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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축산의 맛있는 현장 축산물 판매장
2017-02-24 조회수 : 5880


어릴 적에는 포천도 우시장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가물가물하다. 포천이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으로 자꾸 고생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축산의 고장이기 때문이다. 포천의 축산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높다. 수도권의 축산, 특히 닭은 포천의 공급량이 없다면 당장에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포천의 축산물을 신선하고 저렴하게 또 재미있게 만날 수 있는 곳이 가채리에 있는 도축장에서 직영하는 축산물 판매장이다. 한 번 가본다 하고는 들르지 못하던 것을 우연히 지인을 따라가 봤다.

도축장에서 직영하는 곳이니 당연히 고기는 신선할 것이다. 그리고 저렴할 것이다. 산지 직송의 이점이 바로 이런 것 아니겠는가? 함께 간 분이 목살이며 불고기며 사려고 값을 알아보는 사이에 나도 둘러보았는데 아무래도 일반 시장이나 마트보다는 저렴한 것 같았다. 물론 신선해 보이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도축장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만나기 힘든 부속 고기들도 지천이었다. 아는 동생 말이, 돼지 부속 고기들을 이곳에서 사면 거의 공짜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순댓국에 들어가는 고기들은 어쩌면 가장 부가가치가 좋은 식재료일지도 모르겠다.

또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정육점 앞마당에선 매일 돼지 부속 구이를 공짜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관계자인 것으로 보이는 아저씨 말이 구경하려면 돈을 내야 하지만 먹는 것은 공짜란다. 음……. 어쩔 수 없이 점심밥을 잔뜩 먹었지만, 껍데기 구이를 또 집어 먹었다. 나무로 불을 피우면서 두툼한 돌판에다 굽는 껍데기의 맛이란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고기가 가면 술과 밥도 가는 법인데, 옆에서 간단하게 사서 고기와 함께 먹으면 된다. 이날도 몇몇 사람들이 돼지껍데기나 지라, 허파 같은 부속 구이에 심취해 있었다. 일행 중에 운전해줄 사람이 있었다면 나도 앞자리에 둥지를 틀고 술 한 잔을 했을 거다.
 

과거 군 시절에 어두컴컴한 저녁 무렵 고참들과 둘러앉아 먹던 고기 생각이 났다. 익었는지 안 익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어두운 밤에 어찌나 그 고기가 맛나던지……. 이곳은 그런 운치도 함께 준다. 낯모르는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노릇노릇 익어 군침 흘리게 만드는 돼지고기를 젓가락 바쁘게 움직이며 집어 먹는 재미 말이다. 아마도 여름에는 더 많은 사람이 몰려들 것이다. 돌판 주위에 눈처럼 내린 소금들이며 고기 익는 지글거리는 소리와 냄새. 모든 것이 고기 마니아들의 성지라 불릴만한 위용을 자랑했다.

시민기자 이정식(jefflee20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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