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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H 클럽 활동과 지역공동체
2023-09-11 조회수 : 682

시민기자 최순자

 

4-H는 1902년 미국에서 조직된 청소년 단체이다. 설립 목적은 농촌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네 개의 H를 이념으로 내세웠다. 그 네 개는 두뇌(Head) · 마음(Heart) · 손(Hand) · 건강(Health)이다.

한국에서는 1947년 도입했다. 두뇌, 마음, 손, 건강을 지(智), 덕(德), 노(勞), 체(體)로 번역 사용했다. 어디선가 돌에 새겨진 네 잎 클로버 잎에 ‘지, 덕, 노, 체’ 글자를 본 적이 있지 않은지?

지금은 한탄강댐 수몰 지역이 된 관인 교동에도 1960년대 4-H 회원들이 네 글자를 새겨 세운 비가 있다. 관인 신교동마을 ‘매일중기’ 이득용 대표가 그 사실을 증언해 줬다. 이 대표는 4-H 활동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지금도 댐 수몰 지역에 4-H 간판이 그대로 서 있다. 당시 모임 인원이 남녀 합하여 20명 정도였다. 서로 합심하여 화전을 일궈 콩, 옥수수 등을 수확하여 자금을 마련하여 운영하였다. 또 시간만 나면 마을 단위로 축구, 배구 시합하던 생각이 난다. 삼복더위 때는 강이나 개울로 천렵을 나갔던 추억도 있다.”


ⓒ시민기자 최순자


같은 마을 ‘교동사과농장’ 김기영 대표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교동 4-H 구락부에서 활동했다. 지역에서 제일 으뜸인 구락부였다. 경진대회에서 수상을 많이 했고, 연말이면 어려운 불우이웃에 성금도 전달했다. 또 마을 꽃길도 조성했다.”라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이어서 바다로 여행 간 추억을 전했다. “1977년도 가을이었다. 마을 청년들이 바다 구경을 못 해본 사람도 있어 동해로 여행을 계획했다. 처음 타보는 고속버스와 해수욕장 모두 설렘으로 가득했다. 3박 4일에 1인당 1만 오백 원을 냈다. 회비가 남아 들른 동마장시외버스터미널 중국집에서 자장면 곱빼기와 보통을 더 먹은 회원이 있었다.”


ⓒ시민기자 최순자


나도 1960년대 후반 농촌에서 살면서 초등학교 입학 전, 마을 4-H에서 운영하던 농번기 탁아소를 다녔다. 농번기 탁아소란 농사일이 바빠 부모들이 아이들을 돌보기 어려울 때, 4-H 회원들이 어린아이들을 맡아 돌봐줬다. 당시 마을 앞 논 가운데에 시멘트로 세워진 마을 회관이 있었다. 그곳이 농번기에는 탁아소로 변신했다.

이렇듯 4-H 클럽은 젊은이들이 마을에서 나름의 중추적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스스로 일을 해서 운영 기금을 마련하고, 마을 꽃길을 조성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고, 마을 아이들도 돌봤다. 회원 간 친목을 위한 운동, 천렵, 여행도 갔다. 활동에서 의미와 보람, 삶의 여유를 엿볼 수 있다.


ⓒ시민기자 최순자


지금은 지역에서 젊은이들의 이런 공동체를 만나기 어렵다. 우선 젊은이가 없다. 그렇다면, 이제는 젊은이로 구성된 4-H 클럽이 아니라 중년, 노년으로 구성된 유사 모임으로 가야 할 듯하다. 지역에 친목 모임은 있을 것이다. 이들 지역공동체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시사점을 4-H 클럽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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