인종차별은 솔직히 좀, 당하고 있기는 하죠. 제가 한국에 온 초창기에 겪었던 얘기인데요. 옷을 사려고 의류매장에 갔는데 옷가게 주인이 저만 본채 만 채 했어요. 다른 한국 손님한테는 친절하면서…제가 이 옷이 얼마냐고 물어봐도 가격은 얘기 안 해주고 ‘그거 비싸~’ 이런 식으로 무시하더라고요. 그때 한국어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느꼈어요. 덜 무시 받기 위해서요.


그녀의 미래


제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일은 당연히 아이들 낳았을 때에요. 두 아이가 있는데 너무너무 행복해요. 아이들 덕분에 저희 부모님 마음도 알게 됐어요. 제가 4남매 중 둘째인데, 저희 키우시느라 부모님이 고생 무척 많이 하고 계세요. 제가 한국에 시집은 왔지만 아직까지 변변히 도와드린 게 없어서 마음에 걸려요. 결혼 5년 차지만 친정에는 2010년에 한번 가봤어요. 대신 아버지를 한국으로 초청했어요. 짧은 기간이나마 여기에서 일하고 계시죠. 어머니는 베트남에서 편의점을 하시구요. 오빠도 아직 미혼이고 동생 두 명도 공부 중이라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열심히 살아야 되요.

그래도 오는 7월에는 여동생이 한국으로 유학 올 예정이에요. 제 직장이 위치한 대진대학교로요. 많이 설레요. 동생 볼 생각에. 언니 노릇이요? 그럼요 이렇게 해야 하는 게 당연하잖아요. 가족이고 언니니까요. 부모님은 공경해야 하는 거구요. 그런 정서가 한국과 많이 닮았지요. 그래서 시부모님, 시누이, 시동생들과 가까운 곳에서 사는 게 낯설지 않아요. 오히려 사랑 많이 받아서 좋아요. 공부 계속하게 지원해주시는 분들이기도 하구요.

가끔 남편과 싸우면 베트남으로 가고 싶다가도 가족과 동료들 생각하면 고맙고 미안해서 함부로 못 가겠어요. 이 사람들 보고 싶어서 어떻게 떠나나 싶어지죠.(웃음)

팜티탄의 보물 1호 자녀들


걱정 한 가지는 자녀들 교육이에요. 아직까지는 아이들이 어려서 제 선에서 교육이 가능하지만 조금 더 크면 더 확장된 지식을 필요로 할 텐데 엄마가 부족 할까 봐서요. 정부나 기관 지원 프로그램이 많기는 하지만 매일 엄마로부터 습득할 수 있는 영역까지는 커버가 안 되잖아요. 그래도 아이들이 스스로를 잘 성장시키면 좋겠어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나 결혼이민자들이나, 적극적으로 지식을 쌓아서 한국 사회에 당당히 나가길 바래요.

인터뷰 내내 활짝 웃는 모습이 해바라기처럼 씩씩하고 환해보이는 팜티탄. 그녀를 꼭 닮은 건강한 다문화가정의 정착이 널리널리 확산되길 소망해본다.

편집위원 최명옥 (sea3ra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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