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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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변영숙
ⓒ시민기자 변영숙
산정호수 가는 길에 맛있는 손두부 전문점이 있다고 해서 다녀왔다. 바로 산정호수로에 위치한 “산비탈손두부’ 식당이다. ‘산비탈손두부’는 이미 수요미식회, 생생정보 등 TV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고, SNS상에서도 포천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산비탈손두부’가 처음 영업을 시작한 것은 36년 전. 사람으로 치면 중년을 넘긴 나이다. 인근 몽베르CC 이용객들과 산정호수, 평강랜드, 명성산 등 인근 명소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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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비탈손두부’는 1층에서 신발을 벗고 계단을 올라가는 특이한 구조다. 계단참에는 이곳을 방문한 유명인들의 사인 액자가 빼곡하게 걸려 있다. 정보석 등 아는 이름도 간간이 눈에 띈다. 맛집이라는 말이 빈말은 아닌 듯하다. 올라가 보니 실내가 넓고 깔끔하다.
[눈꽃 닮은 손두부전골 -눈도 호강, 입도 호강]
ⓒ시민기자 변영숙
메뉴는 두부버섯전골과 두부 정식, 청국장 그리고 도토리묵과 메밀 전병이 대표적이다. 이 집의 얼굴 격인 버섯두부전골과 메밀 전병을 주문한다. 오래 기다릴 필요 없이 주문한 두부버섯전골이 날라져 온다. 얼핏 보면 전골냄비가 ‘꽃’처럼 보인다.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후기에 ‘눈꽃’, ‘꽃’이라고 표현해 놓은 것이 과장이 아니었다.
ⓒ시민기자 변영숙
적당한 크기와 두께로 썰어 넓게 펼쳐 놓은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새송이버섯, 표고버섯은 꽃잎이요, 들깨 뿌려 장식한 붉은빛 소고기는 영락없는 꽃술이다. 모양이 흐트러지는 것이 아까울 정도. 맛 이전에 눈 호강을 먼저 하는 셈이다.
밑에 가라앉은 양념이 잘 섞이도록 몇 번 저어준 뒤 맛이 우러날 때까지 기다린다. 그 사이 나물 반찬에 눈을 돌린다. 오랜만에 산지 나물을 보니 젓가락을 쥔 손이 바쁘다.
ⓒ시민기자 변영숙
고사리나물, 시래기나물, 시금치, 무말랭이, 깻잎장아찌 등 집 반찬들이 식욕을 자극한다. 하나하나 맛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너무 까매서 미역인 줄 알았던 나물은 시래기나물. 담백하다. 평소 먹던 나물 맛과 달라 살짝 당혹스럽지만 먹다 보면 깔끔한 맛에 저며든다. 적당히 말려 무쳐낸 무말랭이가 보들보들 맛깔나다.
전골이 끊기 시작하자 양념 우러난 매콤하고 칼칼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네 가지 버섯과 소고기가 우러난 국물 맛은 깊고 부드러우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시원하면서도 칼칼하다. 부풀어 올라 한껏 부들부들해진 두부는 씹을 필요도 없이 술술 넘어간다. 추위에 잔뜩 오그라들었던 팔 다리며 뱃속의 기관들도 모두 무장해제되고 몸도 노곤노곤 해진다. 세 명이서 공깃밥에 아끼지 않고 전골을 떠먹었는데도 2인용 전골이 남는다.
ⓒ시민기자 변영숙
접시 가득 담겨 나온 메밀전병 속에는 고기소와 김칫소가 꽉꽉 들어차 있다 메밀전은 쫄깃쫄깃하면서 고소하다. 소와 피가 겉돌지 않아서 좋다.
[두부에 저며든 인생]
ⓒ시민기자 변영숙
산비탈 식당이 처음 문을 연 것은 1986년도이다. 서울살이를 하다 고향인 포천으로 돌아와 두부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47살 때. 30년 넘게 한눈 팔지 않고 두부를 만들다 보니 어느새 80이 넘으셨단다. 친정에서는 늘 두부를 만들어 먹었던지라 두부 만드는 법을 일부러 배울 필요도 없었다고.
아직도 식당에 나와 일일이 손님을 챙기는 사장님은 “찾아와 줘서 고맙다"라며 몇 번이나 다음에 꼭 다시 오라고 당부하신다. 그 말씀이 참으로 송구하다. 우리는 한결같이 맛있는 두부를 만들어 주시는 사장님이 더 감사한데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