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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의 로컬푸드를 돌아 보고 싶었다.
2021-10-12 조회수 : 2808
시민기자 이정식


예전 사회적 경제 교육의 일환으로 완주를 다녀온 적이 있다. 벌써 6~7년은 지난 이야기니까 최신 버전은 아니다. 완주는 우리 말고도 이런 비슷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많이 찾는 곳인데, 방문객들이 뿌리고 가는 돈도 장난이 아닌 지역이다.

우리가 완주를 간 이유는 로컬푸드 마켓의 성공적인 운영 상황을 보기 위해서였다. 말로만 듣던 로컬푸드 마켓을 처음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고, 성공의 열쇠가 의외로 간단하지만 지키기 어려운 명제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젠 완주뿐 아니라 여기저기 로컬푸드 마켓이 많이 생겼다. 운영하는 방식이나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그 뿌리는 하나다. 지역의 생산물을 가까운 거리만 이동하여 CO2를 덜 배출하면서 신선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하자는 것이다. 생산자인 농민도 매출이 발생하여 좋고, 신선하고 믿을만한 농・특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인 구입하니 소비자도 좋은 것이다.

우리 포천에도 몇 군데 로컬푸드 마켓이 있다. 과연 우리 포천의 상황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다는 생각도 나서 매장을 둘러보았다. 어쩌다 한 번 갔다 해서 우리의 로컬푸드 마켓 운영 상황을 모두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느낌은 받고 싶었다. 그래서 대망에 로컬푸드 마켓 탐방 길에 나섰다.

먼저 신북면에 있는 농협에서 운영하는 로컬푸드 마켓이다. ‘하나로마트’라는 걸출한 유통라인을 가진 농협답게 로컬푸드 마켓 역시 안정적이고, 편리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생각보다 물품의 종류나 가짓수도 많았고, 가격도 무척 합리적이라는 생각이다. 농민의 얼굴이 인쇄된 생산자 카드를 보니 왠지 더 믿음이 가더라는...

같은 아이템을 여러 농민이 내어 놓는 경우는 가격이 조금 의아했다. 사과를 내어 놓은 농민은 여럿이지만 가격이 다 다르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아마 이런 부분 농협에서 교육도 하고, 향후 표준화나 등급화 등을 통해 극복해 나갈 것이다.

이 매장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손두부였다. 포천에는 파주골 손두부같이 이름있는 두부 집들이 많다. 그런 곳에서 먹던 부드러운 손두부를 편리하게 사 먹을 수 있다니 참 행복한 일이다. 실제 집에 와서 데워 먹으니 딱 식당에서 먹던 그 맛이 났다.

다음은 소흘읍 사무소 앞에 있는 로컬푸드 마켓이다. 이곳은 가장 나중에 생긴 곳으로 특이하게 식당을 겸하고 있다. 밖에서 보면 마켓의 이미지보다 식당의 이미지가 더 강한 곳이다. 하지만 여기도 로컬푸드 마켓이다. 이곳은 농협의 로컬푸드 마켓보다 1차 가공 공산품이 더 많이 보였다. 한 번 가공했다는 것은 소농업인이 아니라 나름의 규모를 갖춘 사업가들이 만들었다는 의미다. 당연히 부가가치가 더 높다. 시중에서 볼 수 없는 물건들이 많아 처음 가는 사람들은 아마 신기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고 보면 포천에 참 많은 사업체들이 있다.

식당을 함께 하고 있어서인지 중간에는 쉴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야외 매대도 있다. 전체적으로 좀 더 친근한 분위기라고 하겠다. 뭐랄까 마치 5일 장을 로컬푸드 마켓으로 옮겨 놓은 것 같다고 할까?

이들 말고도 우리 지역에는 로컬푸드 마켓이 더 있다. 꼭 뭘 사기 위해서라기보다 한 번 둘러보러 가 볼 것을 권한다. 뭘 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가도 나올 땐 손에 주렁주렁 들고 나올 것이다. 굳이 뭘 산다는 생각을 미리 할 필요는 없다. 우리 지역의 농민들이 생산한 물건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둘러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그리고 로컬푸드 마켓은 일정 부분 보조금이 들어가는 곳이다. 즉, 우리의 세금이 운영비로 들어간다는 뜻이다. 포천 시민들은 누구나 주인의식을 가지고 이곳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의 매장이 아니라 내가 운영하는 매장이라는 생각으로 가보라는 것이다. 분명 다른 시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기자 이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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